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소년재판변호사 퀸제누비아2호 좌초 사고가 자칫 대형참사로 이어질 뻔했지만 약 3시간 만에 승객과 승무원 등 267명이 전원 구조된 건 “천운”이라고 할 정도로 여러 요행이 따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김주성 목포해양대 항해학부 교수는 20일 “섬을 들이받으면서 섬을 끼고 배가 올라타 고정되면서 피해가 적었던 것 같다”며 “만약 각도가 틀어져 섬 옆을 비켜가서 배 옆이 찢기기라도 했으면 침몰 등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었다. 어찌 보면 천운”이라고 말했다.
승객들은 사고 당시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배가 기울었다”고 말했다. 2만6546t급 대형 카페리선인 퀸제누비아2호의 선체 절반가량이 섬 위로 올라탈 정도로 적잖은 충격이 가해졌다. 천만다행으로 선체는 파손되지 않았고, 썰물이 되면서 선체가 바위틈에 낀 채 비스듬하게 고정돼 전복되지도 않았다. 해경은 최초 출동 당시 “선수 기준 15도가량 기울었다”며 큰 위험은 없다고 알렸다.
선박 안전감리 전문가 A씨는 “여객선의 속도가 크게 빠르지 않았고, 좌초 형태로 사고가 난 덕에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다”며 “무인도 접근 시 견시(육안) 외에 장비 레이더 등으로 경보장치가 울리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었는지 등은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사고 지점이 목포항과 가까운 것도 빠른 구조를 가능하게 했다. 이 배는 오후 4시45분 제주를 떠나 오후 9시 목포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해경에 오후 8시17분 신고가 접수된 뒤 해경 함정(P-79)이 전속력으로 달려 현장에 도착한 게 오후 8시38분, 경찰관 2명이 등선한 시각이 8시54분이었다. 다른 구조선도 속속 도착했고, 약 3시간 만에 구조가 완료됐다. 날씨도 도왔다. 밤이 되면서 날이 흐려졌지만 파도 높이가 0.5m로 잔잔해 구조선으로의 이선이나 귀항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총력을 다해 신속하게 구조활동을 벌인 해경과 사고의 공포 속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한 승객들의 시민의식도 참사를 막은 일등 공신이다. 승객들을 위한 숙소(2곳) 마련과 의료지원 등도 신속하게 이뤄졌다. 해경은 30분, 1시간 단위로 자료를 배포해 구조 경과 등을 알렸다. 사고 직후 승객들은 서로를 일으키고 구명조끼를 씌워주며 침착하게 뱃머리로 이동했다.
이달 중국 마카오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중·일 문화장관회의’가 중국 측의 불참 통보로 잠정 연기됐다고 문화체육관광부가 20일 밝혔다. 중국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7일 ‘대만 유사시 집단 자위권 행사 가능’ 발언을 한 후 각종 보복 조치를 내놓고 있다. 그런 와중에 문화 교류를 위한 장관 소통까지 중단한 것이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한·중·일 문화장관회의 취소와 관련해 “일본 지도자는 공공연하게 극도로 잘못된 대만 관련 발언을 발표해 중국 인민의 감정을 상하게 했고, 전후 국제 질서에 도전했다”며 “중·일·한(한·중·일) 3국 협력의 기초와 분위기를 훼손했고, 중·일·한 관련 회의의 개최 조건이 잠시 갖춰지지 못하게 했다”고 말했다. 올해 회의는 이달 23~25일 중국 마카오에서 개최될 예정이었고, 장관 회담일은 24일로 계획돼 있었다. 앞서 중국 문화부는 지난 18일 문체부 측에 ‘2025 한·중·일 문화장관회의’를 잠정 연기한다고 알려왔다고 한다.
2007년부터 매년 한·중·일 3국이 번갈아 개최하는 문화장관회의는 3국 간 문화 교류와 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고위급 회담으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화상회의를 진행한 것을 제외하곤 매년 대면회의를 가졌다.
지난해 9월에는 일본 교토에서 열렸는데, 문화 교류·협력을 통한 세 나라 간 상호 이해 증진이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하며 ‘교토 선언문’을 채택했다. 당시 한국 안성시, 중국 마카오, 일본 가마쿠라시를 2025년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선정하기도 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은 변함없다’는 일본 측의 해명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며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개입 발언을 철회하라고 거듭 요구했다. 마오닝 대변인은 “일본 정부의 대만 문제에 대한 입장이 정말로 변하지 않았다면 일본 지도자는 이른바 ‘존립위기 사태’를 대만 문제와 연관시켜서는 안 됐다”며 “(일본은) 말과 행동이 달라지지 않았다고 하면서도 점점 선을 넘었다”고 말했다.
마오 대변인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입장 변화가 없다는 한마디 말만으로는 중국 측의 우려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일본은 중국의 엄중한 요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잘못된 발언을 철회하며 중국에 대한 약속을 실제 행동을 통해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 언론들은 다카이치 총리의 사과가 없다면 더 강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화통신은 논평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잘못된 발언을 철회하지 않으면 80년 전보다 더욱 철저한 실패에 직면할 것”이라고 했다. 관영 환구시보도 논평을 통해 “만약 일본이 잘못된 발언을 철회하지 않고 도발적 행동을 한다면 중국은 더 강력한 대응 조치를 취할 이유가 충분히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