성남이혼전문변호사 김민석 국무총리는 20일 정부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의 국제투자분쟁(ISDS) 판정 취소 소송에서 승소한 것과 관련 “정치적으로 시비할 일이 아니다”라며 “언제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을 만나면 취소신청 잘하셨다고 말씀드릴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어떤 한 사람의 이야기를 이유 삼아 한쪽을 다 매도할 필요도 없고, 의례적 검찰 항소처럼 취소 신청한 것 외에 뭐가 있냐 폄하할 필요도 없다”며 이같이 적었다.
김 총리는 “처음부터 이번 일은 대통령도 장관도 없던 정치적 혼란기에 흔들리지 않고 소임을 다 하신 분들의 공로라고 생각했고, 그것을 강조했다”며 “국가의 모든 힘을 모아 국력을 키우고 국운을 살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2023년 9월 법무부 장관 재임 당시 ISDS 판정 취소 신청을 결정한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는 정부가 지난 28일 승소 사실을 알린 뒤 “민주당은 론스타 취소 소송에 대해 ‘한동훈의 근거 없는 자신감’이라고 비아냥댔다”며 “민주당은 황당한 자화자찬 대신 반성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총리는 이번 승소를 끌어낸 법무부 관계자들에 대한 보상 필요성도 언급했다.
김 총리는 “론스타 승소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사들에게 감사 전화를 했다”며 “정홍식 법무부 국장을 비롯해 조아라 법무부 과장, 김준희 변호사, 김갑유 변호사, 김준우 변호사, 전요섭 금융위 국장. 하나같이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겸양의 말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이 외에도 많은 사람이 애를 썼고, 실제로는 이들이 진짜 공로자”라면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치맥 파티라도 하라고 말했고, 이 대통령이 (순방에서) 돌아오면 이분들을 치하할 것”이라고 썼다.
김 총리는 또 전남 신안군 해상에서 좌초된 여객선에 탑승했던 267명이 전원 구조된 사건에 대해선 “어젯밤 첫 보고를 받은 이후 계속 현장 상황을 체크하며 여차하면 뛰어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며 “총리가 된 이후 이재명 대통령이 준 첫째 지침은 무엇보다 안전을 가장 먼저 챙기라는 것이었다”고 했다.
한국무역협회가 베트남 하노이와 브라질 상파울루에 사무소를 신설했다. 지난달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사무소 개소에 이어 이달 두 사무소도 문을 열며 아프리카·중남미·아세안을 연결하는 전략적 해외 거점을 마련했다.
윤진식 무역협회 회장은 20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롯데호텔에서 열린 하노이 사무소 개소식에서 “한국과 베트남은 서로의 3대 교역국이자 연간 교역 규모가 868억달러(약 127조원)에 달하는 핵심 파트너”라며 “특히 하노이를 비롯한 베트남 북부 지역은 소재·부품·에너지·물류 산업의 중심지로 우리 기업의 전략적 투자가 빠르게 확대되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윤 회장은 이어 “이번 하노이 사무소 개소가 양국 정부가 구축해온 포괄적 산업협력 체계를 바탕으로 기업 현장의 다양한 수요를 실질적 협력으로 연결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라고 덧붙였다.
하노이 사무소는 호치민 지부에 이은 무역협회의 2번째 베트남 거점이다. 하노이는 행정 기능이 집중된 수도인 만큼, 한국 기업의 애로사항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해소하는 핵심 창구 기능을 수행할 것으로 무역협회는 기대하고 있다.
개소식에는 부 바 푸 베트남무역진흥청(VIETRADE) 청장, 응우옌 광 빈 베트남상공회의소 부회장, 응우옌 공 헌 하이퐁시인민위원회 국장 등 관계기관·기업 관계자 9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 18일에는 상파울루 개소식도 진행했다. 상파울루 사무소는 중남미 최대 경제권인 브라질을 중심으로 중남미 전역을 아우르며, 한국 기업의 시장 접근성 강화와 신규 비즈니스 기회 발굴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임무를 수행할 계획이다.
무역협회 측은 “앞으로도 글로벌 네트워크를 폭넓게 활용해 급변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우리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 기반을 확보하고, 새로운 시장에서 기회를 선제적으로 포착할 수 있도록 맞춤형 현지 지원을 지속해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달의 거친 표면을 본뜬 무대는 거대한 암석 같다. 그 속엔 조종 패널과 장비가 묻혀 있어 어떤 임무의 현장임을 짐작하게 한다. 무대 위를 홀로 지키는 사람의 별명은 ‘인류 역사상 가장 외로운 남자’. 달까지 가고도 발자국을 남기지 못한 우주 비행사 마이클 콜린스(1930~2021)이다. 창작 뮤지컬 <비하인드 더 문>은 아폴로 11호에서 인류 최초의 달 착륙이 이뤄진 순간, 달 표면에 서지 못했던 ‘숨겨진 영웅’의 삶을 무대로 옮긴다.
“지구보다 멀리 있는 것들을 사랑하게 되었어요. … 태양처럼 뽐내지도 않고 별처럼 반짝이다 사라지지도 않고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는 달이 그저 좋았어요.” 작품은 임종을 앞둔 콜린스가 과거를 회상하며 어린 시절부터 품어온 달에 대한 꿈을 노래하는 데서 시작된다. 흔히 아폴로 11호 하면 인류 최초로 달에 발자국을 남긴 닐 암스트롱, 그리고 ‘2인자’ 버즈 올드린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한 사람 더 있었다. 콜린스는 달 궤도에서 사령선 ‘콜롬비아’를 조종하며 지구로의 무사 귀환을 책임졌지만, 달에 착륙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기억에서 멀어졌다. 이 흥미로운 소재에서 인생의 의미를 길어올리는 이야기에 여러 배역을 넘나드는 배우의 노래와 연기가 더해져 독특한 매력의 작품이 탄생했다.
5년여의 창작 개발 과정을 거친 이 작품은 개막 전부터 1인극 뮤지컬이라는 드문 형식으로 관심을 모았다. 김한솔 작가는 지난 18일 프레스콜에서 “달 탐사 50주년 행사를 소개하는 기사에서 ‘세 번째 우주인’ 마이클 콜린스를 처음 알게 됐고, 혼자 달을 밟지 못한 그의 이야기를 뮤지컬로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등장 인물이 5명이었다고 한다. 김 작가는 “막상 초고를 쓰고 보니 콜린스가 잘 안 보여서 현실에서도 보이지 않았던 그를 극 안에서는 오롯이 주인공으로 만들고 싶었다”며 “그의 여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1인극에 도전했다”고 설명했다.
임무 완수를 위해 콜린스는 영광도 환희도 없는 달의 뒤편으로 향한다. “지금쯤 닐이 출입문을 열고 천천히 사다리 타고 내려가고 있겠지. 전 인류의 5분의 1이 텔레비전 앞에서 떨리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을 거고….” 암스트롱이 발을 내딛던 당시 콜린스는 지구와의 연락도 끊긴 완벽한 고립 속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고 전한다. 이 장면에서 무대를 비우고, 라이브스트리밍 영상으로 그의 고독을 보여주는 연출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울려퍼지는 넘버 ‘비하인드 더 문’.
“내 발자국이 달 위에 남겨지지 않아도 괜찮아. 달의 가장 어두운 뒷모습을 내가 기억할테니. 모두가 기억하지 않는 우주인이 된다 해도 상관없어. 밤바다에 홀로 떠 있는 이 작은 배 위에서 바라본 이 캄캄한 아름다움을 간직할테니.”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의 아름다움’을 마음에 새기며 담담히 일상을 이어가는 콜린스의 모습이 한 해의 끝자락에서 잔잔한 위로를 건넨다. 배우 유준상·정문성·고훈정·고상호가 저마다의 마이클 콜린스를 선보인다. 무대 전면을 활용한 LED 영상과 섬세한 조명은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받쳐 주며, 4인조 라이브 밴드의 음악은 극의 정서를 깊게 채운다. 초연에서 아쉬운 부분을 보완하면 “80세까지 하고 싶은 작품”(유준상)이라는 바람만큼 사랑받는 작품이 될 것 같다. 충무아트센터에서 2026년 2월8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