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출연한 MBC 교양 리얼리티 프로그램 <남극의 셰프>가 지난 17일 첫 공개됐다. 백 대표는 지난 5월 기업 운영에 집중하겠다며 방송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남극의 셰프>는 그 이전인 지난해 말 촬영을 마친 프로그램이어서, 백 대표의 본격적인 방송컴백으로 보기는 어렵다. 다만 이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 반응에 따라 백 대표의 방송 복귀여부나 시점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남극의 셰프>는 MBC와 LG유플러스의 ‘스튜디오 X+U’가 공동 기획했다. 백 대표와 배우 임수향, 채종협, 가수 수호가 ‘명예 대원’으로 남극을 찾아 과학기지 대원들에게 따뜻한 한 끼를 전하는 내용이다. 13년 전 다큐멘터리 <남극의 눈물>(2011) 이후 극지연구소와의 교류를 이어 온 MBC가 ‘지금의 남극을 이야기하겠다’며 야심 차게 준비한 프로그램이다.
대원 네 명이 남극 기지에 입성하기까지를 그린 1화에서는 ‘백종원 중심의 요리쇼’로 보이지 않으려는 제작진의 고민이 느껴졌다. 녹아내린 남극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의 생태계를 촬영한 컷을 반복 제시하며 환경 다큐멘터리 요소를 강조하는 식이다. 기후 변화에 관한 인터뷰 문답도 많다. 백 대표는 ‘남극에 가려는 이유’를 묻는 말에 “남극은 기후 변화의 시작이다. 연구하러 간 분들이 힘들게 잘 버텨주고 있다 하니 내가 뭘 해줄 수 있을까 (싶었다). 사명감 같은 거다”고 답했다.
<남극의 셰프> 황순규 PD는 MBC를 통해 배포된 일문일답에서 “출연자 이슈가 생기면서 회사에서도 깊은 고민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제작진 또한 이 사안을 심각히 인지하고 프로그램의 메시지와 방향을 진지하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올해 4월 편성이 예정됐으나, 각종 논란으로 프로그램이 표류했던 사정을 언급한 것이다. 그는 프로그램이 “출연자가 주인공인 ‘요리쇼’가 아니”라며 “극한의 환경 속에서 인간과 자연, 공존의 의미를 탐구하는 기후환경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예능적 요소는 최소화했다. 보통의 외국 현지 촬영 요리 프로그램은 출연자들의 성격적 특색과 케미스트리를 강조하며, 일종의 시트콤·캐릭터 쇼처럼 느껴지도록 편집한다. <남극의 셰프>에서 그런 재미를 느끼기는 어려웠다. 구성상 중심은 요리연구가인 백 대표가 될 수밖에 없는데, 그것을 들어내지 않으면서도 백 대표만 강조되지 않도록 임수향·수호·채종협의 인터뷰 분량을 늘려 놓은 인상이 든다.
<남극의 셰프> 1화는 닐슨코리아 기준 전국 시청률 1.8%로 출발했다. 방송 전에는 전국가맹점주협의회(전가협) 등이 MBC에 <남극의 셰프> 첫 방송 보류 및 백 대표의 출연 장면 삭제를 요구하자, 더본코리아가 “극히 일부인 특정 브랜드 점주의 주장”이라고 반박하는 소동이 일기도 했다. 제작진이 “남극 기지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담겠다”며 한국에서 식자재를 가져가지 않았다는 것이 알려지며 온라인상에서는 ‘방송이 오히려 민폐였던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하지만 막상 첫 방송 후 시청자 반응은 무관심에 가까워 보인다. 소위 ‘바이럴’(입소문) 될 요소가 적은 편집인 데다가 MBC 등에서 공개된 유튜브 클립의 댓글창이 막혀 있는 상황이다. 공동제작한 LG유플러스와의 계약상 ‘다시보기’ 접근성이 떨어지는 영향도 있다. 영상은 U+tv, U+모바일tv에 매주 월요일 자정 선공개 되고, iMBC에서는 다시보기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에는 3주 후에야 VOD가 제공될 예정이다.
백 대표는 조용한 복귀에 성공할까. <남극의 셰프>가 논란 이후 가장 먼저 편성을 결정한 방송이라는 점에서 방송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논란이 한창인 와중에도 심사위원을 교체하지 않고 촬영을 완료한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2는 다음달 16일 넷플릭스에 공개된다. 취소가 어려운 해외 촬영 특성상 출연자 변경 없이 지난 4월 촬영을 진행한 tvN <장사천재 백사장> 시즌3는 방송 여부나 시점이 알려지지 않았다. <남극의 셰프>에 본격적으로 요리하는 장면이 등장할 2화부터가 민심 판단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충남도가 천안·아산 지역에 프로야구 경기와 K팝 공연을 연중 개최할 수 있는 대형 돔구장 건립을 본격 추진한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18일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천안아산역 일대에 스포츠·문화·관광이 어우러지는 미래형 복합문화체육공간, 즉 돔구장을 조성해 천안·아산을 인구 150만 문화도시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달부터 부지 선정과 타당성 조사 용역을 착수해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도는 KTX 천안아산역에서 도보 10~20분 거리에 위치한 20만㎡ 부지에 5만석 이상 규모의 돔구장을 짓고, 2031년까지 총사업비 1조원을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김 지사는 “천안아산 돔구장은 비·눈·폭염·한파에도 영향받지 않는 365일 열린 시민 문화공간이자, KTX 접근성을 기반으로 스포츠 경기와 공연·전시·축제 등 다양한 행사를 유치할 수 있는 ‘대한민국 모두의 복합 여가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는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협의해 연간 프로야구 30경기 이상을 개최하고, 축구·아이스링크 경기 등도 열 계획이다. 또 K팝 공연은 연간 150~200일 규모로 유치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하이브(HYBE), SM, JYP 등 대형 엔터테인먼트사와의 협업을 추진해 돔구장의 공동 브랜드화도 검토하고 있다.
돔구장 주변에는 광역복합환승센터와 연계한 호텔·쇼핑·문화시설 등 부가 사업을 병행해 지역 상권 활성화, 관광산업 확대, 청년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김 지사는 “도민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민간 투자 유치, 국비 확보 등 다각적 재원 조달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전문가 자문과 공론화 과정을 거쳐 투명하고 책임 있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천안아산 돔구장을 세계인이 찾는 K팝·한국 문화의 구심점이자 새로운 대한민국 문화·경제 중심 허브로 만들겠다”고 했다.
현재 국내 돔구장은 1만6000석 규모의 서울 고척스카이돔이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