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시드김서준 현대글로비스가 지난 13일(현지시간) 자동차운반선을 통해 현대로템의 K2 전차 20대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21문을 폴란드 그단스크항까지 운송했다고 17일 밝혔다.
방산·중공업 특수화물은 외부 충격으로 부품이 손상되면 재생산, 재조립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납기 지연은 국가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안전 운송이 필수적이다.
다층의 밀폐형 구조인 자동차운반선은 차량이 자가 동력으로 직접 선적, 하역하는 ‘RORO(Roll On-Roll Off)’ 방식이다. 전차, 자주포, 철도차량 등 컨테이너에 실을 수 없는 대형·중량(브레이크벌크) 화물도 크레인 없이 선적할 수 있다고 현대글로비스는 설명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상반기부터 K2 전차 124대, K9 자주포 60문을 폴란드를 비롯한 유럽 각지로 실어 날랐다. 현지 내륙 운송은 자회사인 아담폴이 맡아 해상부터 육상에 이르는 일괄 운송체계를 구축했다.
향후 고속열차, 석유화학 플랜트 설비,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등 대형 화물 해상운송 프로젝트도 잇따라 수주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자동차운반선을 현재 94척에서 128척으로 늘릴 계획이다.
추가되는 선박은 완성차를 최대 1만대 실을 수 있는 초대형 선박으로, 화물 적재공간이 넓은 만큼 브레이크벌크 화물을 운송하기에 더욱 적합하다고 현대글로비스는 전했다.
말레이시아 남부 조호르주가 최근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초대형 데이터센터 건립지로 부상하면서 주민들이 물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산업에 필수적인 데이터센터 가동에는 막대한 양의 물이 필요하다. 주민이 겪는 단수 피해를 최소화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조호르주에서 데이터센터 가동이 급증하며 서버 냉각에 필요한 물 사용량도 폭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현재 조호르주에서 운영·건설 중인 데이터센터가 약 47곳으로, 이들 시설 가동에 하루 약 6억7500만ℓ의 물이 필요하다고 추산하고 있다. 이는 올림픽 규격 수영장 약 270개를 채울 수 있는 양이다.
오늘날 조호르주의 데이터센터 규모는 1500㎿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는 5년 전과 비교해 100배 증가한 수치로, 약 100만가구 이상이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라고 데이터센터 조사업체 DC바이트는 밝혔다.
데이터센터 급증의 배경에는 2019년 싱가포르 정부가 전력·수자원 부담 증가를 이유로 신규 데이터센터 개발을 중단한 일이 있다. 2022년 중단 조처는 해제됐지만 규제는 남아있어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바이트댄스 등 글로벌 IT 기업들은 점차 이 지역으로 눈을 돌렸다. 말레이시아 정부도 이를 국가 기술 경쟁력 강화의 기회로 여기고 유치전에 적극 나섰다.
그러나 주민들의 식수원이 위협받고 있다. 주민 무하맛 아즈리엔 모하마드 알리는 “올해만 세 차례 단수를 겪었고 수압도 눈에 띄게 약해졌다”고 SCMP에 말했다. 그가 거주하는 에코보타닉 지역은 조호르주에서도 인프라가 잘 갖춰진 부유한 지역으로 꼽히지만, 인근 산업단지인 누사자야 테크파크에 데이터센터 8곳이 24시간 가동되면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주민들의 피해가 커지자 정부에서도 우려가 나왔다. 말레이시아 국가수도서비스위원회는 지난 8월 공공 상수도 공급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에게 재활용수·빗물·해수 등 대체 수자원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170만 조호르 주민의 물 사용을 보장할 적절한 규제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무하맛 샤키브 빈 샤릴니잠 보전금융 분석가는 SCMP에 “새로운 사업 발표는 이어지지만 이들의 물 사용량이나 환경 영향은 공개되지 않는다”며 “통제 없는 확장이 주민의 식수원을 압박하고 환경 훼손을 앞당긴다”고 말했다. 그는 “필요한 것은 개발 억제가 아니라 물 안보를 확보할 장기 계획”이라며 투명한 모니터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