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흥신소 12·3 불법계엄에 가담한 공직자를 조사하는 헌법존중 정부혁신 태스크포스(TF)가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장 없이 휴대전화 제출을 유도해 디지털 포렌식(증거 분석)하는 방식은 과거 더불어민주당이 위헌적이라고 지적한 데다 TF 설치에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국무총리실은 지난 11일 헌법존중 TF 추진계획에서 공직자의 개인 휴대전화의 자발적 제출을 유도하고 협조하지 않으면 직위해제 후 수사 의뢰도 고려한다고 발표했다. 국가권력이 개인을 압박해 임의제출이라는 형식으로 휴대전화를 사실상 압수수색하는 행태는 위헌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법원 영장을 받지 않고 사생활을 제한 없이 들여다봐 헌법상 통신·비밀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이다.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정승윤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020년 논문 ‘감찰의 한계에 관한 소고’에서 자기부죄거부의 특권(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을 헌법상 권리)을 근거로 감찰에서의 공무원 개인 휴대폰 제출명령과 비협조 시 불이익 처분은 위헌이라고 적었다.
헌법존중 정부혁신 TF를 “당연한 일”이라고 했던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때는 감사원 감사를 “사찰”이라고 규정하며 공무원들에 대한 조사 방식을 비판한 바 있다.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2023년 3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코로나19 백신 수급 실태 감사’에 대해 “위계질서가 강한 공직사회에서 감사원에 심리적 위압감을 느낀 공무원 및 공공기관 직원들이 임의제출 형식으로 개인 메시지라든가 휴대폰을 포렌식당하는 등 거의 반강제적으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2020년 7월 국회 법사위에서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감사’에 대해 “개인에 대해 압수물을, PC나 휴대폰을 감사원이 영장도 없이 디지털 포렌식한다는 것은 굉장한 문제”라며 “헌법상 영장주의에 비춰 맞는 것인지 검토해달라”고 말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2016년 ‘절대 전화기를 뺏기면 안 된다’고 발언한 영상을 재생하며 “공무원의 PC와 휴대폰을 마구잡이로 파헤치고 제보센터를 만들어 동료 직원 고발을 수집하는 것은 북한에서 목도할 법한 불법적 공무원 사찰”이라고 주장했다.
헌법존중 정부혁신 TF는 헌법기관인 감사원과 달리 설치에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노태우 정부가 공직사회 기강 해이와 부동산 투기를 근절하겠다며 대통령 직속 ‘청와대 특명사정반’을 운영했을 때도 민주당은 법적 근거가 없다며 비판했다.
김정길 통일민주당(현 민주당) 의원은 1990년 6월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는 대통령비서실 일부에 법에도 없는 권능을 부여함으로써 특명사정반이라는 것을 만들어 일종의 인기전술로 대응하고 있다”며 “도대체 법적 근거가 있는 것인가”라고 질의했다.
김 의원은 이종남 당시 법무부 장관이 ‘행정권은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정부에 속한다’는 헌법 제66조 등을 근거로 제시하자 “이런 것이 법적 근거가 된다고 국회에 와서 이야기할 수 있느냐”고 질타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헌법존중 정부혁신 TF에 대해 “아주 유치한 발상”이라며 “오히려 이재명 대통령의 그동안 성취를 깎아 먹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엔비디아의 호실적에 인공지능(AI) 거품론도 수그러들면서 코스피가 4000선을 탈환했다. 불안심리에 떠났던 외국인도 저가매수에 나서고 삼성전자 등 반도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다. 그러나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연말 금리인하 가능성은 더 멀어졌고 AI거품 우려도 잔존하고 있어 심리가 악화될 여지는 남아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75.34포인트(1.92%) 오른 4004.85에 마감하며 3거래일만에 4000선을 회복했다. 장중엔 129.86포인트(3.31%) 오른 4059.37까지 오르기도 했다. 코스닥지수도 전장보다 20.62포인트(2.37%) 오른 891.94에 마감하며 강세를 보였다.
대만 가권지수는 3.18% 상승마감, 일본 닛케이225는 장중 4% 넘게 급등하는 등 엔비디아의 실적발표 효과에 국내·외 증시가 일제히 환호했다.
19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시장의 예상치를 상회한 매출액(570억1000만달러)과 매출전망(4분기, 650억달러)를 발표했다. “블랙웰 칩 판매가 차트를 뚫고 나갈 기세”라고 밝힌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AI산업이 선순환 구조에 있다고 AI거품론을 일축하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커졌다.
앞서 월가에선 엔비디아 주가가 실적발표에 따라 양방향으로 7% 등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는데, 애프터마켓을 포함해 전일 대비 8%까지 오르면서 위축된 분위기가 반전됐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6457억원, 기관은 7619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코스피를 견인했다. 외국인이 이날 가장 많이 순매수(5320억원)한 삼성전자는 전장보다 4100원(4.25%) 급등한 10만6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3거래일만에 ‘10만전자’에 복귀했다. 차익실현 압력에 급락했던 조선 방산 등도 저가매수세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는 장중 6% 넘게 반등해 ‘59만닉스’까지 올랐지만 외국인이 대거 순매도에 나서면서 상승폭이 축소됐다. SK하이닉스는 전장보다 9000원(1.6%) 오른 57만1000원에 마감했다.
AI거품론이 수그러들었지만 미국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은 오히려 커졌다. 같은 날 공개된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에서 연내 기준금리 동결이 바람직하다는 연준 의견들이 많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12월 금리인하 확률이 32.8%까지 줄어들었다.
엔비디아의 실적으로 반도체는 급등세를 보였지만, AI투자를 주도하며 반도체를 구매하는 빅테크의 주가는 수익화 우려 등으로 강세가 제한되기도 했다. 낙관론이 커졌지만 언제든 투자심리가 비관적으로 돌아설 여지가 있는 셈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AI 호재에 투자심리 개선이 나타나면서 매파적인 금리환경이 가려졌다”며 “상승세를 지속하기 위해선 외국인 수급 이탈 요인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