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 책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러시아와 협의해 ‘가자지구 평화구상’과 유사한 형태의 러·우크라이나 평화협정 초안을 작성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지난 8월 미·러 정상회담 이후 공전해온 종전 논의가 다시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다만 협의에서 우크라이나가 사실상 배제돼 민감한 쟁점인 영토 문제 등에서 러시아의 요구를 대폭 반영한 초안이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는 18일(현지시간) 양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러 양국이 총 28개 항목으로 구성된 우크라이나 종전 계획을 수 주간 비밀리에 협의했다고 보도했다.
스티브 윗코프 미 대통령 중동특사가 이번 초안 작성을 주도하고 있다. 러시아에선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 대표이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경제특사인 키릴 드미트리예프가 참여한다. 두 사람은 지난달 24~26일 미 마이애미에서 만나 초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초안은 우크라이나 평화체제, 안전보장, 유럽 안보, 미·러·우크라이나 미래 관계 구상 등 4가지 범주로 구성돼 있다. 드미트리예프 특사는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과 미·러관계 회복, 러시아의 안보 우려 해소 방안을 담은 제안서를 마련하려는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유럽 전체에 진정한 지속적 안보를 어떻게 가져올 것인가를 다룬다”고 말했다. 양국은 초안을 완성한 후 한 차례 보류된 미·러 정상회담 개최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초안이 종전의 핵심 쟁점인 영토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는 불분명하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알래스카 미·러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를 포함한 돈바스 지역의 완전 할양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러시아는 루한스크주 대부분과 도네츠크주 4분의 3을 점령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 전선을 동결하는 조건으로 휴전을 제안한 바 있다.
러시아 측은 협정 초안에 자신들의 요구가 상당 부분 반영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드미트리예프 특사는 “과거와 달리 러시아 입장이 진정으로 반영되고 있다고 느낀다”고 액시오스에 말했다.
백악관은 유럽과 우크라이나에 초안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액시오스는 우크라이나 관리의 말을 인용해 윗코프 특사가 최근 마이애미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측근인 루스템 우메로프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와 만나 대화를 나눴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포함한 우크라이나 측과 회담하기 위해 전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로 출국했다고 보도했다. 미 정부 관계자는 이들 대표단이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평화협상을 재개하는 임무를 맡았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 작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대화할 수는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2026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태스크포스와 진행한 행사에서 취재진이 마두로 대통령과의 대화 가능성을 묻자 “나는 아마도 그와 대화할 것이다. 나는 모든 이와 대화한다”며 “어느 시점에 나는 그와 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베네수엘라에 미국 지상군을 투입할 가능성을 배제할 것이냐는 질의엔 “아니다. 나는 그것을 배제하지 않는다. 나는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 간 이른바 가자지구 전쟁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등과 관련해서는 미 지상군 투입에 철저히 선을 그어 왔다. 하지만 미국 앞마당인 베네수엘라에 대해선 기존과 다른 태도를 보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마두로)는 우리나라에 막대한 피해를 줬다. 마약 문제가 주된 이유이기도 하지만, (베네수엘라) 죄수들의 유입은 재앙이었다”며 “그래서 어떻게 될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군사적 긴장은 최근 들어 계속 강화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날 세계 최강 항공모함인 제럴드 R. 포드호를 주력으로 하는 항모 전단을 베네수엘라 북쪽 연안인 카리브해에 배치했다. 아울러 베네수엘라 기반 국제 범죄조직인 ‘카르텔 데로스 솔레스’를 외국테러조직(FTO)으로 지정하겠다고 예고하고 해당 조직의 수장으로 마두로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을 지목했다. 이에 대해 AP 통신은 마두로에 대한 압박 강화라는 일부 분석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으로의 마약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해상에서의 ‘마약 의심 선박’ 격침 작전과 멕시코, 콜롬비아 등지의 마약 카르텔 공격 가능성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마약 차단을 위해 멕시코에서 공격을 할 것이냐고? 나는 오케이다. 마약을 막기 위해 해야 할 모든 것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실행할 것이라고 말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나는 수백만명의 생명을 구할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걸 자랑스러워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