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 기업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역대 최대 실적과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 ‘AI 거품’ 우려를 일축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 특수’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엔비디아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거대 기술기업들의 막대한 데이터센터 투자가 지속될지에 대한 시장의 경계심은 여전하다.
엔비디아는 2026 회계연도 3분기(8~10월)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62% 증가한 570억1000만달러(약 83조4000억원)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549억2000만달러)를 상회했다. 직전 2분기에는 전년 대비 매출 성장률이 56%로 둔화했지만 3분기에 다시 확대됐다. 전체 매출의 90%인 512억달러가 데이터센터 부문에서 나왔다. 주당 순이익은 1.3달러로, 이 역시 전망치(1.25달러)를 웃돌았다.
업계에선 엔비디아 실적을 AI 열풍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는 지표로 본다. 엔비디아는 4분기에도 성장세가 이어져 650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610억달러대인 시장 전망을 넘어서는 수치다. 4분기 전망에는 미·중 갈등으로 수출길이 막힌 중국 데이터센터 매출이 포함되지 않았다.
이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보도자료를 통해 “블랙웰(최신 칩 아키텍처 적용 제품) 판매는 폭발적이고 클라우드용 그래픽처리장치(GPU)는 매진됐다”고 밝혔다. 고객들이 이미 보유한 엔비디아 칩을 100% 활용 중이라 더 많은 칩을 필요로 한다는 얘기다. 황 CEO는 AI가 다양한 산업과 국가로 확산해 컴퓨팅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우리는 AI의 선순환 구조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황 CEO는 콘퍼런스콜에서 “AI 버블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우리 입장에선 매우 다르게 보고 있다. 엔비디아는 다른 어떤 가속기와도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사 제품이 AI 모델의 학습·추론 등 모든 단계에서 탁월하다는 점, 에이전틱 AI와 피지컬 AI로의 전환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공급망을 매우 철저히 계획했기 때문에 판매할 블랙웰 칩 물량은 다수 확보됐다”고 했다.
엔비디아가 견조한 수요를 확인하면서 AI 가속기에 탑재되는 HBM 공급사인 SK하이닉스·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세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두 기업은 중장기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반도체 생산시설을 추가로 확충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실적이 AI 거품론을 완전히 잠재우기는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킹가이 챈 서밋인사이트 애널리스트는 “실적과 전망은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지만 투자자들은 엔비디아 고객사의 자본지출(CAPEX·설비투자) 증가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는지와 AI 분야 ‘순환 거래’에 대해 계속 우려하게 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엔비디아가 오픈AI 등 AI 기업에 투자하고, AI 기업이 다시 투자금으로 엔비디아의 칩을 사들이는 순환 거래는 인위적으로 AI 열풍을 부양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적 발표 이후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5% 넘게 급등하기도 했다.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25% 상승한 10만600원에, SK하이닉스는 1.60% 오른 57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서울서부지법 난입·폭력 사태’의 배후로 지목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사진)가 18일 경찰에 출석했다. 전 목사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좌파 대통령 때문에 나라가 망했다”고 주장했다.
전 목사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사에 출석했다. 그는 조사실로 들어가기 전 취재진과 만나 “서부지법 사태와 우리는 관계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전 목사는 “7~8년 동안 ‘광화문 운동’을 하면서 ‘경찰과 부딪치지 말고, 좌파 단체와 싸우지 말라’고 강조해 사건사고가 없었다”고도 했다.
전 목사는 폭력사태의 배후로서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을 한 것 아니냐는 질문엔 “목사가 설교할 때 성도들이 성령의 감동을 받는 것이 어떻게 가스라이팅이냐”고 반박했다. 폭력사태 가담자들에 대해선 “원래 광화문 단체가 아니고, 다른 데 가서 소리 지르는 애들”이라고 했다.
전 목사는 “사건이 일어난 지 거의 1년이 지났는데 윤석열 대통령 시절에는 이런 조사가 말도 안 나왔다”며 “지금 (대통령실) 민정수석이 (수사를) 총지휘한다고 합리적으로 의심한다”고 주장했다. 조사는 약 두 시간 만에 끝났고 경찰은 오는 21일 전 목사를 다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전 목사가 지난 1월18일 윤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발부 직후 지지자들의 서부지법 난입을 선동·지시했다고 의심한다. 서부지법 난입·폭력 사태로 재판에 넘겨진 인원은 총 137명이다. 지난 9월24일 기준 94명이 1심 선고를 받았다. 현재까지 최고 형량은 징역 5년이다. 무죄 선고는 없었다. 이 중 60여명이 항소했는데, 일부는 공탁 등을 이유로 2심에서 형을 감경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