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법무법인 대통령실은 내년 상반기에 감사원 정책감사를 법적으로 폐지하고, 직권남용죄 구성 요건 강화를 위한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12일 밝혔다. 또 중앙부처 당직 제도를 전면 폐지하고, 특별 성과를 낸 공무원에게 최대 3000만원까지 포상하는 특별성과포상금 제도를 신설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7월 구성된 대통령실 ‘공직사회 활력 제고 태스크포스(TF)’의 활동 결과물로, 정부가 전날 ‘헌법존중 정부혁신 TF’ 구성을 발표한 데 따른 공직사회 위축을 막기 위한 당근책이란 해석이 나온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공무원들이 미래를 향해 정책을 결정하고 창의적이고 도전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강 실장은 먼저 “올해 안에 감사사무처리규칙을 개정하고 내년 상반기에 감사원법을 개정해 정책감사 폐지를 제도화하겠다”며 “공직사회에 만연한 감사 공포를 제거하고 공무원들이 국민을 위해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또 “직권남용 수사는 엄격히 판단해 수사하도록 했다”며 “형법상 직권남용죄의 구성 요건을 명확히 하는 법 개정도 추진 중이다. 직권남용죄가 정치 보복 수단으로 남용되지 않게 하겠다”고 밝혔다.
강 실장은 공무원 근무 환경과 처우 개선, 포상 강화 방안도 밝혔다. 내년 4월부터 중앙부처 당직실 전면 폐지 및 재택 당직 전면 확대, 야간 민원 인공지능(AI) 시스템 도입, 재난안전 분야 공무원 수당 두 배 확대, 군 초급간부 기본급 대폭 인상, 특별성과포상금 제도 도입 등이 골자다.
강 실장은 공직 역량 강화를 위한 5가지 추진 과제도 발표했다. 순환보직으로 인한 잦은 인사이동 개선, 개방형 임용 제도 활성화, 획기적 승진제도 설계, 공무원의 해외 네트워크 관리 강화 등이다.
조성주 대통령실 인사수석은 “행정고시, 5급 공채를 통해 들어온 분들 외에 다른 루트로 들어온 분들이 고위관리직에서 역량을 발휘할 기회가 제한적이란 논의가 있었다”며 “(획기적 승진 제도의) 중심 부분은 주로 각 부처에 많이 정체돼있는 7급에서 6급, 6급에서 5급으로 향하는 트랙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수석은 개방형 임용 제도와 관련해선 “근무연한 같은 제한을 줄여 성과에 따라 지속해서 근무할 수 있는 기회가 부여되는 부분, 보수나 연봉에 있어 상한 제한해왔던 것을 없애나가면서 민간에서 우수한 인재가 유입될 수 있는 통로를 넓히겠다는 흐름”이라고 밝혔다.
강 실장은 “이 5가지 계획은 다시 100일 내 구체적 계획을 마련해 발표하겠다”며 “또 내년 상반기까지 인사 관계 법령 개정을 완료하고 필요한 재정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7월 24일 이재명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정책감사나 수사 등을 명목으로 열심히 일하는 공직자를 괴롭히고 의욕을 꺾는 일이 절대로 없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강 실장은 곧바로 브리핑을 열고 공직사회 활력 제고 TF 구성 계획을 밝혔다. 해당 TF 구성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정책감사와 직권남용죄 수사를 자제하겠단 뜻으로 풀이됐다.
이날 발표를 두고 정부가 전날 발표한 헌법 존중 정부 혁신 TF 설치를 고려한 당근책이란 해석도 나온다. 전날 김민석 국무총리의 제안에 따라 12·3 불법계엄에 가담한 공직자들을 조사해 인사 조치하는 TF 구성을 결정하면서 공직사회가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주한미군의 지속적 주둔과 확장억제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공약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열린 기자회션에서 한·미 양국의 관세·안보 합의 내용을 담은 ‘조인트 팩트시트(공동설명자료)’ 에 대해 “국방력 강화와 전작권 환수를 통해 한반도 방위에 대한 우리의 주도적 의지를 천명했고, 미국은 이를 지지하며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피력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로써 한·미 동맹은 안보와 경제, 첨단기술을 포괄하는 진정한 미래형 전략적 포괄동맹으로 발전, 심화하게 됐다”며 “한·미양국이 함께 윈윈하는 한·미동맹 르네상스의 문이 활짝 열렸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첫 중앙지방협력회의를 열어 “재정분권을 강화해 중앙과 지방이 동등한 협력 파트너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 위상을 ‘지방정부’로 높여 불렀고, 17개 시도 광역단체장과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이 참석한 회의체를 ‘제2의 국무회의’로 매김했다. 국가적인 균형발전 의지를 다지며 그 핵심을 재정분권으로 삼은 것이 새롭고 의미 있다.
정부는 지역균형발전 특별회계(지역자율계정) 예산을 현 3조8000억원에서 10조6000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리고, 수도권과 거리가 멀고 지역소멸도가 높을수록 가중치를 높여 배분하는 ‘차등지원제’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2006년 이후 19년째 제자리인 지방교부세율(19%)도 인상해 부실한 지자체 재정을 보완하기로 했다. 지난 4일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점진적으로 진행될 인상 목표치를 최대 23%까지로 잡았다.
이날 회의에서 구체적인 규모가 확정되진 않았지만,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회는 궁극적으로 국세 대비 25%에 불과한 지방세 비중도 단계적으로 최대 40%까지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지방정부 재정 운용의 자율성과 국고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을 설정한 것이다. 말로 백번 외치는 것보다 양적·질적으로 지방재정을 확대하는 게 균형발전의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재정만 늘린다고 해서 지방분권·균형발전이 완성되진 않는다. 온전한 권한도 없고, 경쟁·자립의 경험을 쌓지 못했던 지방정부가 입법·행정 등 모든 분야에서 자율권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이날 회의에선 국가사무의 지방 이양, 공공기관 지방 이전 확대, 국고보조사업 혁신도 추진하기로 했다. 그간 ‘비수도권 배려’ 중심으로 진행된 균형발전 전략도 ‘5극3특’ 초광역 체제를 내실 있게 추진해 지역이 국가성장의 새 동력이 되도록 해야 한다.
올해는 지방자치 도입 30주년을 맞는 해다. 그러나 중앙정부에 예속된 재정·인사권, 고착화된 수도권 1극 체제로 지방자치는 온전히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 288개 시군구 지역 중 절반 이상이 소멸위기에 내몰린 현실은 ‘무늬만 지방자치’임을 웅변할 뿐이다. ‘지역의 성장이 국가의 미래’라는 구호가 더 이상 당위에 머물지 않아야 한다. 튼튼한 재정분권이 명실상부한 지방시대를 여는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