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강제추행변호사 10·29 이태원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조사 중간 결과 발표가 늦어지자 참사 유가족이 반발하고 있다. 유가족과 시민단체는 참사에 책임이 있는 기관이 어디인지, 참사 당시 의사 결정자들의 문제는 무엇이었는지 명확히 밝히라고 특조위에 요구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와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유가협)는 18일 서울 중구 이태원 특조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태원 참사 구조 실패에 대한 특조위의 엄정한 조사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유가협과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특조위에 신속하고 성역 없는 조사를 촉구하는 조사 요청서를 냈다. 대책위는 요청서에 이태원 참사 관련 재판 과정과 과거 국정조사 등에서 밝혀진 사실을 기반으로 제기한 의혹을 담았다.
조사 요청서를 보면 참사 당시 서울경찰청이 운용한 기동대는 총 81개 부대였는데 이태원 지역에 투입된 기동대는 0개였다. 같은 해 경찰이 기동대를 81개 이상 동원한 날은 3차례 이상 있었다. 이태원 일대에 있던 현장 경찰관들은 법정에서 ‘마약 특별 단속에 집중했다’고 증언했다. 시민대책회의는 “참사 전후 수 시간 동안 현장 인파를 통제할 인력이 사실상 없었던 것”이라며 “누가 이같은 결정을 주도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가협 등은 “소방 지휘부의 책임도 조사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이태원 참사 이후 최근까지 소방이 긴급구조통제단 가동 시점을 실제 가동보다 약 1시간 이르게 거짓 보고해왔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조인영 시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은 “용산소방서, 서울소방본부, 소방청에서 모두 잘못된 시간을 보고했던 것”이라며 “개별 직원의 착오가 아니라 조직적 은폐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유가협 등은 참사 직후 희생자 시신을 수도권 곳곳으로 분산해 안치한 이유, 유가족에 대한 브리핑보다 언론 브리핑이 우선한 이유, 유가족 동의 없는 합동분향소 설치 이유 등 ‘피해자 권리 침해’ 측면의 조사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특조위는 참사 3주기인 지난달 29일에 맞춰 조사 ‘중간결과’를 발표하려다 미뤘다. 참사 희생자인 임종원씨의 아버지 임익철씨(69)는 “반년 동안 특조위의 조사 결과를 묵묵히 기다렸지만, 유가족의 기대를 저버리고 있다”며 “특조위는 미온적 행보를 멈추고, 기관의 책임을 명확히 밝혀내는 조사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가협과 시민대책회의는 지난 17일 서울서부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태원 참사 검경합동수사팀에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윤희근 전 경찰청장,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의 책임을 밝혀내라’고 요구했다. 또 국회에도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개정해 특조위의 활동기한을 연장하고, 조사 권한을 강화해달라고 요청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8일 12·3 불법계엄에 가담한 공직자를 조사하는 헌법존중 정부혁신 태스크포스(TF)에 대해 “꼭 필요한 범위에서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신속하게 진행될 것”이라며 “행정부의 안정적 혁신을 위한 집중과 절제의 지혜를 발휘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대상자는 소수에 국한될 것”이라며 “한 달, 보름 정도 제보받고 조사하면 끝날 것”이라고 했다. 공직자 휴대전화 제출을 유도하는 조사 방식, 인사 조치까지 이어지는 TF 방침을 두고 기본권 침해와 공직사회 위축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헌법존중 정부혁신 TF는) 신속한 헌정질서 회복과 공직사회 통합을 위한 불가피한 국정안정 조치”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총리는 또 “입법, 사법, 행정 등 모든 분야에서 신속하고 확고하게 내란을 정리하고 민생에 집중하라는 국민의 뜻에 부합하도록 행정부의 안정적 혁신을 위한 집중과 절제의 지혜를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총리는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내란에 동조한 공직자에 대한 신속한 조사와 합당한 인사 조치를 통해 정부의 헌법 수호 의지를 바로 세우겠다”며 TF 설치 방침을 밝혔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도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내란에 참여한 사람이 있다면 승진시키기 어렵다는 판단은 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만약 인사를 하다가 내란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사람이 승진하면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특검 결과를 보고 관련자가 나오면 인사에 반영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우 수석은 “특검이 연장되는 바람에 지금 시점에서 이 조사를 하지 않으면 내년 인사에 반영할 수 없어서 불가피하게 조처를 한 것”이라며 “아마 대상자는 소수에 국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 수석은 또 조사 기간을 두고 “1월까지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 달, 보름 정도 제보받고 조사하면 끝날 것”이라며 “전체 공직자가 다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우 수석은 TF가 공무원의 휴대전화를 법적 근거 없이 들여다본다는 지적에 대해 “자기 휴대전화는 자발적으로 제출하지 않으면 볼 수 없다고 해석돼 있다”며 “(업무용) 공용 휴대전화는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총리는 이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집트·튀르키예 방문을 위해 7박10일간의 순방길에 오른 이재명 대통령을 대신해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김 총리는 이 대통령의 순방을 두고 “이번 순방은 대한민국의 외교 지평을 한 차원 더 넓히고,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성공으로 높아진 국격을 한층 공고히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외교적 성과를 민생경제로 이어가야 한다. 관세협상 타결로 최대 불안 요인이 해소된 주요 기업들이 대규모 국내 투자와 고용 계획을 발표했다”며 “투자의 핵심은 타이밍이다. 각 부처는 규제 개선과 에너지 등 인프라 구축으로 기업투자 지원에 박차를 가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산재사망 희생자 추모 위령제에도 참석했다. 김 총리는 고 이한빛 PD 아버지 이용관씨, 고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 등 유가족을 만나 “이런저런 사정을 떠나서 일하다가 이런 시련을 당한 것은 크게 보면 국가의 책임이다, 나라의 할 도리를 다 못해서 그런 것이란 생각을 한다”며 “대통령께서도 다른 건 몰라도 안전 문제에 대해 (저보고) 대통령 대신 해달라고 맡기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