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팔로워 학교를 벗어난 청소년들에게 수학여행의 기회가 찾아오기는 쉽지가 않다. 하지만 광주 서구 학교 밖 청소년 24명은 이달 말 경북 경주로 인생 첫 ‘수학여행’을 간다. ‘서구아너스’가 학교 밖 청소년들의 2박3일 수학여행 비용을 전액 부담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광주 서구가 자체 운영하는 고액기부자 모임인 ‘서구아너스’는 창립 1년 만에 회원 100명을 돌파했다. 지난 12일 기준 103명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자체가 고액기부자를 100명 넘게 유치해 운영하는 것은 전국에서 사례를 찾기 힘들다”고 했다.
서구아너스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5년간 3000만원 이상’ 기부를 약정해야 회원이 될 수 있다. 한 달에 꼬박꼬박 50만원씩을 기부금으로 내야 한다.
선뜻 결정하기 어려운 큰 금액이지만 90명의 주민들이 3000만원 기부에 동참했다. 5000만원 이상 기부를 약정한 주민도 13명이나 되는데 이 중 4명은 ‘1억원 이상’을 후원한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정부와 지자체 지원으로는 한계가 있는 ‘복지 사각지대’를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다. 정현미 서구 착한동행팀장은 “도와주고 싶어도 행정에서는 예산과 규정 등의 문제로 지원할 수 없는 일들이 있다”면서 “주민 기부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부자 모집에 나섰다”고 밝혔다.
서구아너스는 매달 돌봄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에게 ‘마술 같은 하루’를 선물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엄마나라 외갓집 보내주기’를 통해 이주여성과 자녀 52명이 함께 외갓집에 다녀왔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는 5월에는 ‘깜짝 산타’가 저소득층 90가구를 찾았다.
장애인 부부 6쌍은 지난 4월 지역 대형 예식장에서 ‘꿈의 결혼식’을 했다.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채 짧게는 3년, 길게는 25년간 살아온 장애인 부부들은 보통의 결혼식과 똑같은 식을 치렀다.
폐지를 줍는 노인들의 손수레가 폭염이 극성인 8월 한 달간 멈춘 것도 서구아너스 지원 덕분이었다. 노인 66명은 한 달간 손수레를 구청에 보관하는 대신 1인당 최대 50만원의 ‘쉼 지원비’를 받았다.
“눈 마주치고 있는 게 가장 행복해요.”
지난 18일 오전 경기 안성시 공도읍의 자택에서 만난 안성경찰서 소속 이상권 경감이 반려견 지코를 지긋이 바라보며 말했다. 이 경감은 지코를 가만히 쓰다듬다가 함께 걸으며 휴무일 오전 시간을 보냈다.
‘잉글리시 스프링어 스패니얼’종인 지코의 전직은 경찰견이다. ‘지혜로운 코’라는 이름과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리는 일이었다. 지코는 2015년 9월 복제견으로 태어나 두 살쯤 경찰견종합훈련센터(훈련센터)에 배치됐다.
이 경감은 2013년 ‘제2기 경찰 핸들러 양성과정 교육생’으로 선발된 후 2017년부터 훈련센터에서 경찰견 훈련 요원으로 일했다. 이 경감은 훈련센터에서 지코를 처음 보자마자 사랑에 빠졌다고 했다. 지코는 실종자나 유류품 등을 찾아내는 수색견으로 일하기 위해 맹훈련을 받았지만 체력이 약했다. 무더위에 훈련을 받다 병원에 실려 가기도 했다.
이 경감은 지코를 포기하지 않았다. 지코는 수색견이 되지는 못했지만 교관들의 훈련을 돕고 외부 인사들에게 시범을 보이는 등 새로운 임무를 훌륭히 해냈다. 그러나 지코도 세월을 피해 가지는 못했다. 열 살이 될 무렵 지코의 체력은 눈에 띄게 약해졌다.
훈련센터의 최고선임이 되었고 더 현역으로 활동하기 어려웠다. 사람으로 따지면 노인이 된 지코에게도 은퇴해야 할 시기가 왔다.
지코 같은 경찰견 등 소방·세관·군 등 다양한 국가기관에서 활동하는 특수목적견은 은퇴를 하면 외부로 분양된다. 그러나 일반적인 반려견보다 몸집이 크고 나이가 많아 새 가족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은퇴한 특수목적견은 은퇴한 노인처럼 병원 신세도 자주 져야 한다. 평생 특수 임무를 띠고 헌신했지만 의료비 지원 등을 받지는 못한다. 의료비나 양육비를 지원해주는 지방자치단체가 있지만 많지는 않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8월 발의한 ‘동물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보면 지난해 은퇴한 국가 소속 봉사 동물 284마리 중 64마리만이 민간에 입양됐다.
이 경감은 올해 초 안성경찰서에 부임하면서 은퇴한 지코를 집으로 데려와 함께 지내기로 했다. 지코와 시간을 보낼 때는 ‘앉아’ 같은 간단한 지시도 하지 않는다. 과거 받던 엄격한 훈련을 떠올릴까 걱정이 되어서다.
“지코가 편안하게 산책하면서 냄새를 맡고 다니는 시간을 주려고 해요. 공을 가지고 주의를 집중시키는 것처럼 예전에 훈련하던 행동을 하면 현역으로 있을 때처럼 다시 긴장하거든요.” 이 경감은 말했다. “그냥 함께 있어 주는 것이 은퇴한 지코에게 더 필요하죠.” 인터뷰 내내 지코는 이 경감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서울 서초구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2025 그린애플어워즈(Green Apple Awards)’ 시상식에서 대상을 포함해 총 3관왕을 달성했다고 18일 밝혔다.
그린애플어워즈는 영국의 친환경 비영리단체 ‘더 그린 오가니제이션’이 1994년부터 전 세계 공공기관·기업·단체의 우수 환경정책과 프로그램을 발굴해 시상하는 국제 환경상이다.
올해 수상으로 서초구는 전국 최초로 6년 연속 그린애플어워즈 수상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수상작 중 ‘바퀴달린 서초 우산과 칼’은 민선8기 최초로 대상을 받았다.
이 사업은 1t 트럭을 개조한 이동식 수리센터로 서초구 전역에 우산 수리와 칼갈이 서비스를 제공했다. 지난 3월 시작해 현재까지 칼갈이 9069건, 우산 수리 2784건 등 총 1만1853건의 실적을 쌓았다.
금상을 받은 ‘친환경 LED 간판개선 사업’은 도심 미관 개선과 에너지 절감, 안전 확보를 동시에 달성한 환경정책으로 인정을 받았다.
구는 2009년부터 현재까지 총 29개 구간에서 3960개의 노후·파손 간판을 정비하고 LED 간판으로 교체했다.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 134t을 줄이는 등 15년간 누적 4925t의 탄소를 감축했다.
은상을 수상한 ‘커피박·종이팩 재활용 사업’은 카페에서 발생하는 커피박(커피 찌꺼기)과 공동주택 등에서 종이팩을 재활용하는 자원순환 정책이다.
이번 3관왕 수상과 함께 서초구는 각국의 우수 환경정책을 전 세계에 전파하는 ‘그린월드 앰배서더’ 자격을 획득했다. 구의 우수 정책은 전 세계 환경 분야의 모범 사례집인 ‘그린북(Green Book’)’에도 수록된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일상 속 작은 혁신이 세계적인 모범사례로 인정받아 매우 자랑스럽다”며, “앞으로도 생활 속 친환경 정책을 적극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