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음주운전변호사 이재명 대통령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국빈 방문하고 있는 김혜경 여사가 19일(현지시간) 한복을 입고 할랄 인증을 받은 한국 음식 홍보에 나섰다. 할랄은 육류 등에 대한 도축·가공·조리 전반에 이슬람 방식이 적용된 음식을 말한다.
김 여사는 이날 연한 옥빛 한복을 입고 아부다비 주UAE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할랄 인증 K-푸드 홍보 행사에 참석했다.
김 여사는 삼양식품의 라면 제품 등을 독점 납품하는 UAE 기업 부스를 찾아 현지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불닭볶음면을 에미라티(UAE 현지인)과 함께 시식했다. 김 여사는 “라면도 할랄 인증이 되느냐”며 관심을 보였다. 김 여사는 시식 후 “매워요, 매운데 맛있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이렇게 매운 것을 먹을 때는 쉬면서 먹으면 더 맵더라. 계속 먹어줘야지 좀 매운 기운이 사라져”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이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부스를 방문해 할랄 인증을 받은 한우 등심구이에 관해 설명을 들었다.
UAE 현지에서 한국 딸기를 재배하는 업체 부스도 찾았다. 김 여사는 “사막에서 딸기를 생산한 것이지 않나”라며 “한국 딸기가 전 세계적으로 최고인 것 같더라. 신맛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LED 조명으로 키운 딸기를 시식하며 “딸기 맛은 한국이 최고인 것 같다”며 “어딜 다녀봐도 한국 딸기 맛만 한 것을 찾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한국 음식이나 화장품이 훌륭하다고 말하면서 “(UAE 대통령의 모친인) 파티마 여사님이 뭘 바르냐고 물어보셨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현지인들과 다과를 나누며 “드라마는 뭘 보느냐, 한국말을 왜 이렇게 잘하시냐”고 물었고, 현지인들이 한국 드라마에 관심이 많다고 얘기하자 “대한민국 홍보대사를 하셔도 되겠다”고 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의 누나인 아이미 마르코스 상원의원이 동생이 오랜 기간 마약을 사용해왔으며 그로 인해 잘못된 정치적 판단을 내려왔다고 주장했다.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을 둘러싼 마약 의혹 제기는 처음이 아니지만, 가족이 직접 나선 것은 처음이다. 필리핀 정치 명문가인 마르코스 가문의 균열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래플러에 따르면 아이미 의원은 전날 한 종교단체 행사에 참석해 “동생의 마약 사용을 알려야 한다는 양심과 의무감에 따른 압박을 받아왔다”며 “가족들은 봉봉(마르코스 대통령)이 어릴 때부터 마약을 사용해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아이미 의원은 “2022년 대선 이후 동생과의 관계가 더 멀어졌다”며 “코카인 등 불법 마약 사용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의 마약 사용이 “만연한 정부 부패와 잘못된 결정을 초래했다”고 했다.
그는 또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의 부인 리사와 대통령의 장남인 산드로 마르코스 하원의원 역시 마약 중독 상태라고 주장했다. 특히 대통령 부부가 줄기세포 치료나 수혈로 위장해 하루에 걸쳐 마약을 나눠 복용하는 이른바 ‘마이크로도징’을 하고 있다고 했다.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의 마약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은 그를 향해 “마약 중독자”라 불렀다. 또 지난해 온라인에는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이 코카인을 흡입하는 듯한 모습이 담긴 영상이 퍼졌는데, 당시 필리핀 국가수사청과 경찰은 영상 속 인물이 대통령이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은 2021년 대선 후보 시절 약물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바 있다.
대통령실은 이날 아이미 의원을 “관계가 소원해진 누나”라고 지칭하며 제기된 의혹을 “근거 없고 진지하게 받아들여져선 안 되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클레어 카스트로 대통령실 공보 담당 차관은 이번 폭로가 정치적 목적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두 사람의 갈등설은 꾸준히 불거져왔다. 아이미 의원은 지난 3월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이 이끄는 연합에서 탈퇴했고, 이어진 중간선거에서 대통령의 정적인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의 지원을 받아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그는 2022년 대선 당시 자신이 두테르테 가문과의 연합을 성사시키며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의 승리에 기여했지만 이후 정치적으로 배제됐다고 주장해왔다.
한때 두 사람 간 중재를 시도했던 판필로 락손 상원의원은 이번 폭로를 “필리핀답지 않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어떻게 수많은 군중 앞에서 친형제를 망가뜨리냐”며 “정치적 동기 외엔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마르코스 가문 내부에서 나온 이번 폭로로 정국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 프랑코 필리핀대 정치학 교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두테르테 계열 등 경쟁 파벌이 벌이고 있는 국정 불안정화 움직임에 새로운 변수”라며 “아이미 의원이 사안을 가족적 문제로 돌리고 대통령의 국정 수행 능력에까지 의문을 제기한 만큼 혈연 중심 정치문화가 강한 필리핀에서 여론이 흔들릴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