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좋아요 구매 우리는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친구와의 대화, 길거리 소음 같은 수많은 소리 속에서 매일 살아간다. 이런 소리에 담긴 정보를 파헤쳐 우리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연구 분야가 바로 ‘음성 분석 과학’이다.
음성 분석 과학의 세계는 놀랍다. 과거 한 외화 시리즈에 나왔던 인공지능(AI) 자동차 ‘키트’처럼 차량이 운전자의 말을 들은 뒤 반응하거나 로봇이 사람처럼 대화하는 모습은 더는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니다. 스마트폰에 “헤이 시리”를 외치면 원하는 정보를 찾아주고, AI 스피커가 내 취향에 맞는 음악을 추천해준다. 이 모든 것이 음성 분석 과학의 비약적인 발전 덕분이다.
소리는 공기 진동으로 만들어지는 파동이다. 음성 분석 과학은 이 복잡한 소리 파동을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디지털 신호로 바꾸고, 그 안에 담긴 정보를 추출하는 과정이다.
가장 기본적인 음성 분석은 주파수(소리의 높낮이)와 진폭(소리의 크기)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파도를 분석하듯이 음성 분석 과학자들은 소리 파동의 높이와 길이를 측정해 각각의 소리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파악한다.
하지만 소리는 단순히 높고 큰 것으로만 이뤄져 있지는 않다. 우리가 ‘아’라고 발음할 때와 ‘오’라고 발음할 때, 그리고 같은 ‘아’라고 해도 어린아이가 말하는 것과 어른이 말하는 것은 소리의 특성이 모두 다르다.
이는 소리 파동이 여러 개의 복잡한 성분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음성 분석 과학자들은 이 복잡한 소리를 여러 개의 단순한 파동으로 분해해 분석하는데, 이를 ‘푸리에 변환’이라는 수학적인 기법을 통해 수행한다. 이렇게 분석된 소리 정보는 마치 DNA처럼 각 소리의 고유한 특징을 나타내는 ‘음향 특징’으로 변환된다.
음성 분석 과학이 최근 몇년 사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딥러닝’의 등장이다. 딥러닝은 인간의 뇌 신경망을 모방한 AI 기술로, 방대한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패턴을 찾아낸다.
이전의 음성 인식 기술은 사람이 직접 소리 특징을 정의하고 규칙을 만들어야 했지만, 딥러닝은 다르다. 수많은 사람의 음성 데이터를 입력하면 딥러닝이 스스로 소리의 미묘한 차이를 학습하고, 이를 통해 누가 어떤 말을 했는지, 어떤 감정을 담고 있는지 등을 정확하게 파악해낸다. 뛰어난 음악가가 악보를 읽어내듯이 딥러닝 모델은 소리 데이터를 읽어내 그 안에 숨은 의미를 찾아낸다.
이 가운데에서도 AI가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말하는 ‘음성 변환(TTS)’ 기술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어색했던 과거 기계적 음성과는 달리 이제는 사람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자연스러운 음성을 만들어낼 수 있다.
최근 몇년간, 음성 데이터를 분석해 우울증과 같은 정신건강 상태를 진단하는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사람이 우울할 때 목소리의 톤과 속도, 억양에 미묘한 변화가 나타난다는 점에 착안한 기술이다.
미국의 한 스타트업은 25초 정도의 자유로운 대화 음성만으로 우울증 징후를 감지하는 AI 모델을 개발해 주목받았다. 이는 병원에 가지 않고도 일상적인 대화만으로도 정신건강 상태를 점검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
특정인과 똑같은 목소리를 만드는 ‘보이스 클로닝’ 기술은 이미 상업적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얼마 전 중국의 한 신생기업은 짧은 오디오 클립만으로 고인이 된 가족의 목소리를 완벽하게 복원한 뒤 AI 아바타로 구현하는 서비스를 제공해 화제가 됐다. 사랑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다시 듣고 대화하는 경험은 슬픔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처럼 음성 분석 기술은 인간의 감정과 삶에 깊숙이 관여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물론 이러한 기술 발전에는 윤리적·사회적 논의가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 음성 데이터 프라이버시 보호, 딥페이크와 같은 악용 가능성, AI 목소리의 저작권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존재한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음성 분석 과학이 우리의 삶을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며 풍요롭게 만들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소리의 비밀을 파헤치는 음성 분석 과학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발전하며 우리의 미래를 새롭게 써내려갈 것이다.
올해 청룡의 선택, ‘어쩔수가없다’?
제46회 청룡영화상 시상식(KBS2 오후 8시30분) = 올 한 해 한국 영화를 빛낸 영화인들이 모여 성취를 기념하는 제46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생중계된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영화들이 각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최우수작품상 후보로는 <어쩔수가없다> <얼굴> <좀비딸> <파과> <하얼빈> 총 5편이 선정됐다. 지난해에 이어 배우 한지민과 이제훈이 공동 MC를 맡아 진행한다.
질주 끝나도 말의 삶은 계속된다
PD로그(EBS1 오후 10시45분) = 제주의 울창한 숲속에는 버려진 말들의 안식처인 ‘말 보호센터’가 있다. 말의 평균수명은 30년 내외지만 경주마의 은퇴 시기는 평균 네다섯 살 때다. 은퇴한 말들은 대개 온종일 사람을 끄는 역마가 되거나 사료용으로 도축된다. 말 보호센터의 운영자 김남훈씨는 버려진 말들이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한다. 말과 사람이 함께 웃으며 살아가는 법을 들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