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가입 지난 4년간 국내 섬에서 처음 발견된 곤충 가운데 절반 이상이 열대·아열대 곤충인 것으로 나타났다. 곤충뿐 아니라 바다에서도 이전에 볼 수 없던 아열대성 어종이 늘고 있어, 이상기후로 인한 기온·수온 상승이 생태계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일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이 공개한 ‘2021~2024년 섬·연안 생물자원 조사·발굴 연구’ 결과를 보면, 지난 4년간 국내 섬 지역에서 발견된 미기록종 곤충은 총 45종이다. 미기록종은 특정 지역(국가·섬·해역 등)에서 처음 발견된 생물을 뜻한다. 이전에는 해당 지역에서 존재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거나 보고된 적이 없는 종이다.
국내 섬 지역에서 새로 발견한 곤충 45종 중 25종(55%)은 열대·아열대성 곤충이었다. 나머지 20종은 온대·냉대성 곤충으로 확인됐다.
새로 발견된 열대·아열대성 곤충은 제주도와 거제도 등 주로 국내 남부 섬 지역에서 서식했다. 제주도에서는 ‘닮은모래가는납작벌레’ 등 6종, 거제도에서는 ‘푸른줄까마귀왕나비’ 등 5종이 발견됐다. 이들 곤충은 일본 오키나와, 인도 등 주로 적도와 가까운 저위도 지역에서 사는 종들이다.
곤충이 외부 온도 변화에 민감한 변온 동물임을 감안하면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이 서식지 변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조사에서 미기록종 6종이 발견된 제주도는 지난 5년간 연 평균기온이 꾸준히 상승했다. 지난해에는 기상 관측이래 가장 높은 17.8도를 기록했다. 호남권생물자원관은 “여름과 겨울의 기온 차이가 뚜렷한 온대 기후에 속하는 국내에 저위도의 더운 기후에 서식하는 생물들이 발견되고 있다”며 “기후변화가 우리나라 생물다양성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바다에서도 새로 출연하는 아열대성 어종이 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올해 국내 배타적경제수역에서 미기록 물고기 알과 어린 물고기 등 7종을 발견했다. 올해 발견된 어린 물고기는 붕장어과(열대)와 날치과(열대), 샛비늘치과(아열대), 그물메기속(온대) 등이다. 이들은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어종으로 국명이 없다.
2017년부터 시행 중인 국내 수산자원 조사에서는 해마다 미기록종이 발견되고 있다. 지난해 조사에서도 아열대 해역에 주로 서식하는 미기록종 8종이 확인된 바 있다. 해양 수온 상승과 해류 변화 등 기후변화가 열대·아열대성 어류의 유입 증가로 이어져 해양 생태계 구조를 바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회담에서 가장 주목받은 이름은 2018년 튀르키예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서 암살된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였다. 카슈끄지 암살 사건의 배후로 빈살만 왕세자가 지목되면서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에게 환영받지 못하던 빈살만 왕세자는 이번 방미와 트럼프 대통령의 환대로 국제무대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카슈끄지의 실종 및 암살은 당시 전 세계적으로 분노와 외교적 파장을 일으킨 초대형 사건이었다.
사우디에서 언론인으로 일하던 카슈끄지는 2017년 미국으로 자진 망명해 워싱턴포스트(WP)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사우디 정부를 비판하는 칼럼을 여러 차례 기고했다.
2018년 10월 결혼에 필요한 서류를 받기 위해 주이스탄불 사우디 영사관을 방문한 카슈끄지는 그 뒤로 실종됐고, 튀르키예 수사당국은 그가 살해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사우디는 결국 카슈끄지를 사우디로 송환하려던 시도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그를 살해했다고 인정했다.
튀르키예 정보기관이 입수한 녹음파일이 공개되면서 국제적 파장은 더욱 커졌다. 녹음파일에는 카슈끄지가 사우디 요원들과 싸움을 벌이고 살해당하는 소리, 뼈 절단기가 시신을 훼손하는 소리가 담겨 있었다.
사우디는 ‘하급 관리의 실수’라고 주장했지만 미 중앙정보국(CIA)은 2018년과 2021년 보고서에서 배후에 빈살만 왕세자의 지시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유엔 특별보고관도 2019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암살에 사우디 정부의 책임이 있다며 국제수사 및 책임소재 규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후 바이든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사우디를 ‘왕따 국가’(pariah)로 만들겠다고 공언하고 빈살만 왕세자와 직접적 접촉은 피했다. 하지만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세계 유가가 치솟자 석유 증산을 요청하기 위해 사우디를 방문하기도 했다. 이때 바이든 전 대통령은 빈살만 왕세자와 악수하지 않고 주먹 인사를 나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빈살만 왕세자의 카슈끄지 암살 지시 의혹을 부인하고 그를 옹호한 것에 대해 카슈끄지가 설립한 민주주의 단체 DAWN의 대표이사 사라 리아 휘트슨은 “지도자(트럼프 대통령)가 매수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그는 “카슈끄지 암살은 빈살만의 무모함과 충동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며 “미국 기업들이 무자비하고 충동적인 독재자가 기업 지분을 대량으로 취득하고 미국 산업에 영향력과 통제력을 행사하도록 방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슈끄지의 부인 하난 엘라트르 카슈끄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카슈끄지에 대해 “논란이 큰 인물”이라고 한 것에 대해 “이것이 그를 살해할 명분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자말은 용감한 사람이었다”며 “빈살만 왕세자가 나를 만나 사과하고 남편의 죽음에 대해 보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WP는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카슈끄지의 유산을 모독하고 사실과 상충하며, 대통령의 직책에도 어울리지 않는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