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소년보호사건변호사 인간의 마음을 지도로 형상화할 수 있을까. 17세기 프랑스의 ‘사랑의 지도(Carte de Tendre)’에는 사랑의 종착지와 출발 지점이 있다. 당시 사교계 유명인사 마들렌 드 스퀴데리의 ‘토요회’에서는 사랑의 지도를 두고 역할극을 벌이는 보드게임이 인기였다고 한다.
지도 아래 ‘새로운 친분’이라는 도시를 출발해 존경·감사·애정의 도시 중 하나로 여성을 데리고 가는 것이다. 고상해 보이지만, 지도 중앙을 가로지르는 ‘애정의 강’이 여성의 외음부를 연상시키는 데서 보듯 ‘성’을 다루는 게임이기도 했다. 이 ‘소셜게임’을 주최한 스퀴데리는 여성의 권리를 주장한, 이른 시기의 페미니스트였다고도 한다. 지도 한 장으로부터 다양한 사회적 맥락을 읽어낼 수 있는 셈이다.
이렇듯 지도는 지형지물을 나타낸 단순한 길 안내 수단을 넘어, 무궁무진한 스토리를 품은 정보의 집약체이다. 저자는 지도 40개를 선별해 과거와 현대, 인간과 자연, 과학과 우주를 넘나드는 이야기를 펼쳐낸다. 책에는 9000년 전 신석기 유적인 차탈회위크 벽화로 시작해 마셜제도의 막대기 항해도, 뉴욕시 여성 워커빌리티(보행친화성) 지수, 해변 휴양지 냄새를 담아낸 지도 등 ‘이것도 지도인가?’ 싶은 것들이 가득하다. 지도에는 ‘특정 정보를 압축적으로 담아낸 것’이 모두 포함되기 때문이다.
최근 주한미군 사령관이 ‘뒤집힌 한반도 지도’를 홈페이지에 게재해 전략적 변화를 암시했다. 책에선 아시아를 중심에 두고 아메리카 대륙을 주변부로 밀어낸 중국의 새로운 지도도 소개하는데, 이를 통해 세계 패권의 변화 그리고 오늘날의 세계로도 생각을 확장하게 한다. 지도를 통해 우리 생각의 틀을 점검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1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재판 증언과 관련해 “한·미 관세협상 같은 중대한 사안을 맡겼다면 나라가 결딴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런 사람이 한때 나라의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이 참담하다. 지난 19일 (전 국무총리) 한덕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내란수괴 윤석열 발언은 충격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G20(주요 20개국),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을 두고 ‘조금 사는 나라’ ‘좌파 정상들’ ‘원래 멤버도 아닌데’ 같은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었다”며 “국제회의가 어떻게 열리는지도 모르고 회원국과 초청국 구분도 못한 채 다른 나라를 비하하는 데만 몰두했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바이든 날리면’ 외교 대참사가 다시 떠오른다”며 “기본적인 말 한마디도 관리 못 하던 사람이 이제 와서 다른 나라 정상을 흘겨보며 폄훼하는 모습은 참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마음가짐과 사고방식으로 정상 외교에 임했을지 상상이 간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윤석열씨에게 한마디 더 하겠다”며 “당신이 좋아한다던 전두환도 자기 살겠다고 부하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당신처럼 비루하게 굴지 않았다. 국익과 국격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그 입 다물고 핑계 대지 말고 스스로 감옥으로 들어가 남은 생을 참회하며 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와 국가정보원에서 함께 근무한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은 전날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피고인, 부하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 아니죠?”라며 윤 전 대통령과 공방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