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플리카샵 20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1회 한국문신산업박람회에서 화려한 타투 사진을 한 관람객이 둘러보고 있다. 지난 9월 문신과 반영구 화장을 모두 문신행위로 정의하고, 의사가 아닌 문신사도 시술할 수 있게 하는 ‘문신사법’ 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연합뉴스>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영토 포기와 군 규모 축소를 포함한 새 종전안을 러시아와 마련해 밀어붙이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국내 부패 스캔들로 입지가 좁아진 상황에서 어려운 선택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28개 항목으로 구성된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협정 초안을 이번주 우크라이나에 전달했다.
초안에는 우크라이나가 동부 돈바스 지역 전체를 양도하고 군대 규모를 절반으로 줄인다는 내용이 담겼다. 숙원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을 향후 수년간 포기하고, 주요 무기 체계와 미국의 군사 지원을 축소한다는 내용도 적혔다. 미국은 대신 유럽과 우크라이나에 안전 보장을 제공한다.
소식통들은 FT에 해당 초안이 우크라이나에 대폭 양보를 요구하는 내용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러시아는 돈바스 지역 내 루한스크주 대부분과 도네츠크주 4분의 3을 점령한 상태인데, 초안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가 남은 땅까지 내줘야 한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어를 공식 언어로 인정하고, 러시아 정교회 우크라이나 지부에 공식 지위를 부여해야 한다는 내용도 초안에 담겼다.
미국 관리들은 해당 초안에 대해 트럼프 정부가 지난 9월 발표한 ‘가자지구 평화구상’과 같은 접근법을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수 항목으로 구성된 제안을 먼저 작성한 뒤 전쟁 당사국에 수용을 압박하는 방식이 유사하다는 것이다.
초안 작성은 스티브 위트코프 미 대통령 중동 특사와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대통령 경제 특사가 주도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도 초안을 함께 협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NBC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도 초안을 승인했다.
당사자인 우크라이나가 초안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FT는 초안에 따르면 “향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에 취약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를 수락할 경우 우크라이나가 주권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관계자 발언을 전했다. 한 우크라이나 관리는 이번 종전안 마련 과정에 우크라이나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에 전했다.
반면 액시오스는 젤렌스키 대통령 측근인 루스템 우메로프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가 협상 권한을 위임받은 채 최근 위트코프 특사와 회동했으며, 초안에 우크라이나 측 의견이 다수 반영됐다고 전했다.
이번 종전안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최근 측근이 포함된 고위층의 대규모 에너지 부패 스캔들로 입지가 약화된 상황에서 외부에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러시아가 대규모 부패 스캔들의 여파를 활용해 극단적 요구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장 공방은 계속되고 있다.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이어진 러시아의 폭격으로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어린이 포함 최소 25명이 숨지고 73명이 다쳤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은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미국에서 제공받은 지대지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러시아를 공격했다.
오스트리아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가 말년에 그린 초상화(사진)가 현대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에 팔렸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소더비 경매에서 클림트의 ‘엘리자베스 레더러의 초상’이 2억3640만달러(약 3460억원)에 낙찰됐다. 현대미술품으로는 최고 낙찰가다. 클림트 작품 중에서도 2023년 1억800만달러(약 1580억원)에 팔린 ‘부채를 든 여인’을 뛰어넘어 신기록을 세웠다.
미술품 경매 역사상으로는 두 번째로 비싼 그림이 됐다. 역대 최고가 작품은 2017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4억5030만달러(약 6600억원)에 낙찰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 ‘살바토르 문디’다.
이날 경매에선 6명의 입찰자가 뛰어들어 20분간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당초 예상가 1억5000만달러(약 2190억원)를 훌쩍 넘는 가격에 낙찰되자 현장에선 탄성과 박수갈채가 이어졌다고 NYT는 전했다. 소더비는 낙찰자의 신원은 밝히지 않았다.
‘엘리자베스 레더러의 초상’은 클림트가 1914~1916년 후원자 요제프 레더러의 20세 딸을 그린 높이 약 1.8m 크기의 작품이다. 뺨이 발그레한 여성이 중국식 용무늬가 그려진 가운을 입고 서 있는 모습이 담겼다. 클림트 작품 중 전신 초상화는 이 작품을 포함해 2점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작품은 자신의 이름을 따 화장품 회사를 세운 에스티 로더의 아들 레너드 로더의 뉴욕 자택에 약 40년간 걸려 있었다. 레너드는 뉴욕 휘트니미술관 이사회 의장을 지내는 등 수준 높은 컬렉션을 구축해온 미술계 큰손 후원자 중 하나로 꼽힌다. 그가 지난 6월 세상을 떠나면서 이 작품을 비롯해 평생 그가 수집해온 예술품이 대거 경매에 나왔다.
이날 경매에선 이탈리아 설치미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황금 변기 ‘아메리카’도 출품돼 주목받았다. 이 작품은 2019년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생가에서 도난당해 유명해진 황금 변기의 자매품이다.
18캐럿 금 220파운드(약 100㎏)로 제작된 ‘아메리카’는 단 한 차례 입찰 끝에 1210만달러(약 177억원)에 낙찰됐다.
이번주 이어지는 경매에 앙리 마티스, 제프 쿤스 등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이 출품되면서 소더비는 10억달러(약 1조4600억원) 넘는 수익을 내길 기대하고 있다.
이번 경매가 침체한 미술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계기가 될지도 관심사다. 지난해 전 세계 미술품과 골동품 판매가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으며, 여러 갤러리가 문을 닫거나 이전하는 등 미술시장이 어려운 시기를 겪어왔다고 CNN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