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검사출신변호사 미국 연방정부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에 들어가기 직전이었던 지난 9월 미국의 고용 상황이 예상보다 좋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은 20일(현지시간) 미 노동부가 9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11만9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5만명을 웃돈 수치다. 지난 4월의 15만8000명 증가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기도 하다. 의료 부문 일자리가 4만3000명 증가해 9월 고용 증가를 이끌었다.
9월 실업률은 4.4%로 전월인 8월의 4.3% 대비 소폭 상승했다. 실업률 역시 전문가 예상치인 4.3%를 웃돌았다.
이번 보고서는 원래 발표일이 10월 3일이었지만, 같은 달 1일 시작돼 이달 12일 끝난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로 인해 발표가 한달 넘게 지연됐다.
박정희 대통령으로부터 부산시장 시절의 역량을 인정받아 1966년부터 1970년까지 서울시장을 지낸 김현옥은 근현대 서울의 설계자로 꼽힌다. 서울의 주요 간선도로와 외곽순환도로, 남산 1·2호 터널 같은 도로뿐 아니라 여의도와 한강 개발, 청계고가와 3·1빌딩, 세운상가가 모두 그의 임기 중 추진된 것이기 때문이다.
엄청난 규모와 속도로 밀어붙이는 개발 방식은 그에게 ‘불도저’ 시장이라는 별명을 가져다주었고 그는 “도시는 선(線)이다”라는 지론을 피력했다. 한국전쟁의 폐허와 낡고 추한 것들을 일소하고 만드는 곧고 단정한 건물과 가로가 그가 지향하는 바였다. 급하게 지어진 와우아파트가 1970년 붕괴하면서 책임을 지고 사임하긴 했지만 지금의 서울시에 그의 자취는 뚜렷하다.
미국 뉴욕시의 도시계획가 로버트 모시스는 김현옥과 많이 닮은 사람이었다. 그는 오스망 남작이 개조한 파리처럼 뉴욕을 재설계하고 싶어 했다. 그는 맨해튼 고속도로가 시민들이 사랑하는 그리니치 빌리지와 소호 지역을 통과하는 계획을 추진했다. 하지만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반대의 선봉에 선 인물은 시민 도시운동가 제인 제이콥스였다. 그녀는 최악의 슬럼으로 간주되던 보스턴 노스 엔드 지역이 실은 다양한 건물과 인구가 혼합된 활력 넘치고 건강한 동네라는 것을 발견했고, 도시계획은 복잡하고 유기적인 질서를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여러 규모와 가격대, 용도를 지닌 건물과 길은 사람들의 만남과 교류를 촉진한다. 서울에서 성수동, 을지로, 홍대 등은 관광객이 모여들고 활력이 넘치는, 제이콥스의 생각과 닮은 곳이다. 싹 다 갈아엎고 번듯한 건물 블록이 들어선 재개발 지역이 아니다. 광화문 교보문고 후문 부근에 있던 사라진 피맛골과 그 자리에 들어선 주상복합단지는 그 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하는 세운4구역 개발사업이 많은 논쟁을 낳고 있다. 그런데 오 시장에게 도시는 여전히 ‘선’인 것 같다. 직선뿐 아니라 인위적이고 일률적인 곡선도 선에 해당한다. 낡은 것은 모두 악이고 계획가의 질서만이 진리라는 ‘선의 철학’이다. 오 시장의 그런 철학이 구 서울시청 건물을 허물고, 서울운동장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로 바꾸고, 한강을 다듬어 수상버스를 띄우게 했을 것이다. 도시는 선이라는 철학을 공유하는 지금의 시장이 과거의 시장이 만든 세운상가라는 선을 철거하고 녹지축이라는 새로운 선으로 대체하려는 모습은 아이러니하다.
세운상가를 존치해야 할지, 종묘의 경관을 어느 정도까지 보호해야 할지, 개발 비용을 어떻게 충당할지 모두 쉽지 않은 문제다. 그러나 이 사업은 세운4구역뿐 아니라 그 뒤의 을지로와 충무로, 다른 도시의 여러 지역으로도 이어지는 효과를 가질 것이다. 전부 아니면 전무, 개발 아니면 슬럼이라는 이분법은 생산적 논의를 가로막을 뿐 아니라 현장의 실제 상황과도 거리가 있다. 도심에서 선반공과 인쇄업을 다 몰아내는 게 능사는 아니며 거기엔 지주들의 이해관계도 있지만 거미줄 같은 산업과 삶의 생태계가 있다. 우리에겐 선보다 훨씬 많은 관계를 챙기는 그런 사려 깊은 도시계획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