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음주운전변호사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성호 법무부 장관,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정부·여당의 주요 인사들이 최근 한국이 승소한 론스타 국제투자분쟁(ISDS) 취소 소송과 관련해 20일 한목소리로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잘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대표를 지냈지만 현재 야당 내에서 비주류로 분류되는 만큼 당정을 겨냥한 한동훈 전 대표의 공세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지난 18일 한국의 승소 소식을 긴급 브리핑한 김 총리와 정 장관은 이틀 뒤인 이날 각각 페이스북에 2022년 법무부 장관 시절 한 전 대표의 취소 소송 신청 결정을 높게 평가했다. 김 총리는 “언제 한 전 장관을 만나면 취소신청 잘하셨다고 말씀드릴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도 “당시 한동훈 법무장관은 (승소) 가능성을 믿고 취소 신청하기로 결정했다”며 “잘하신 일이다. 소신 있는 결정으로 평가받을 결단이었다”라고 했다.
여당인 민주당 내 원조 친이재명계인 김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이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그 이후 (소송을) 이어받은 이재명 정부의 법무부 직원들도 잘했고 법무부 위탁을 받은 소송대리인들도 정말 잘했다”고 말했다.
당정은 승소 발표 이후 국익 차원의 정부 성과라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가 2022년 취소 소송 신청 당시 이를 비판한 민주당 태도를 환기하며 대여 공세를 하자 민주당은 불편한 기색을 내비쳐왔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전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그냥 우리 정부가 잘했다고 하면 될 것을 꼭 이렇게 할 필요 있냐”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서 한 전 대표에 대한 칭찬은 전날 CBS 라디오에서 “법무부 장관으로서 판단 잘한 것”이라고 말한 박지원 의원 정도였다.
이후 김 총리와 정 장관까지 한 전 대표 칭찬에 나선 데에는 불필요한 정쟁화에 거리를 두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김 총리와 정 장관이 각각 페이스북에 “이런 일이야말로 정치적으로 시비할 일이 아니다. 어떤 한 사람의 이야기를 이유 삼아 한쪽을 다 매도할 필요도 없다”, “국가적 경사인데 승소 후 숟가락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고 적었다.
김 의원은 ‘한 전 대표는 이재명 정부에서 한 게 없다고 주장한다’는 진행자 질문에 “그건 한 전 대표의 주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공직자는 정권이 아니라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민을 바라보고 움직일 때 가장 큰 성과를 만들어낸다”며 “국민은 이 승리를 치적 경쟁이 아니라 국민에 충성한 공직사회가 국익을 지킨 상징으로 기록하고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관 시절 한 전 대표가 이길 확률이 낮을 것이라는 야당과 시민단체 등의 비판에도 취소 소송을 신청해 승소 물꼬를 튼 사실을 부인할 수 없는 점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전 대표가 극단적 보수 성향의 지도부가 들어선 국민의힘에서 비주류로 전락한 만큼 한 전 대표와의 공방에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박지원 의원은 전날 라디오에서 한 전 대표를 칭찬하면서도 “(내년 선거에) 나올 것 같다고 얘기하는데 간만 봐서 간동훈”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이번에도 한화가 ‘큰손’이다. 한화가 강백호(26)를 품에 안았다.
한화는 20일 자유계약선수(FA) 강백호와 4년간 계약금 50억원, 연봉 30억원, 옵션 20억원 등 최대 100억원에 계약했다. 올해 FA 시장이 열린 뒤 처음으로 ‘100억’이 찍혔다.
계약은 속전속결로 이틀 만에 진행됐다. 한화 구단 측은 지난 19일 2차 드래프트가 끝난 뒤 강백호와 접촉해 영입 의사를 전했다. FA 협상을 에이전트 없이 직접 진행해온 강백호는 이날 오후 대전 구단 사무실에 방문해 최종 조율한 뒤 계약을 마쳤다.
강백호를 향한 시장의 흐름은 상당히 정체돼 있었다. 2018년 KT에 입단한 강백호는 데뷔 첫해 138경기 타율 0.290 29홈런 84타점 등으로 활약하며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이후 리그 최고 타자 중 한 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2022년부터 잦은 부상 여파로 부진을 거듭했다. 수비에서는 ‘애매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외야와 1루를 오간 뒤 최근 포수 마스크도 썼지만 올해는 거의 지명타자로만 나섰다.
무엇보다 강백호가 FA 시장 개장 이후에도 미국 진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었다. 21일에는 미국으로 출국해 직접 현지 스카우트 대상으로 쇼케이스를 펼칠 예정이었다. 국내 구단과의 협상은 그 뒤로 미루는 분위기였다. 일부 구단은 강백호가 미국에서 돌아온 뒤 본격 협상을 하겠다는 계획도 세워두고 있었다.
원소속구단 KT는 강백호 잔류를 1순위로 놓고 애썼고 타 구단 역시 분위기를 살피던 중 후발주자 한화가 판을 낚아챘다. KT와 지난 18일 협상을 한 강백호는 19일 한화의 연락을 받고 협상했다. 단단히 준비해뒀던 KT도 한화 못지않은 금액을 제시했으나 강백호는 결과적으로 ‘세 자릿수’를 내놓은 한화를 택했다.
올 시즌 19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준우승한 한화는 타선 뎁스 강화를 절실한 목표로 삼았다. 올해 정규시즌 팀 평균자책 1위(3.55)로 높은 마운드를 자랑했지만 타격에서는 홈런 6위(116홈런), 타율 4위(0.266) 등에 머물렀다. 다음 시즌 정상을 다시 노리는 한화에는 강백호가 고민 해결의 적임자였다.
지난해 FA 시장이 열리자마자 내야수 심우준을 4년 50억원, 투수 엄상백을 4년 78억원에 영입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인 한화는 올해도 거액을 제시해 강백호의 마음을 샀다. 전날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안치홍, 이태양 등 4명을 내보내 샐러리캡에 여유가 생겼고 양도금으로만 11억원을 챙긴 덕도 있었다.
손혁 한화 단장은 “강백호의 해외 진출 의지를 알고 있었지만 우리 구단에 꼭 필요한 선수였던 만큼 노력은 해보자는 의미에서 만남을 가졌다”며 “강백호는 리그에 희소성을 가진 좌타 거포로 우타 거포인 노시환과 타점 생산 능력이 뛰어난 채은성, 타격 능력이 성장 중인 문현빈까지 함께 타선을 꾸린다면 위압감 있는 타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영입했다”고 밝혔다.
계약 후 강백호는 “국내에 남는다면 원소속구단을 우선적으로 생각했지만 한화라는 좋은 팀에서 나를 원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며 “올해 한화가 좋은 성적을 냈는데 내년부터 나도 힘을 보태 더 훌륭한 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