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압수수색 중 도주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공범 이모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다.
특검팀은 21일 오후 2시30분 정례 브리핑에서 “특검은 전날 체포한 이씨를 오늘 오전 10시부터 조사 중”이라며 “오늘 중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전날 언론 공지를 통해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와 공조해 오후 4시9분쯤 충북 충주시에 있는 국도변 휴게소 근처에서 이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친형이 마련한 국도변 농막에 은거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는 식음료를 구하기 위해 휴게소를 들렀다가 덜미를 잡혔다고 한다.
이씨는 전날 오후 8시쯤 특검 사무실로 압송돼 10시40분까지 조사를 받았다. 이후 이날 오전 10시쯤 다시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다. 진술거부권은 사용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도이치모터스 ‘1차 주가조작’ 시기에 김 여사와 연락을 주고받았으며 김 여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소개해준 인물로도 알려졌다. 그는 김 여사의 증권사 계좌를 맡아 관리한 ‘주포’라는 의심을 받았지만 앞서 검찰 수사 단계에서는 주요 수사대상에 오르지 않았다.
특검은 이씨가 차명계좌로 거래를 하는 범죄 혐의점이 있다고 판단해 수사에 착수했으나 이씨 행방이 파악되지 않아 난관을 겪었다. 이씨가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적발되면서 소재가 드러났고, 특검은 지난달 17일 이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이씨는 신발도 신지 않은 채 2층에서 뛰어내려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달 초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이씨를 지명수배하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공조를 요청했다.
최근 김 여사의 재판에서는 이씨가 김 여사와 2012년 10월쯤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가 공개됐다. 이씨는 “난 진심으로 네가 걱정돼서 할 말 못 할 말 못하는데 내 이름을 다 노출하면 다 뭐가 돼. 김○○(도이치모터스 2차 주포)이 내 이름 알고 있어. 도이치는 손 떼기로 했어”라고 말했고, 김 여사는 “내가 더 비밀 지키고 싶은 사람이야 오히려”라고 답했다. 특검팀은 이런 메시지를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을 알고 있던 정황으로 의심한다.
특검은 김 여사의 결심 공판까지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이씨의 진술 내용도 김 여사 재판에 사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 여사의 결심 공판은 다음 달 3일 열린다.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아 “대도무문(大道無門). 바른길에는 거칠 것이 없다던 대통령님의 말씀을 다시금 마음에 새긴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김영삼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모식’에서 강훈식 비서실장이 대독한 추도사를 통해 “민주주의라는 산맥의 우뚝 선 봉우리, 거산 김영삼 전 대통령님을 추모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에 대해 “엄혹했던 군부 독재의 긴 겨울을 끝내고 문민의 봄을 불러온 ‘민주주의의 투사’, 낡고 고루한 질서를 과감히 깨트리며 새로운 도약의 길을 낸 ‘시대의 개혁가’”라고 평가했다.
그는 “불의 앞에 굴하지 않고 정의 앞에 겸허히 섰던 대통령님의 모습을 생생히 기억한다”며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결연한 외침은 대한민국 민주화 역사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용기와 불굴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하나회 해체를 단행하고, 광주 학살 책임자를 법정에 세우며 대한민국 역사와 민주공화국의 질서를 바로잡았다”며 “그 누구도 쉽게 엄두 내지 못했던, 목숨을 건 결단이 있었기에 군이 정치에 개입해 국가와 국민 위에 군림하는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금융실명제와 부동산실명제를 도입해 투명한 시장경제의 토대를 마련했고, 고위공직자 재산공개를 통해 우리 사회를 지배하던 ‘검은 유착’의 사슬을 끊어냈다”며 “지방자치제 전면 실시를 통해 전국에 민주주의의 씨앗을 심고, 조선총독부 건물을 철거하며 깊은 상처를 치유하고 자존을 높였다”고 했다.
그는 “‘개혁이 혁명보다 어렵다’던 김영삼 정부는 대한민국을 국민소득 1만 달러의 경제 강국으로 도약시켰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두 축이 조화를 이루는 현대 국가의 기틀을 세웠다”며 “이제 우리는 대통령님의 발자취를 따라 자유와 정의, 평화의 가치를 지키며 더 나은 민주주의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어떠한 시련과 난관이 있더라도, 대통령님께서 보여주신 신념과 결단처럼 흔들림 없이, 더욱 성숙한 민주국가,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향한 걸음을 멈추지 않겠다. 대통령님, 그곳에서 늘 우리의 길잡이가 되어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