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대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19일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항소 포기에 대해 집단 성명으로 비판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법사위 여당 간사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들의 행동(집단 성명)은 단순한 의견 개진이 아니라 법이 명백히 금지한 ‘공무 외 집단행위’, 즉 집단적 항명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을 비롯해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 최혁진 무소속 의원이 고발에 참여했다.
박재억 수원지검장은 전국 검사장 20명 중 18명의 공동 명의로 지난 10일 검찰 내부 통신망에 게시한 글에서 노만석 당시 검찰총장 권한대행(대검 차장검사)을 상대로 ‘대장동 사건 항소를 포기한 이유를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범여권 법사위원들은 검사장들의 집단 성명이 ‘공무원은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 국가공무원법 66조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범여권 법사위원들은 회견문에서 “단순히 내부 의사결정에 대한 이견이 아니라 검사장들이 집단적으로 상급자의 결정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한 것으로서 검찰 조직 전체를 정치의 한복판에 세워버린 무책임한 행동이자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스스로 무너뜨린 중대한 일탈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집단 항명을 용인해준다면 검찰은 외부 정치 상황에 따라 조직적으로 결집해 상급자의 적법한 지휘에 저항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검찰권의 민주적 통제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고 결국 국민의 기본권과 법치주의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김용민 의원은 ‘검사들이 김건희 사건 무혐의에 반발했어도 수사 대상인가’라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대답했다. 김 의원은 “만약 (항소 포기 지휘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담당 검사가 지휘를 거부하고) 그냥 항소하고 징계를 받는 것이 국민이 검사들에게 바라는 모습 아니었냐”며 “뒤늦게 국회에 맞서 정권을 흔들겠다는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해 단죄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의 검사장 18명 고발 기자회견을 사후에 파악하고 사전 조율이 없었던 데 대한 아쉬움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스피가 이달 들어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내 증시가 7개월간 쉼 없이 달려오면서 차익실현 압력이 강해진 데다 인공지능(AI) 거품론에 따른 불확실성도 커 사소한 소식에도 증시가 크게 휘청이고 있다. AI주를 견인해왔던 엔비디아 실적 발표도 예고돼 있다.
19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24.11포인트(0.61%) 떨어진 3929.51에 거래를 마감했다. 국내 증시 주도주인 반도체와 ‘조방원(조선·방산·원전)’ 등이 부진하며 코스피는 이틀 연속 약세였다.
코스피는 이날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며 어지러운 모습을 보였다. 전장보다 13.02포인트(0.33%) 오른 3966.64로 상승 출발했던 코스피는 오전 중 외국인 매도세로 98.67포인트(2.50%) 떨어진 3854.95까지 밀리면서 한때 3900선을 내줬다.
코스피는 최근 변동성이 큰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이달 들어 코스피는 평균적으로 1.96% 등락했다. 대외 충격에 증시가 크게 등락했던 지난해 8월(1.33%), 지난 4월(1.23%)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장중 2% 넘게 상승하거나 하락한 경우도 이달(13거래일) 중 이날을 포함해 10거래일에 달할 정도로 증시가 양방향으로 크게 움직이고 있다.
코스피 변동성지수(VKOSPI)는 이날 39.51에 마감했다. 장중엔 41.71까지 올랐다. 이른바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VKOSPI는 높을수록 변동성이 크다는 뜻이다. VKOSPI는 지난달 급등하기 시작해 이달 들어선 줄곧 30을 웃돌고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강세장에서 단기 조정은 평년보다 두 배 더 많이 나타나고, 일간 하락폭도 3~4%로 평년보다 훨씬 더 급락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코스피는 지난 4월9일 2293.70으로 바닥을 찍은 뒤 7개월간 별다른 조정 없이 상승세를 이어왔다. 지난달엔 코스피가 19.94%나 상승할 정도로 이례적 급등세를 보인 만큼 되돌림 과정도 격렬하다는 것이다.
높은 불확실성에 시장은 작은 소식에도 일희일비하고 있다. 하장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근본적으로 증시는 악재보다 불확실성에 더 민감한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증시 하락도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AI 투자에 대해 ‘비이성적 과열’이라고 밝히면서 AI 거품론에 힘이 실린 영향이 컸다.
20일 새벽 발표되는 엔비디아 실적과 미국 거시경제 지표도 증시 변동성을 키울 요인이다. 로이터통신은 분석업체 ORATS의 자료를 인용해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에 따라 엔비디아 주가가 양방향으로 약 7%, 시가총액은 최대 3200억달러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같은 날 공개되는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미국 고용지표에 따라 미국의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도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