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치료제구입 우크라이나가 자국 방어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프랑스 라팔 전투기 100대를 구매하기로 했다. 미국이 중재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휴전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이번 구매 계약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유럽의 굳건한 지지를 보여주는 합의로 평가된다. 다만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동결된 러시아 자산을 이용한다는 유럽연합(EU)의 구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자금 조달 방안이 문제로 남았다.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파리 근교 빌라쿠블레 공군기지에서 향후 10년간 라팔 전투기 최대 100대를 구매하는 내용의 의향서에 서명했다. 우크라이나가 라팔 전투기를 사는 건 이번이 처음이며, 프랑스가 개발 중인 대공 방어 시스템 SAMP-T와 무인기(드론), 유도 폭탄 등을 공급받는 내용도 의향서에 담겼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합의는 엄청난 규모로 우크라이나군 재건에 필요한 수준”이라며 “프랑스는 우크라이나를 지속해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방어능력을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역사적 합의”라고 했다. 이날 합의는 우크라이나가 지난달 22일 스웨덴으로부터 향후 10년간 스웨덴산 그리펜 전투기를 최대 150대 구매하기로 한 이후 몇 주 만에 이뤄졌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의 장기적 위협으로부터 우크라이나를 방어하겠다는 유럽의 결의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다만 라팔 전투기 100대를 구매할 자금 조달 방안은 확정되지 않았다. 프랑스 최첨단 전투기인 라팔은 1대당 1억유로(약 17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우크라이나와 프랑스는 EU에 동결된 러시아 자산 등을 구매 자금으로 이용하겠다는 계획인데 EU는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EU는 현재 동결된 러시아 자산을 활용해 앞으로 2년 동안 우크라이나에 1400억유로(약 238조원)를 무이자로 빌려주는 ‘배상 대출’을 추진하고 있으나, 벨기에 등이 난색을 표해 가로막혀 있다. 러시아 동결 자산 대부분이 묶여있는 중앙예탁기관 유로 클리어가 위치한 벨기에는 러시아에 보복당하거나 법적 책임을 떠안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EU 집행위는 고심이 깊어지자 이날 회원국들을 상대로 대안을 제시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NYT는 전했다. 대안으로는 회원국별로 우크라이나에 직접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 EU가 공동으로 돈을 빌려 지원하는 방안 등이 제시됐다. 다만 직접 보조금은 이미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회원국에 부담이 되고, 공동 차입은 이자 등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에서 둘 다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NYT는 “동결 자산을 활용한 자금 지원 계획이 무산될 경우 더 나은 대안은 없다는 게 분명해지고 있다”며 “계획 실현을 위한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심각한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짚었다. 최악의 경우 우크라이나가 프랑스 등에 전투기 대금을 지급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언론은 이행 의무가 없는 의향서 형식으로 공급 규모를 부풀려 잡았을 수 있다고도 분석했다.
한편 겨울철을 맞아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반시설을 집중 공격 중인 러시아는 이날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주 이즈마일항에 정박해있던 튀르키예의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용 선박을 공격했다. 이즈마일항은 흑해 하구에 위치해 우크라이나의 주요 수출입 항구 중 하나로 꼽힌다. 유로뉴스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 지역을 통해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입하는 그리스와의 계약에 서명한 지 하루 만에 이번 공격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지난 19일 오후 갑작스럽게 들려온 퀸제누비아2호의 좌초사고는 밤늦게까지 전국민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다. 승무원들의 과실로 발생한 이 사고는 자칫 대형참사로 이어질뻔했지만, 발생 3시간여 만에 전원 구조될 때까지 “천운”이라고 할 정도로 여러 요행이 따라줬다.
20일 김주성 목포해양대 항해학부 교수는 “섬을 들이받으면서 섬을 끼고 배가 올라타 고정되면서 피해가 적었던 것 같다”며 “만약 각도가 틀어져 섬 옆을 비껴가서 배 옆이 찢겨지기라도 했으면 침몰 등의 위험항 상황이 발생할 수 있었다. 어찌보면 천운”이라고 말했다.
사고 당시 승객들은 “쾅하는 소리와 함께 배가 기울었다”고 말했다. 2만6546t급 대형 카페리선인 퀸제누비아2호의 선체 절반 가량이 섬 위로 올라탈 정도로 적잖은 충격이 가해졌다. 천만다행으로 선체는 파손되지 않았고, 썰물이 되면서 선체가 바위틈에 낀 채로 비스듬하게 고정돼 전복되지도 않았다. 해경은 최초 출동 당시 “선수 기준 15도 가량 기울었다”며 큰 위험은 없다고 알렸다.
한 선박 안전감리 전문가도 “여객선의 속도가 크게 높지는 않았던 점, 좌초 형태로 사고가 난 점 등 덕에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다”며 “무인도 접근시 견시(육안) 외에 장비레이더 등으로 알람 등의 경보장치가 울리도록 돼 있는 장비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돼 있는지 등은 확인이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
사고지점이 기점인 목포항과 가까운 거리에 있었던 점도 빠른 구조가 가능했던 배경이다. 이 여객선은 오후 4시45분 제주를 떠나 오후 9시에 목포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기항을 한 시간도 채 안남겨둔 때 사고가 난 것이다.
해경에 오후 8시17분 신고가 접수된 뒤 해경함정(P-79)이 전속력으로 달려 현장에 도착한 게 오후 8시38분, 경찰관 2명이 등선한 시각이 8시54분이었다. 다른 구조선 등도 속속 도착했고, 약 3시간만에 구조가 완료됐다. 구조과정에서 날씨도 도왔다. 밤이 되면서 날이 흐려졌지만 파도 높이가 0.5m로 잔잔해 구조선으로의 이선이나 귀항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총력을 다해 신속한 구조활동을 벌인 해경과 사고의 공포 속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한 승객들의 시민의식도 참사를 막은 일등공신이다. 사고 발생 약 20분만에 해경이 현장에 도착했고, 경찰이 직접 배에 올라 승객들을 안정시켰다. 승객들을 위한 숙소(2곳) 마련과 의료지원 등도 신속하게 이뤄졌다. 해경은 30분~1시간 단위로 자료를 배포해 구조경과 등을 국민들이 알 수 있게했다.
승객들은 침착하게 대응했다. 사고 직후 승무원들이 우왕좌왕하며 안내방송조차 안하는 사이 승객들은 서로를 일으키고 구명조끼를 씌워주며 침착하게 뱃머리로 이동했다. 구조가 시작돼 노약자와 어린이 등 순으로 먼저 하선하기 시작했을 때도 서로 먼저가겠다는 소란 없이 질서정연하게 기다리고 하선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한편 사고 여객선은 2021년 12월 취역 당시 선명은 ‘비욘드트러스트호’로, 처음엔 인천~제주 구간을 운항했다. 취역 1년간 엔진 고장 등 다섯 차례 고장이 발생하면서 장기결항하는 등 논란이 일었던 이력이 있다. 이후 선사가 현재의 씨월드고속훼리로 바뀌면서 이름이 퀸제누비아2호로 바뀌었고, 운항 구간도 목포~제주 구간으로 변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