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팔로워 미국 하원의 ‘제프리 엡스타인 문건’ 공개법안 표결에 공화당 하원 의원들이 대거 찬성표를 던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문건 공개에 반대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은 갑자기 태세를 전환해 “‘민주당 사기극’에서 벗어나기 위해 엡스타인 문건 공개에 찬성표를 던지라”고 주장했다.
하원 공화당 지도부는 18일(현지시간)을 목표로 엡스타인 문건 공개법안 표결을 추진하고 있다고 CBS방송이 16일 보도했다. 이 법안은 2019년 수감 중 사망한 미성년자 성착취범 엡스타인과 관련하여 법무부가 보유한 모든 수사 자료들을 공개하도록 강제하는 내용이다.
토머스 매시 공화당 하원의원은 ABC방송 인터뷰에서 “공화당 의원 100명 이상이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에도 엡스타인 문건 공개에 찬성표를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 의원들 상당수가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내년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유권자의 요구를 거스르기 힘들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7%는 피해자 이름이 삭제된다는 조건에서 모든 자료가 공개되길 원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번주 표결에서 많은 찬성표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법안 상정 권한을 가진 존슨 의장은 당초 표결을 거부했다. 그러나 하원 과반이 지난 12일 해당 법안을 본회의에 강제 부의하자는 청원에 서명하면서 표결을 막는 데 실패했다.
법안이 하원을 통과한다고 하더라도 상원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존 슌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엡스타인 문건을 표결에 부칠지에 대한 확답을 거부한 상태다. 설령 상·하원 모두 통과하더라도 그다음엔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이 기다리고 있다. 대통령 거부권을 무력화하려면 상·하원 모두에서 3분의 2 이상 찬성표가 나와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은 작다.
엡스타인 문건 공개가 불발되도록 공화당에 압력을 가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트루스소셜에 쓴 글에서 “우리는 숨길 것이 없다”며 “급진 좌파 광신자들이 퍼뜨린 민주당 사기극에서 벗어나도록 공화당 하원은 엡스타인 문건 공개에 찬성표를 던지라”고 갑자기 태도를 바꿨다.
법안의 상원 통과 가능성이 낮다고 봤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여자 트럼프’로 불리던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이 엡스타인 문건 공개 추진에 가세하자 “배신자”라며 지지를 철회한 바 있다.
다만 법안의 통과 여부와 관계없이 하원 표결에 부쳐진 것만으로도 엡스타인 문건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타격이 되고 있다. 법안을 지지하는 하원 의원들은 18일 연방의회 의사당 앞에서 엡스타인 피해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 하원 감독위원회가 최근 공개한 파일 중에서 엡스타인과 지인들이 주고받은 e메일 2300여건을 분석한 결과 이 중 절반 이상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등장한다고 보도했다.
앞서 외신들은 엡스타인이 2019년 1월 지인에게 보낸 e메일에서 당시 현직이던 트럼프 대통령을 두고 “그는 당연히 (성착취 피해) 소녀들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스라엘의 극단주의 성향 유대인 정착민들이 팔레스타인 마을에 또다시 불을 질렀다.
1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WAFA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유대인 정착민 수십명이 요르단강 서안 자바 마을에 들이닥쳐 민가 3채, 자동차 3대 등에 불을 질렀다.
용의자 체포를 위해 이스라엘군 병력이 현장에 파견됐다. 군은 “지역 안보를 해치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모든 형태의 폭력을 규탄한다”며 “이런 일들은 장병들이 국방과 대테러작전이라는 본연의 임무에 집중할 수 없도록 한다”고 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이날 자바 마을에서 가까운 에프라트 정착촌 주변에 정착민들이 건설해둔 불법 전초기지를 이스라엘 당국이 철거한 일과 관련이 있다.
정착민은 타이어에 불을 붙이고 바리케이드를 치는 등 철거 과정에 강하게 저항했다. 일부는 군경을 향해 돌을 던졌다. 이 과정에서 정착민 6명이 체포됐고 이스라엘 경찰 일부가 다쳤다.
이스라엘 지도부는 정착민들의 폭력에 비판 목소리를 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성명에서 “폭도들에 대한 최대한의 사법처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폭력적이고 범죄적인 소수의 무정부주의자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용납되지 못할 것”이라며 “폭력을 행사하는 자에게는 어떠한 관용도 베지 않겠다”고 밝혔다.
유대인 정착민들은 지난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휴전 이후 요르단강 서안 팔레스타인 주민을 향해 폭력 행위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복면을 쓴 정착민들이 요르단강 서안의 베이트리드 마을에 몰려가 농지, 창고, 트럭, 천막 등에 방화했고, 13일에는 일부 정착민이 데이르이스티야 마을의 하자하미다 모스크(이슬람 사원)에 불을 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