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사무소 “열다섯 살이 막 된 아들이 있는데요. 이 아이에게 무엇을 전공하고, 어떤 것을 배우라고 해야 할까요? 아니, 나중에 어떤 일을 해도 좋다고 말해야 하는 걸까요?”
인공지능(AI)과 관련한 포럼이나 대화마다 단골로 마주하는 질문 앞에서, 오늘도 만족스러운 답을 하지 못할 게 뻔했다. 대체 전 세계 어느 누가 그 답을 알겠나. 그래도 조금이라도 다른 관점을 제시하는 게 전문가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내 전공은 인간과 컴퓨터가 상호작용하는 과정의 시너지를 디자인하는 것이다. 그간의 관찰을 엮어 설명을 풀어보았다.
지난 몇년 동안, 각 분야 다양한 직업군에서 “AI 좀 쓴다”는 사람들을 만나왔다. 당신은 얼마나 AI 도구를 잘 쓰고 있는지, 기술적 한계가 있었다면 어떻게 극복했는지, 앞으로 당신의 일의 형태는 어떻게 변할 것이며 그 직업은 계속 남아 있을지 같은 포괄적인 질문들을 던지고 몇 시간씩 이야기를 나눴다. 그들의 입에서 하나같이 나온 단어가 있었는데, 그것은 ‘책임’이었다. 결국 AI와 협업한 결과물을 세상에 내보이기로 작정했을 때, 그 순간부터 온전히 책임지는 것은 ‘나 자신’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현재도 그렇듯 모두가 ‘책임자’의 자리에 오를 수는 없지 않을까. ‘책임지는 자’라는 경계는 마치 완치 선고를 내리는 의사나, 판결을 내리는 법조인의 모습을 상상하게 되니 말이다. 그래서 ‘책임지는 사람’이라는 역할이 차지하는 범위는 여전히 인구 전체를 포괄하기엔 턱없이 부족해 보였다. 그러다 우리가 챗GPT로 보고서를 만들고, 클로드로 코드를 짜는 행위를 유심히 살피게 됐다. 모두가 책임자였다. 관찰 과정에서 알게 되었다. 각 개인들은 ‘이걸로 충분하다’에 도달하는 데까지 각기 다른 감각을 발휘하고 있었다. 질문 하나만 가지고 나온 결과물에 머무는 이는 극소했고, 오히려 AI에 질문을 계속하는 바람에 “내가 하는 것보다 시간이 더 걸리더라”는 사람도 나왔다. 특히 이미지, 영상 생성 모델들이 프롬프트에 맞춰 세밀한 수정까지 할 수 있게끔 발전하면서, 창작자들은 ‘어디에서 멈출 것인가’를 고민하게 됐다. “이 정도면 훌륭해” “여기서 그만해야지, 안 그러면 밤새우겠다” 같은 경험들이 생겼다.
이것이 단지 몇명의 창작자, 일부의 직군 이야기에만 그친다고 생각지 않는다. 손끝에서 프롬프트로 명령을 내리는 그 순간부터 결정해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어디까지 깊게 파고들어갈지, 어느 순간에 멈출지, 그리고 그 결과물을 교수님께, 직장 상사에게, 고객에게 책임지고 내밀 수 있을지를 스스로 납득해야 한다. 질문을 던지고, 적정한 정도를 알고, 결과물에 책임을 질 줄 아는 감각은, 전 분야에 걸쳐 중요도가 더 커질 것이다.
질문을 던진 ‘열다섯 살 아들을 둔 분’께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해요”라고 제언한다는 것은 마치 “착한 아이로 자라야 합니다” 같은 뻔한 명제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각 직군을 뜯어보면 그 책임의 영역이 여전히 중요하고, 그래서 사람의 존재가 두드러지는 지점은 분명히 남아 있을 것이다. 거기에 앞으로 ‘일의 미래’ ‘역량의 미래’가 있지 않을까 싶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7일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제헌절(7월17일)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내용의 공휴일에 관한 법률(공휴일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의결했다. 개정안이 행안위 전체회의를 거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제헌절은 공휴일이 된다.
개정안이 내년부터 시행될 경우 제헌절 공휴일은 18년 만에 부활한다. 제헌절은 2005년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이 개정되면서 2008년부터 공휴일에서 제외됐다. 현재 법률로 기념하는 국경일인 3·1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제헌절 가운데 공휴일이 아닌 날은 제헌절뿐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제77주년 제헌절인 지난 7월17일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제헌절은 헌법이 제정·공포된 것을 기념하는 날임에도 이른바 ‘절’로 불리는 국가 기념일 가운데 유일하게 휴일이 아닌 것 같다”며 “제헌절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면 좋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 이후 18일 진행된 중·일 외교 국장급 협의가 끝난 뒤 모습이 SNS에서 주목받고 있다. 중국 외교부 국장이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일본 외무성 국장을 내려다보는 듯한 모습이 영상에 담였는데, 영상이 공개된 데는 중국 당국의 의도가 담겼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중국 관영매체 CCTV 계열 SNS 계정인 ‘위위안탄톈’은 이날 가나이 마사아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주사장(아시아국장)과 만난 뒤 청사를 빠져나가는 장면을 공개했다. 약 20초 분량의 영상에는 류 국장이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굳은 얼굴로 가나이 국장을 내려다보는 듯한 모습이 담겼다. 가나이 국장은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숙인 채 류 국장이 하는 말을 듣는 것처럼 보인다.
영상은 앞뒤 맥락이나 설명이 없이 공개됐으나 일본으로선 굴욕적인 모습처럼 비칠 수 있는 장면이다. 관영매체 계정에 올라온 점에 미뤄보면 중국 측이 의도적으로 이 장면을 공개·유포한 것으로 추측된다. 위위안탄톈은 “현장 기자들이 회담 내용에 대해 질문했으나, 가나이 국장은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류 국장은 이날 만남 자리에서 “다카이치 총리 발언의 성격과 영향은 극히 악질적이며 중국 국민의 공분과 규탄을 불러일으켰다”며 “중국은 일본 측이 잘못된 발언을 즉각 철회하고, 대중 문제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행위를 중단하며 실제 행동으로 잘못을 바로잡아 중·일 관계의 정치적 기반을 지킬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일본 외무성은 이날 오후 자료를 내고 가나이 국장이 쉐젠 주오사카 중국 총영사관의 ‘다카이치 총리 참수’ 극언에 대해 항의하고 일본 정부의 일관된 입장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일본은 다카이치 총리의 국회 발언이 양안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기존 태도를 바꾸는 것이 아니며, 중·일간 인적 교류 등엔 차질이 없어야 한다는 뜻을 밝혀왔다.
교도통신은 이번 만남에도 양측 간 골이 메워지지 않았다면서 “긴장이 장기화할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