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힘빈구매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남기고 김주원이 한국 야구를 구했다. 일본전 11연패 위기에서 김주원이 일본 최고의 마무리 오타 다이세이를 상대로 동점 솔로포를 날렸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K-베이스볼 시리즈 일본과의 두 번째 경기에서 7-7 무승부를 기록했다. 6-7로 뒤진 9회말 2사 후 주자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주원이 일본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꼽히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다이세이를 상대로 극적인 동점 홈런을 날렸다. 김주원은 투스트라이크로 몰린 상황에서 다이세이의 3구째 공을 공략해 우중간을 훌쩍 넘기는 아치를 그렸다.
일본과의 프로 1군 이상 맞대결에서 2015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준결승(4-3 승) 이후 10연패에 빠져있던 대표팀을 구한 한방이었다. 연장없이 치르기로 한 평가전이라서 경기는 정규이닝 무승부로 끝났다.
한국은 경기 후반까지 11연패 위기였다가 홈런 2방으로 기사회생했다. 5-6로 뒤진 8회 공격에서 안현민이 솔로홈런을 날려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안현민은 이번 일본과 평가전 2경기에서 연속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일본전 ‘해결사’로 떠올랐다.
대표팀은 경기 막판까지 투수들의 볼넷으로 고전했다. 한국은 일본 타선에 단 6안타만 내주고도 4사구를 12개나 내주며 자멸했다. 전날 1차전에서도 4사구 11개를 헌납하고 12안타를 맞으면서 역전패했던 아쉬운 장면을 반복했다. 2차전에서는 밀어내기 볼넷만 4개다.
처음 태극마크를 단 정우주가 선발로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치며 초반 주도권을 안겼다. 정우주는 3이닝 동안 53개의 공으로 안타없이 4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2회 선두타자 마키 슈고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후속 니시카와 미쇼를 투수 앞 땅볼을 유도했으나 자신의 2루 악송구로 무사 1·2루에 몰린 장면이 유일한 위기였다. 일본의 희생 번트로 이어진 2·3루에서 정우주는 사사키 다이를 2루수 직선타, 이시카미 다이키를 삼진 처리해 스스로 불을 껐다.
대표팀은 3회말 공격에서 선취점까지 뽑았다. 선발 가네마루 유메토를 상대로 선두타자 최재훈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박해민의 좌선상 2루타, 안현민의 볼넷으로 만든 1사 만루에서 송성문이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계속된 1사 1·3루에서는 타자 한동희의 삼진 때 1루 주자 송성문, 3루 주자 안현민의 이중 도루 작전으로 일본 내야진을 혼란이 빠뜨리며 1점을 더 달아났다.
한국의 리드를 길지 않았다. 1차전과 마찬가지로 불펜 투수들의 볼넷이 문제였다. 4회 등판한 오원석이 선두타자 모리시타 쇼타에게 2루타를 맞고, 볼넷 2개까지 내주며 1사 만루를 허용했다. 일본은 사사키 다이의 1타점 적시타로 따라붙었고, 밀어내기 볼넷 2개를 더해 동점을 만들었다. 잘 맞은 타구를 병살타로 연결한 2루수 신민재의 호수비로 힘겹게 추가 실점을 막았다.
한국은 4회 안타와 사구로 만든 2사 1·2루에서 신민재의 적시타가 터지며 다시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4회 위기를 잘 진화한 조병현이 5회 1사후 연속 볼넷으로 또다시 위기를 자초했다. 한국 벤치는 투수를 김영우로 바꿨지만, 투수 강습 안타에 이은 밀어내기 볼넷으로 동점을 내줬다. 그리고 이사가미 다이키에게 역전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4·5회에만 무려 8개의 볼넷을 헌납한 한국은 5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박영현이 6·7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내며 흐름을 바꿨다. 이날 일본 투수들도 이날 볼넷(4사구 9개)이 많았다. 대표팀은 7회 볼넷 2개와 사구로 만든 1사 만루에서 대타 박동원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만회했다. 이어 박해민의 중전안타까지 터졌지만, 정확한 송구에 2루 주자 문현빈이 홈에서 아웃돼 동점 기회가 무산됐다.
대표팀의 추격세는 불펜진의 난조로 다시 꺾였다. 8회 박영현에 이어 등판한 배찬승이 내야안타 하나에 볼넷 3개로 추가 실점했다. 다행히 안현민과 김주원의 연속 홈런으로 겨우 11연패 수모는 피할 수 있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가 종묘앞 세운4구역 건물 높이를 145m까지 올릴 수 있도록 한 서울시의 개발계획에 대해 국가유산청에 외교문서를 보내 강력한 조치를 요구한 사실이 17일 확인됐다. 세계유산센터는 세계유산과 관련된 모든 행정 업무를 담당하는 사무국이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허 청장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가 ‘세운4구역의 고층 건물에 의해 세계유산 종묘가 훼손될 우려’를 표하며 ‘서울시는 세운상가 인근 재개발 관련 세계유산평가를 받도록 권고하고, (센터와 자문기구의) 긍정적인 검토가 끝날 때까지 사업 승인을 중지하라’는 강력한 권고를 최근 외교 문서를 통해 전했다”고 밝혔다.
유네스코 문서는 세계유산센터 명의로 주유네스코 대한민국 대표부를 거쳐 지난 15일 국가유산청에 전달됐으며, 국가유산청은 이 문서를 공문 형태로 이날 오전 서울시에 발송했다고 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는 세운재정비촉진구역 중 2구역과 4구역을 문제구역으로 특정해 언급했다고 했다. 허 청장은 “외교 문서이자 공식적인 문서”라고 했다.
최근 시민단체인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가 유네스코 측에 종묘 경관 우려를 전하고 국내에서도 종묘 관련 논란이 커지자 유네스코가 한국 정부 측에 추가로 우려를 표하는 차원에서 이번 문서를 전한 것으로 보인다. 유네스코는 지난 3월에도 국가유산청에 세운4구역 관련 세계유산영향평가 실시를 권고한 바 있다.
허 청장은 다만 세운4구역 외의 다른 종묘 주변 재개발 구역에 대한 세계유산영향평가 실시 가능성은 “디테일한 부분은 유네스코와 심도 있게 협의해야 할 부분”이라고만 답했다. 서울시가 유네스코의 요청 사항을 이행하지 않았을 때 벌어질 수 있는 상황도 외교 문서에는 명시되지 않았다.
허 청장은 그러면서 “문화유산법(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문화유산 보호 규정을 보다 적극적으로 적용하기 위하여 법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문화유산법 12조는 건설공사 등으로 문화유산이 훼손되는 등의 경우 “공사 시행자는 국가유산청장 지시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돼 있으나 조치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은 없는 상태다.
국가유산청은 이날 종묘 정전 상월대와 외대문 등 주요 공간에서 바라본 ‘145m 고층 건물’ 가상 이미지를 공개하며 문제의 심각성을 시각적으로도 제시했다. 허 청장은 “국가유산청이 세운4구역의 재개발을 반대하는 입장이 아니”라면서도 “종묘의 유산적 가치를 보존하고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할 현실적인 해법을 서울시가 국가유산청과 함께 도모해주시길 희망한다”며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조정회의 구성을 제안했다.
허 청장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날 SNS를 통해 “국가유산청은 보존을 우선으로 하는 행정기관이기에 도시계획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가 부족하다”며 “여러 가치 중 한 가지에만 천착”한다고 한 것에도 반발하며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 청장은 “국가유산청은 유산을 보존하지만 활용하는 일도 해 왔다”며 “역사유적이 많이 있는 곳이 왜 빌딩 숲이 돼야 하나. 서울시가 시민에게 탄소를 물려줄 지 산소를 물려줄 지 미래를 위해 생각해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