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상담 대형마트 국내 2위인 홈플러스 노동자와 협력업체 사람들이 지난 17일 추운 날씨 속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258배를 올렸다. 지난 3월 법정관리 돌입 후 258일을 맞았지만, 사태 해결의 돌파구가 보이지 않자 정부의 적극적 개입을 촉구한 몸짓이었다. 안수용 노조 지부장 등은 지난 8일부터 단식농성에도 돌입했다.
홈플러스는 그간 비상·생존 경영 체제 아래 점포 폐점과 무급휴직 등을 추진했지만 매달 수십억원대 적자가 누적되고 공과금 미납 규모는 900억원에 달한다. 현재로선 새 주인을 찾는 데 희망을 걸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말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AI 핀테크 기업 하렉스인포텍과 부동산 임대·개발업체 스노마드 2곳 모두 유통 경험·자금력이 부족해 본입찰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만일 본입찰이 무산되고 인수자를 찾지 못하면 회사는 청산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직접고용한 2만명과 2800여 협력업체 노동자까지 약 10만명의 일자리가 경각에 달렸다.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원인은 기업 가치와 성장보다 단기적 투자금 회수에 매몰된 금융자본 경영에서 찾아야 한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는 2015년 홈플러스 인수금의 상당 부분을 차입으로 조달하고, 회사 부동산을 팔아 투자금을 회수하며 기업 경쟁력을 떨어뜨렸다. 특히 법정관리 신청 직전까지 카드매출 채권 등을 담보로 수천억원의 기업어음(CP) 등을 발행한 사실이 드러나 ‘먹튀’ 논란을 자초했다. 법정관리 신청도 심야에 군사작전하듯 온라인으로 해 이해당사자들 뒤통수를 쳤다. 금융당국이 이런 의혹들을 조사해 검찰에 넘겼지만 검찰 수사는 감감무소식이다. MBK가 홈플러스 경영권 인수를 위해 만든 펀드 구조나 투자 위험성을 투자자들에게 충분히 알렸는지에 대한 금융당국 조사도 진전된 소식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이러니 당국이 홈플러스 지원에 전제 삼은 김병주 회장의 사재 출연도 ‘생색내기’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 아닌가.
홈플러스 사태는 단순히 유통기업 몰락 문제가 아니다. 금융자본의 부도덕한 경영 방식, 대규모 실직, 선택 폭이 줄어든 소비자들의 불편, 지역경제 침체 등이 얽힌 문제다. 당국은 이번 사태 원인을 신속히 규명해 엄중한 책임을 묻고, 피해 확산을 최소화시켜야 한다. 이를 소홀히 해선 제2의 홈플러스 사태가 반복될 수 있고, 금융 선진화나 소비자·유통 산업 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
13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금거래매장에서 직원이 금제품을 보여주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금현물 가격은 12일 오후 7시40분(미 동부시간) 현재 온스당 4202.58달러로 4200달러를 넘어섰다.
<연합뉴스>
최근 백화점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폭파 협박이 늘어나자 경찰이 전담팀을 편성해 대응하기로 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경찰청사에서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최근 11월에만 지난 8일 롯데백화점, 9일 더현대서울, 10일 대통령실 등 4건이 접수돼 시민들도 불안해하고 경찰력도 상당히 낭비되고 있다”며 “서울청에 전담팀을 편성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하는 공중협박행위나 주요 인사 등에 대한 위해 협박 행위, 허위정보 조작 유포 행위 등을 집중적으로 수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살인 예고글을 게시한 자에 대해 형사처벌은 물론 민사소송도 제기하고, 올해 3월부터는 공중협박죄가 신설돼 7개월간 41명을 검거하는 등 엄정하게 대응하는데도 범죄가 근절되지 않고 증가하고 있어 전담팀을 편성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담팀은 서울경찰청에 꾸려진다. 지역 경찰서에서 초동 수사를 한 뒤 이를 한곳에 모아 전담팀이 종합해서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찰청은 대통령실의 청와대 이전 준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박 청장은 “다음 달 이전이 시작돼 준비를 많이 하고 있다”며 “청와대 경호·경비는 수십 년 동안 경찰이 해왔기 때문에 노하우가 쌓여서 잘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9월부터 공공안전차장을 팀장으로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발생 가능한 여러 문제에 대해 꼼꼼히 준비해 왔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이 청와대로 이전하면 관할서도 용산서에서 종로서로 바뀐다. 박 청장은 “용산서로 이동했던 인력들이 다시 종로서로 돌아올 것으로 보이고, 추가로 상황에 맞게 인력을 재배치할 것”이라며 “청와대 인근 옥인·통의 파출소는 공동체 치안관서로 파출소장과 2명의 경찰관이 근무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경찰관 22~26명 가량 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