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형사전문변호사 경기도 비서실 등이 ‘성희롱’으로 기소된 양우식 경기도의회 운영위원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 이틀째 불출석한 가운데 각계에서 “양 위원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연 선임부대변인은 20일 “국민의힘은 공당으로서 혐오·차별을 조장하고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며 “양우식 경기도의원은 도의회 직원에게 입에 담기도 거북한 성희롱 발언을 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상태다. 그런데도 양 의원은 위원장직을 유지한 채 행정사무감사 주재를 강행하려 했고, 도 집행부와 노동조합은 이에 맞서 기소된 위원장이 감사를 주재하는 것은 도민 신뢰 파괴라며 출석을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 내부에서 일어난 사태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가해자는 보호하고 피해는 축소하고 인권은 부차적 문제로 취급하는 문화, 이것이 바로 현재 국민의힘의 실체라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공당으로서 혐오·차별을 조장하고 성희롱 사건으로 피해자와 국민을 기만한 것에 대한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 경기도본부도 입장문을 통해 “그릇된 ‘성인지 감수성’과 ‘위계특권의식’에 사로잡힌 정치인이 ‘도민의 민의를 대변하는 기관’이며 동시에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일하는 일터’인 경기도의회의 핵심 요직에 앉아 있다”며 “아직도 성희롱 범죄자 양우식 의원이 경기도의회 운영위원장이라는 사실에 분노하며 즉각 사퇴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다만 대부분의 민주당 소속 도의원들은 파행 이틀째인 이날까지도 양 의원의 거취에 대해선 ‘침묵’하고 있다.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민주당 도의원은 유호준 경기도의원이 유일하다. 유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파행 책임은 성희롱 가해자 양우식 의원에게 있다”며 “경기도 공직자들의 선택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일부 의원들은 양 의원의 거취에 대한 입장 대신 되레 경기도 공무원들이 불출석한 상황만 지적하기도 했다. 이번 사태의 본질이 양 의원의 ‘성희롱’에서 촉발됐다는 점을 희석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민주당 소속인 김진경 경기도의회 의장은 전날 입장문에서 “특정 위원의 발언이나 의사진행에 이견이 있다면 의회 내부의 절차와 논의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 피감기관이 스스로 행정사무감사 수용 여부를 판단하고, 출석을 압박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권한을 넘어선 정치적 행위”라며 김동연 경기지사의 사과를 요구했다.
민주당 소속 장한별 의회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은 “도민의 대의기관인 도의회 무시하고, 행정사무감사 자체를 무력화시켰다. 조혜진 경기도 비서실장이 스스로 사퇴해 그 책임을 지는 방법뿐”이라고 했다.
이에 경기도의 직원 전용 익명 커뮤니티인 와글와글에는 “운영위 위원님들이 성희롱 위원장을 왜 두둔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 “이 사건이 정치적 사건이냐. 직원의 인격에 관한 것”이라는 비판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경기도의회 의회운영위원회의 경기지사 비서실, 경기지사·경제부지사 보좌기관, 경기도교육감 비서실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는 경기도 공무원들의 출석 거부로 지난 19일부터 이날까지 이틀째 파행했다.
경기도의회 운영위원회 행정사무감사 대상 경기도 공직자 일동은 출석 거부 이후 입장문을 내고 “양우식 의원이 진행하거나 참석하는 행감 출석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검찰기소가 이루어진 상황에서 도덕성이 요구되는 운영위원장을 내려놓고 재판에 임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복잡성의 고리를 끊어라
지용구 지음 | 미래의창 | 224쪽 | 1만8000원
끝없는 회의, 늘어나는 보고 라인, 방향성을 잃은 다각화 전략. 많은 기업이 이를 ‘성장통’이라 부르지만 실상은 조직을 서서히 무너뜨리는 복잡성의 함정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0년간 삼성, 현대차, LG 등 국내외 주요 기업의 조직 효율성과 전략 문제를 진단해 온 연세대 지용구 교수는 신간 ‘복잡성의 고리를 끊어라’에서 복잡성이 조직을 파멸로 이끄는 다섯 단계—골디락스, 세이렌, 토네이도, 쓰나미, 파멸—을 진단하고 전략·조직·제품·프로세스 4대 영역의 ‘탈복잡화’ 전략을 제시한다.
나이키의 부진과 현대차의 반등, 넷플릭스의 성장과 카카오의 흔들림 역시 “복잡성 차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복잡성 파멸의 고리(Complexity Doom Loop)’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이를 골디락스 → 세이렌 → 토네이도 → 쓰나미 → 파멸 등 다섯 단계로 나눈다.
예컨대 쓰나미 단계에서는 위기가 전사적으로 확산한다. 나이키는 제품군 확장 후 주가가 폭락하고 시가총액 275억 달러가 증발했다. 대우그룹은 무분별한 확장 끝에 해체 수순을 밟았다. 회복불가능한 파멸을 겪은 기업은 엔론, 리먼브라더스, 노키아다. 애플, 현대차 등 복잡성에 빠진 기업들이 효율적 혁신 조직으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도 다룬다.
지용구 교수는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IMF 외환위기 시기 국비 장학생으로 선발돼 미국 퍼듀대학교에서 산업공학과 박사과정에 진학했다.
세계적 권위자인 가브리엘 살벤디 교수의 지도 아래 인간 중심 설계와 시스템 복잡성의 상관성을 탐구했으며 이후 삼성SDS와 숭실대학교를 거쳐 연세대학교에서 23년 넘게 교육과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주요 기업과의 산학협력 및 국가 연구과제를 수행하며 조직과 시스템이 복잡해질수록 혁신이 둔화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를 산업공학·HCI·마케팅·기술전략으로 분석해 2019년 ‘복잡성에 빠지다’를 출간했고, 해당 저서는 정진기언론문화상 경제·경영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