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대형로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성년자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과 손잡은 모습을 묘사한 동상이 다시 대중 앞에 등장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10월 초 전시 후 철거됐던 이 동상은 엡스타인과 트럼프 대통령의 밀착 관계를 보여주는 새로운 e메일이 폭로된 직후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제목이 ‘영원한 단짝’(Best Friends Forever)인 이 동상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예술가 2명이 만든 청동 조형물로, 트럼프 대통령과 엡스타인의 밀착 관계를 풍자한 작품이다.
이 동상은 지난 9월 미 국회의사당 앞 내셔널몰에 처음으로 설치됐다. 하지만 국립공원관리청이 허가를 받지 않았다며 이를 철거했다. 철거 과정에서 작품이 일부 파손되기도 했으나, 복구 작업을 거친 뒤 10월 초 다시 허가를 받고 내셔널몰에 일주일간 재설치됐다.
그 뒤로 모습을 감췄던 이 동상은 이날부터 워싱턴DC 내 대표적 복합 문화공간인 ‘버스보이스 앤드 포엣츠’ 앞에 새롭게 자리를 잡았다.
버스보이즈 앤드 포엣츠 대표이자 오랫동안 자유주의 활동가로 활동해온 앤디 샬랄은 전날 조형물을 제작한 예술가로부터 이를 전시할 수 있는지 문의를 받았다며 “갑자기 연락이 왔지만 망설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샬랄은 “풍자와 의미를 정확히 알고 있다”며 “정치인과 선출직 공무원이 진실을 말하는 데 실패하는 경향이 있지만 예술은 진실을 말하는 방법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조형물은 앞으로 며칠간 버스보이스 앤드 포엣츠 앞에 전시될 것으로 보인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인 엡스타인은 수십명의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체포된 직후인 2019년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의 50세 생일 때 여성 나체를 그린 축하 편지를 보낼 정도로 친분이 두터웠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언론 보도를 ‘가짜뉴스’라고 반박했으나 지난 12일 미 하원 감독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엡스타인의 범행에 트럼프 대통령이 가담한 정황을 담은 e메일을 공개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과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엡스타인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를 재조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12일 공개된 2011년 엡스타인이 여자친구이자 공범인 길레인 맥스웰에게 보낸 e메일에는“‘피해자’가 트럼프와 함께 내 집에서 수시간을 보냈다” “트럼프는 한번도 (경찰에) 언급된 적이 없다” “아직 짖지 않은 그 개가 트럼프라는 것을 알아두기 바란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행정안전부 대통령기록관은 대통령기록물 원문 4만5000여건을 대통령기록관 누리집을 통해 새로 공개한다고 16일 밝혔다.
대통령기록관은 2023년부터 대통령기록물 원문을 공개했고, 이번 공개로 공개 대상은 총 12만2000여건으로 늘었다. 이번에 공개되는 주요 기록물은 대통령 외교서한, 대통령별 주요 정책 보고자료, 회의자료 등이다. 김대중 대통령 시기 국무회의 말씀자료와 노무현 대통령 시기 주요 국정 관련 친필 메모 등 대통령의 정책 판단 과정이 드러나는 기록도 포함됐다.
김대중 대통령 자료 중에는 제27회 국무회의 지시사항(2000년 6월27일)이 있다. 여기엔 의약분업을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며 “이번에 하지 못하면 매우 어려워진다”고 강조한 내용과 남북정상회담 후속 조치를 “벽돌을 하나씩 쌓는 마음으로 차분히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한 발언이 담겼다. 노무현 대통령이 2007년 2월 안동에서 열린 ‘2단계 균형발전정책 대국민보고회’ 당시 작성한 친필 메모에는 “생각을 바꾸자, 되는 쪽으로 생각하고 되게 하자”는 내용이 적혀 있다.
초대 이승만 대통령부터 최규하 대통령까지 주요 국가와의 외교 관계를 살펴볼 수 있는 외교서한철, 박정희 대통령 시기 1970년대 외국인 투자사업 검토 보고서 등도 공개된다.
삼성그룹이 향후 5년간 국내에 450조원, 현대자동차그룹이 125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대미 투자 확대 속에서 국내 제조업 공동화 우려를 완화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삼성은 올해부터 2029년까지 5년간 연구개발(R&D)을 포함한 국내 투자에 총 450조원을 투입한다고 16일 밝혔다. 5년 단위 투자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는 최근 임시 경영위원회를 열고 평택사업장 2단지에 ‘5라인(공장)’ 조성을 위한 골조 공사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2015년 착공해 2017년 가동을 시작한 평택사업장은 총 289만㎡(약 87만평)로 축구장 400개를 합친 규모다. 1단지에 4개 라인이 들어섰고 2단지는 부지만 있는 상태였다. 5라인은 2028년 가동을 목표로 한다.
삼성은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메모리 반도체의 중장기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시장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생산라인 확보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비수도권 지역 투자도 확대한다. 삼성SDS는 전남에 국가 AI컴퓨팅센터를, 경북 구미에 AI데이터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인수를 완료한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 플랙트그룹의 생산라인을 광주에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의 국내 생산 거점 후보지로 울산 사업장을 고려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AI·로봇 산업 육성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내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총 125조2000억원을 투자한다. 현대차그룹 투자액 역시 역대 최대 규모다. 아울러 국내 자동차 산업 생태계 안정을 위해 현대차·기아 1차 협력업체가 올 한해 부담하는 대미 관세도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부분별 투자금액은 AI,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동화(전기차 전환), 로보틱스, 수소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 50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기존 모빌리티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R&D 투자 및 경상투자에는 각각 38조5000억원, 36조2000억원을 투입한다. 특히 국내 완성차 생산 공장의 수출 지역을 다변화하고, 국내 전기차 전용공장을 ‘글로벌 마더팩토리’(중심축 공장)로 삼아 지난해 218만대였던 완성차 수출을 2030년 247만대로 늘리기로 했다.
이날 투자 발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이재명 대통령과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 관련 민간 합동회의를 한 직후 나왔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혹시 대미 투자가 너무 강화되면서 국내 투자가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없도록 여러분이 잘 조치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이 회장은 “국내 산업투자와 관련한 우려가 일부 있겠지만, 그런 일이 없게 하겠다”고 답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여승주 한화그룹 부회장도 국내 투자와 고용에 힘쓰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 회장은 “원래는 2028년까지 128조원의 국내 투자를 계획했지만 점점 투자 예상 비용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구 회장도 향후 5년간 100조원의 국내 투자가 계획돼 있다고 전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발표는 대미 투자 확대로 국내 투자가 위축돼 제조업이 부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의식한 결과”라며 “국내 생산 기반도 함께 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