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개인회생 “서울시 소재 한 복지관에서 근무했습니다. 연말 행사에 구청장과 주민 500여명을 불러놓고 신입 직원들에게 공연을 시켰습니다. 이런 문화는 없어져야 한다고 이야기했지만 ‘예전부터 내려오던 관습을 네가 왜 바꾸려 하냐’라는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사회복지사 10명 중 3명은 시설에서 장기자랑이나 공연을 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갑질119 온라인노조 사회복지지부가 지난 2월 18일부터 3월 19일까지 사회복지종사자 4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28.1%가 “회사에서 장기자랑이나 공연을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 중 절반 이상(54.1%)은 “신입사원 등 특정인만 참여했다”고 답했다.
사회복지시설에서도 최근 이용자들이 장기자랑을 하는 문화로 바뀌고 있지만, 여전히 사회복지사에게 장기자랑을 강요하는 분위기가 남아있는 셈이다. 기관장의 권력이 막강하고 문제를 제기할 경우 ‘블랙리스트’가 돼 다른 복지관 취업하기 어려워 악습이 없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의 한 요양원 시설장은 지난해 시가 주최한 장기자랑 참여를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직원 7명에게 연습을 지시했다. 시설장은 “우리 시설이 대상을 받아야 한다”며 근무시간 전후 연습을 강요하고 춤 연습에 참관해 “웃어라”며 표정 관리까지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야간 연습에 추가근무 수당은 지급되지 않았고, 행사 당일 연차 사용도 종용했다고 한다.
남성·관리자층일수록 ‘분위기를 띄우려면 공연이나 장기자랑이 있어야 한다’고 보는 경향이 강했다. 지난 6월 1~7일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직장갑질 감수성 조사’에서 “회식이나 단합대회에서 분위기를 띄우려면 직원의 공연이나 장기자랑이 있어야 한다”는 점수가 70.6점으로 나타났다. 남자(60.7점)가 여자(71.4점)보다, 상위관리자(66.2점)도 일반사원(75.8점)보다 10점 가까이 감수성이 떨어졌다.
직장갑질119는 다음 달 16일까지 ‘연말 장기자랑 강요’ 신고센터를 운영한다. 장기자랑 강요는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며, 시설장에 최대 10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박유빈 온라인노조 사회복지지부장 직무대행은 “권력을 이용한 장기자랑 강요는 복지시설의 사유화를 보여주는 단면”이라며 정부와 지자체의 감독 강화를 촉구했다.
현대글로비스가 지난 13일(현지시간) 자동차운반선을 통해 현대로템의 K2 전차 20대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21문을 폴란드 그단스크항까지 운송했다고 17일 밝혔다.
방산·중공업 특수화물은 외부 충격으로 부품이 손상되면 재생산, 재조립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납기 지연은 국가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안전 운송이 필수적이다.
다층의 밀폐형 구조인 자동차운반선은 차량이 자가 동력으로 직접 선적, 하역하는 ‘RORO’(Roll On-Roll Off) 방식이다. 전차, 자주포, 철도차량 등 컨테이너에 실을 수 없는 대형·중량(브레이크벌크) 화물도 크레인 없이 안전하게 선적할 수 있다고 현대글로비스는 설명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상반기부터 K2 전차 124대, K9 자주포 60문을 폴란드를 비롯한 유럽 각지로 실어 날랐다. 현지 내륙 운송은 자회사인 ‘아담폴’이 맡아 해상부터 육상에 이르는 일괄 운송 체계를 구축했다.
향후 고속열차, 석유화학 플랜트 설비,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등의 대형화물 해상운송 프로젝트도 잇따라 수주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자동차운반선을 현재 94척에서 128척으로 늘릴 계획이다. 추가되는 선박은 완성차를 최대 1만대 실을 수 있는 초대형 선박으로, 화물 적재공간이 넓은 만큼 브레이크벌크 화물을 운송하기에 더욱 적합하다고 현대글로비스는 전했다.
회사 관계자는 “그간 쌓아온 글로벌 운송 역량을 기반으로 특수화물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면서 “국가 전략 산업의 해외 진출과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에도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도심 속 람사르습지’인 경기 고양 장항습지의 선버들 군락지에서 양봉 시범사업이 추진된다.
고양시는 밀원 감소와 이상기온으로 어려움을 겪는 양봉농가의 신 소득원 발굴을 위해 장항습지 생태자원을 활용한 지역특화 양봉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18일 밝혔다. 시는 시범사업을 통해 장항습지 선버들 군락의 밀원 가치를 검증하고, 고품질 꿀의 생산 가능성을 탐색할 계획이다.
수도권 한강하구의 최대 자연형 습지인 장항습지는 습지숲과 갈대밭, 농경지, 갯벌, 수역을 포함해 약 5.95㎢로 분포돼 있다. 장항습지는 물새 서식처로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로 인정받아 2021년 5월 국내 24번째로 람사르 습지에 등록됐으며, 2023년 11월에는 환경부 생태관광 지역으로도 지정됐다. 재두루미과 저어새 등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 20여종의 철새가 도래하는 곳이다.
장항습지 선버들은 4월 중순부터 5월 말 개화하는 아카시아보다 조금 빠른 3~4월 봄철 개화하기 때문에 밀원 부족 시기인 초봄에도 꿀을 생산할 수 있다. 고양시 농업기술센터의 선행연구 결과에 따르면 선버들 꿀은 항산화 성분인 페놀화합물과 플라보노이드 함량이 아카시아꿀보다 높은 것으로 분석됐으며, 생산성도 밀원수(꿀벌이 꿀과 화분을 수집하는 나무)로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환경부와 협의를 통해 지난 7월 습지보호지역 내 행위 제한 적용 배제 승인을 받았다. 시는 사업 기간 중 출입 관리, 환경보전, 안전교육 등 기술지원과 상품화 방안도 모색할 계획이다. 시범사업 신청 대상은 고양시에 등록된 양봉 농가(100봉 군 이상)로 신청 기간은 오는 28일까지다.
고양시 관계자는 “이번 시범사업은 장항습지의 생태적 가치를 보전하면서 농가소득을 높이는 생태기반 지역상생 모델로 추진될 것”이라며 “향후 선버들 꿀을 고양시의 대표 특산물로 육성해 지역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지속가능한 양봉산업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