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촉물 쿠팡이 고객 약 4500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이버 침해 사고를 당하고도 열흘이 넘어서야 인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쿠팡에서 고객정보가 유출된 비정상 접속은 지난 6일 오후 6시38분 처음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쿠팡이 이를 인지한 시점은 사고 발생 12일 만인 18일이었다.
쿠팡은 침해 사실을 파악한 다음날인 19일 KISA에 신고했고, 20일에는 정보 유출 피해 고객들에게 ‘통지 문자’를 보냈다.
쿠팡이 제출한 내부조사 자료에 따르면, 이번 사이버 공격에는 기존 로그인 사용자에게 발급되는 ‘서명된 액세스 토큰’이 악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해커는 이 토큰을 통해 최근 주문내역 5건과 이름, 전화번호, 배송주소 등이 포함된 4536건의 고객 프로필 계정에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무단 접근에 사용된 토큰의 취득 경로를 조사 중이며 해당 토큰 서명 키 정보 등은 모두 폐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접근 시도에 대응하기 위한 모니터링도 강화한 상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KISA,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쿠팡의 신고를 토대로 유출 경위와 피해 규모 등을 조사 중이다.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제기한 ‘투자자-국가분쟁해결절차’(ISDS) 소송에서 한국 정부가 승리했다. 2022년 중재기관인 세계은행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서 ‘론스타에 외환은행 매각 지연 배상금과 이자를 지급하라’고 한 결정이 뒤집힌 것이다. 정부는 4000억원의 배상금을 물지 않아도 되고, 22년간 끌어온 ‘론스타 사태’도 일단락됐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8일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의 론스타 투자자-국가분쟁해결절차 취소위원회로부터 한국이 이겼다는 결정을 선고받았다”고 밝혔다. 2년 전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이 중재재판부의 월권과 절차 규칙 위반 문제를 들어 신청한 ‘배상 판정’ 취소 소송을 ISDS 취소위원회가 수용한 것이다.
금융기관 대주주 자격이 없는 사모펀드가 헐값으로 외환은행을 인수하고, 먹튀 매각으로 막대한 이익을 낸 것이 ‘론스타 사태’의 골자다. 2003년 외환은행 지분 절반을 사들이는 데 1조3834억원을 쓴 론스타가 2006년까지 인수에 들인 비용은 2조1549억원이다. 이후 ‘헐값 인수’ 의혹을 둘러싼 고발·수사로 한국 정부가 매각을 승인하지 않자, 론스타는 2012년 2월 하나금융지주에 3조9157억원에 지분을 팔고 떠났다. 배당금까지 포함해 론스타가 챙긴 돈은 7조3085억원으로, 5조원대 수익을 거둔 셈이다. 이처럼 과도한 차익을 챙기고도 그해 11월 “한국 정부의 늑장 승인으로 손해를 봤다”는 론스타 주장을 일부 인정한 것이 2022년 ICSID의 배상 판결이다.
이번 결정으로 배상이 취소된 건 다행이지만 ‘론스타 사태’는 산적한 과제를 남겼다. 무엇보다 외국 투기자본의 헐값 인수와 ‘먹튀 유출’ 과정의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 중대한 하자·자격요건 부재 논란에도 인수신청서를 누가 승인했는지, ‘특별한 사유’를 들어 ‘헐값 매각’을 주도한 인사가 누군지 낱낱이 밝히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외국 자본의 투자·매각 승인제도를 강화하고, 론스타의 2차 중재신청이나 다른 투자자 국제소송들 대비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외국 자본의 투자유치를 막을 순 없다. 그렇다고 외국의 투기성 자본(기업)이 ‘먹튀 매각’으로 국가 정책과 재정·일자리가 흔들리지 않도록 정치권이 법·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여야는 5개 정부를 거치는 동안 ISDS를 정쟁 소재로 삼았던 과오를 벗어나 ‘강자의 횡포’가 될 수 있는 투자자-국가분쟁해결절차 개선부터 서둘러야 한다.
음성군이 충북도 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대한성공회 음성성당 복원에 나선다.
음성군은 지난 19일 군청 대회의실에서 ‘대한성공회 음성성당 복원 학술대회’를 열었다고 20일 밝혔다.
군은 학술대회를 통해 성당의 원형 고증과 구체적인 보수 방안을 논의했다.
대한성공회 음성성당은 1923년 지어진 목조 건물로 한옥 형태의 건물이다. 서양 건축 양식을 수용하면서도 한국 전통 건축 기법을 접목한 ‘토착화 단계’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건축물이다.
외관은 전통 한옥의 팔작지붕과 맞배지붕 형태를 띠고 내부 역시 기둥·보 등 전통 한옥 목조 구조로 지어다. 다만, 공간 배치는 초기 서양 성당의 특징인 바실리카 양식을 접목했다. 서양 건축의 수용과 전통 건축의 근대적 변화를 보여주는 건축사적 가치가 높다.
하지만 지난해 안전진단 결과 측면 기둥이 바깥으로 밀려나고 벽체 배부름 현상이 나타나는 등 붕괴 우려가 제기됐다. 1981년 증축된 출입구(현관) 등으로 인해 원형이 일부 훼손됐다는 지적도 있었다.
군은 성당 전체를 해체한 뒤 원형대로 복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도 변형된 입구 증축부를 건립 당시 모습으로 되돌리기 위한 전문가들의 고증 작업과 구체적인 복원 설계 방안이 논의됐다.
이 성당은 1928년 성당 내에 ‘신명학당’을 세워 일제강점기 민족 교육의 산실 역할을 했으나, 1944년 일제의 탄압으로 폐쇄됐다.
2023년 6월 음성군 최초의 도 등록문화유산(제4호)으로 지정됐다.
군 관계자는 “올 연말까지 정밀실측 및 기초 조사를 마무리한 뒤 내년부터 해체 보수 공사에 착수해 100년 전 성당의 모습으로 복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