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소년재판변호사 아직 일터에서 가정으로 돌아오지 못한 산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추모 위령제가 18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렸다. 이번 위령제는 비단 산재 희생자들뿐 아니라 작업 중 부상과 과로로 인한 질환,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인한 사망 노동자, 출입국당국의 단속 현장에서 돌아가신 이주노동자들을 포함한 모든 희생자를 위해 진행됐다.
위령제에는 태안화력, 경동건설, 평택항, 쿠팡, 동국제강, 인우건설, 방송 현장, 마사회, 디엘이앤씨, 아리셀, 건설 현장, 쌍용자동차, 현장실습생, KT, 서울의료원,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쿠팡이츠, 택시, 철도, 서울교통공사, 인천공항, 화물, 코엑스, 학교급식 등 국내 노동자 94분과 스리랑카, 네팔, 몽골, 캄보디아, 베트남, 중국, 미얀마 등 이주노동자 50분을 포함하여 총 150여 명의 위패가 모셔졌다.
유가족 참석자는 태안화력 고 김용균 노동자의 어머니 김미숙 님, 마사회 고 문중원 노동자 부인 오은주 님, 쿠팡 고 장덕준 노동자 어머니 박미숙 님, 동국제강 고 이동우 노동자 부인 권금희 님, LG 유플러스 현장실습 노동자 고 홍수연 아버지 홍순성 님, 서울의료원 고 서지윤 노동자 어머니 최영자 님, 구로역 열차 추돌사고 고 정석현, 윤원모 철도노동자 부모님, 삼성전자 고 양준혁 노동자 어머니 신우정 님 등 30여 명이다.
이주노동자 유족으로는 이주 아동으로 13년, 청년 이주노동자로 2년을 이 땅에서 살다가 2024년 11월에 전북 김제 특장차 공장에서 32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 고 강태완 노동자의 어머니 앵크 자르칼 님, 지난 10월 28일 대구 성서공단에서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현장에서 돌아가신 25살 베트남 여성 노동자 고 부-뿌안 노동자의 부모님 응웬티투후엔(모), 부반승(부) 님 등이 참석했다. 불의의 사고로 가족을 잃는 슬픔을 겪은 세월호, 이태원, 아리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가족들도 참석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산재사고와 죽음이 일상이 되어버린 산재공화국의 오명을 벗고, 이주노동자들에게 노동권, 건강권이 보장되며, 죽음을 부르는 무리한 단속이 중단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의 누나인 아이미 마르코스 상원의원이 동생이 오랜 기간 마약을 사용해왔으며 그로 인해 잘못된 정치적 판단을 내려왔다고 주장했다.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을 둘러싼 마약 의혹 제기는 처음이 아니지만, 가족이 직접 나선 것은 처음이다. 필리핀 정치 명문가인 마르코스 가문의 균열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래플러에 따르면 아이미 의원은 전날 한 종교단체 행사에 참석해 “동생의 마약 사용을 알려야 한다는 양심과 의무감에 따른 압박을 받아왔다”며 “가족들은 봉봉(마르코스 대통령)이 어릴 때부터 마약을 사용해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아이미 의원은 “2022년 대선 이후 동생과의 관계가 더 멀어졌다”며 “코카인 등 불법 마약 사용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의 마약 사용이 “만연한 정부 부패와 잘못된 결정을 초래했다”고 했다.
그는 또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의 부인 리사와 대통령의 장남인 산드로 마르코스 하원의원 역시 마약 중독 상태라고 주장했다. 특히 대통령 부부가 줄기세포 치료나 수혈로 위장해 하루에 걸쳐 마약을 나눠 복용하는 이른바 ‘마이크로도징’을 하고 있다고 했다.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의 마약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은 그를 향해 “마약 중독자”라 불렀다. 또 지난해 온라인에는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이 코카인을 흡입하는 듯한 모습이 담긴 영상이 퍼졌는데, 당시 필리핀 국가수사청과 경찰은 영상 속 인물이 대통령이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은 2021년 대선 후보 시절 약물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바 있다.
대통령실은 이날 아이미 의원을 “관계가 소원해진 누나”라고 지칭하며 제기된 의혹을 “근거 없고 진지하게 받아들여져선 안 되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클레어 카스트로 대통령실 공보 담당 차관은 이번 폭로가 정치적 목적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두 사람의 갈등설은 꾸준히 불거져왔다. 아이미 의원은 지난 3월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이 이끄는 연합에서 탈퇴했고, 이어진 중간선거에서 대통령의 정적인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의 지원을 받아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그는 2022년 대선 당시 자신이 두테르테 가문과의 연합을 성사시키며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의 승리에 기여했지만 이후 정치적으로 배제됐다고 주장해왔다.
한때 두 사람 간 중재를 시도했던 판필로 락손 상원의원은 이번 폭로를 “필리핀답지 않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어떻게 수많은 군중 앞에서 친형제를 망가뜨리냐”며 “정치적 동기 외엔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마르코스 가문 내부에서 나온 이번 폭로로 정국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 프랑코 필리핀대 정치학 교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두테르테 계열 등 경쟁 파벌이 벌이고 있는 국정 불안정화 움직임에 새로운 변수”라며 “아이미 의원이 사안을 가족적 문제로 돌리고 대통령의 국정 수행 능력에까지 의문을 제기한 만큼 혈연 중심 정치문화가 강한 필리핀에서 여론이 흔들릴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