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트 대체 왜 ‘춘재의 시선’으로 ‘화성을 추억’하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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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119.♡.20.161) | 작성일 | 25-11-16 08:2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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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트 무표정으로 황금빛 들녘을 걷는 한 남자를 카메라가 따라간다. 그 위로 내레이션이 얹힌다. “춘재의 기억은 들녘의 모습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그때의 날씨와 바람은 물론 그 시절 내딛던 땅의 질퍽함과 손끝을 스치던 촉감까지. 춘재는 온몸으로 화성을 추억한다.” 여기서 ‘춘재’는 1980~1990년대 경기도 화성과 충북 청주 등지에서 15명을 살해하고 30여건의 성범죄를 저지른 이춘재를 말한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 제작진이 만든 범죄 다큐멘터리 <괴물의 시간> 1화의 도입이다. 지난 1~2일 방송된 회차의 제목은 ‘이춘재의 사계’ ‘이춘재의 낮과 밤’이었다. 범죄자를 ‘춘재’라고 지칭하며 그의 시점에서 촬영된 재연 컷을 다수 사용한 이 다큐멘터리를 본 시청자 사이에서는 ‘가해자를 미화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물론 제작진이 이춘재를 미화하려고 다큐멘터리를 만들지는 않았을 테다. 제작진은 10일 경향신문에 “결코 범죄 행위를 낭만화하거나 미화하려는 의도가 없었다”고 밝혔다. 다큐에서 이춘재와의 만남을 회고하는 경찰관·변호사 등의 태도 또한 ‘악질 흉악범’을 대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시청자가 미화로 느낀 지점은 다큐가 ‘이야기’처럼 느껴지도록 끼워넣은 재연 및 내레이션에 있다. 1~2화는 이춘재의 실제 진술 녹음본과 그 목소리를 AI로 재구성한 내레이션으로 그의 살인·강간 행위를 상세히 설명한다. 이때 어두운 들판에서 여성에게 몰래 접근하는 이춘재, 입이 틀어막혀 동공이 확장된 여성 피해자, 그의 손을 묶는 이춘재의 모습 등이 재연으로 제시된다. 일부 살인 사건은 수법도 자세히 묘사된다. 그러다가 이선희의 ‘J에게’(1984)를 카세트테이프로 들으며 범행 현장을 ‘추억하듯’ 거니는 이춘재의 모습이 그려진다. 범죄자의 행동을 낭만적으로 읽히게 할 불필요한 장면을 끼워넣은 것이다. A 지상파 방송사의 한 10년차 PD는 “연출적으로 살인사건들을 계절에 비유하는 것부터 피해자 여성들을 대상화했다는 인상”이라며 “영웅 서사처럼 연출됐다는 생각에 불쾌했다”고 했다. B 지상파 방송사의 한 8년차 PD는 “초반부를 볼 때에는 드라마타이즈를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갈수록 관음증을 유발하는 듯한 연출이어서 보기 불편했다”고 했다. <괴물의 시간>은 내레이션 등을 통해 ‘악인은 어떻게 악인이 되었을까’를 들여다봄으로써 비슷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범죄 행각을 낱낱이 묘사한 것에 비해 다큐는 인물이 ‘왜’ 범죄자가 되었는지 탐구하는 것에 큰 공을 들이지 않는다. ‘자랄 때는 그를 억압했고, 이후에는 ‘착한 아들’이라고 감싸기 급급한’ 이춘재의 어머니에게 화살을 돌리고, “지금 이 순간 춘재의 시간은 또 무엇으로 채워지고 있는지, 우린 알 수 있을까···,”라는 통찰 없는 내레이션으로 회차를 닫았다.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제작진은 2008년~2012년 필리핀 관광객 연쇄 표적납치 살인사건과 최세용 일당을 다룬 3~4화에서는 ‘춘재는’처럼 범죄자를 이름으로 지칭하는 내레이션을 쓰지 않았다. 허나 범죄 상황을 영상미 있게 재연하려는 결은 같았다. 직접적으로 목을 조르고 폭행하는 등 피해자가 당한 피해의 묘사가 지나치게 자세했다. ‘19세 미만 관람 불가’ 마크를 달았지만, 지상파 프로그램은 사실상 TV를 틀면 누구나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폭력 묘사 수위다. 공익적 목적보다는 자극적인 ‘이야기’로서의 범죄를 다룬 이 프로그램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수십년 간 범죄 탐사 보도를 이어온 <그알> 제작진이 자신들의 ‘IP’(지적재산)를 OTT 콘텐츠화 해본 시도로 읽힌다. SBS는 올해 초부터 넷플릭스와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었다. <괴물의 시간>은 넷플릭스에도 업로드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범죄 다큐멘터리는 넷플릭스에서 잘 팔리는 콘텐츠다. 30건이 넘는 살인을 저지른 테드 번디를 다룬 다큐멘터리 <살인을 말하다: 테드 번디 테이프> 등 공포·고자극 콘텐츠로서 ‘과거에 있었던 끔찍한 이야기’를 자세히 연출해 보여주는 작품이 많다. 전경란 동의대 디지털콘텐츠학과 교수는 543편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를 분석한 2023년 논문에서 소위 ‘넷플릭스향’ 다큐가 TV다큐에 비해 자극적인 내용과 표현양식을 지향하며, ‘굳이’ 공익성을 구현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임종수 세종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도 <괴물의 시간>을 “OTT 다큐멘터리의 문법이 레거시 미디어 다큐멘터리에 역으로 영향을 미친 사례”로 봤다. 그는 이 다큐에서는 TV 다큐로서 중요한 시의성을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지금 이 사건을 ‘왜’ 다루는지 명분이 보이지 않고, 이춘재의 범행 수단이나 방법이 자백 당시에 많이 알려졌는데도 이제 와 이렇게까지 자세히 범행을 묘사하는 것은 채널 방송의 문법에는 맞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자극적인 연출이 아닌, 전달해야 할 이야기에 집중할 수는 없었을까. <괴물의 시간>에는 이춘재의 전 부인을 처음으로 인터뷰하거나, 최세용의 옥중 편지를 공개하는 등 <그알> 제작진의 여전한 취재력을 보여주는 장면도 있었다. 4화 후반에는 아직 필리핀에서 시체를 찾지 못한 실종자 부모님의 사연이 소개된다. 하지만 다큐를 보고 나면 피해자들의 이야기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범죄자들의 비인간성을 묘사하기 바쁜 연출 장면들이 잔상에 훨씬 크게 남기 때문이다. <괴물의 시간>에서 공익적 가치를 발견하기 어려운 이유다.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임시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1946년 시리아 건국 이후 시리아 정상이 백악관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외신들은 이번 회담에 대해 알샤라 대통령이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에서 세계적 정치가로의 변신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상징적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알샤라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37분 백악관에 도착해 두 시간 가까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외국 정상과의 회담을 언론에 공개했으나 이번 회담은 비공개로 진행했다. 알샤라 대통령이 2001년 9·11 테러 배후인 알카에다에서 2003년 이후 활동했던 이력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알샤라 대통령에 대해 “매우 강력한 지도자다. 나는 그를 좋아한다”며 “그는 매우 힘든 과거를 보냈다. 힘든 과거가 없다면 기회도 가질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시리아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시리아는 중동의 일부다. 이제 중동에 평화가 찾아왔다”고 강조했다. 알샤라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대시리아 제재를 완전히 해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미 재무부 등은 이날 시리아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담고 있는 ‘시저 민간인 보호법’(시저법)의 집행을 180일간 추가로 유예하겠다고 발표하며 이에 화답했다. 시저법은 2019년 당시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권의 민간인 학살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제정됐다. 시리아와 거래하는 제3국의 개인·기관까지 제재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5월 시저법 집행의 180일 유예를 발표한 데 이어 이번에 한 차례 더 유예했다. 다만 러시아·이란 정부와 관련된 거래는 유예 대상에서 제외했다. 시저법의 완전 폐지는 미 의회 표결을 거쳐야 한다. 제재가 완화되면 시리아는 13년간 내전으로 황폐해진 국가를 재건하는 데 필요한 자금 조달과 상품 수입 등을 재개할 수 있다. 알샤라 대통령은 회담 후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의 안정과 영토 통합, 대시리아 제재의 완전한 해제를 지지한다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를 지원하는 가장 큰 이유는 중동 질서 재편에 있다. 아브라함 협정(이스라엘과 아랍 국가 간 관계 정상화 협정)을 시리아로 확대해 시리아의 오랜 우방이던 이란을 고립시키겠다는 것이다. 알샤라 대통령은 아브라함 협정 체결과 관련해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당장 이스라엘과 직접 협상을 시작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미 행정부가 이러한 종류의 협상에 도달하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시리아는 또 이슬람국가(IS) 소탕을 위한 국제연합군에 협력하기로 했다. 미국 주도로 2014년 창설된 국제연합군에는 89개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시리아는 90번째 참여국이 됐다. 이날 정상회담은 알샤라 대통령이 알카에다 출신으로 과거 이라크 내 미군 수용소에 수감된 적이 있다는 점, 미국이 그에게 현상금 1000만달러(약 146억원)를 내걸기도 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미국은 알샤라 대통령이 지난 8일 미국에 입국하기 불과 이틀 전 그를 테러리스트 제재 명단에서 제외했다. 알샤라 대통령은 2003~2006년 알카에다 이라크 지부에서 활동했고 시리아 내전이 발발한 후 2012년 알카에다 연계조직인 ‘누스라 전선’을 창설했다. 그는 2016년 알카에다와 결별한 후 시리아 반군 조직을 통합한 무장단체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을 결성했고 지난해 12월 알아사드 전 대통령을 축출했다. 시리아 과도정부 수반으로 올라선 알샤라 대통령은 서방과 아랍 국가, 러시아 등을 오가는 광폭의 외교 행보를 통해 정치인으로서 면모를 과시했다. 지난 9월엔 시리아 대통령 최초로 유엔총회에서 연설했다. 정부가 12·3 불법계엄 사태에 가담한 공직자들을 조사해 인사 조치하기 위한 ‘헌법존중 정부혁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11일 결정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내란에 관한 문제는 특검에만 의존할 일이 아니고, 독자적으로 (조사할) 일”이라고 말했다. 12·3 불법계엄 1주년이 다가오는 가운데 정부가 직접 조사에 나서 내란 청산 작업을 가속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정부 최우선 과제 중 하나가 국민주권 민주주의 확립인데 내란 수사와 재판이 장기화면서 내란 극복이 지지부진한 것이 현실”이라며 “경찰의 국회 출입 통제, 계엄 정당성 옹호 전문 발송 등 내란 동조 행태들이 국정감사와 언론을 통해 문제 제기돼 왔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내란 가담자가 승진하는 문제 등 공직사회 내부에서 헌법 가치 훼손이라는 지적이 있었고 결과적으로 공직사회 반목도 일으키면서 국정 동력을 저하한다는 지적도 나왔다”며 “헌법존중 정부혁신 TF 구성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TF는 12·3 비상계엄에 참여하거나 협조한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신속한 내부 조사를 거쳐 합당한 인사 조치를 할 수 있는 근거를 확보하는 것을 임무로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공직자 개별 처벌이 문제가 아니라 정부의 헌법 수호 의지를 바로 세워 공직 내부 갈등을 조속히 해결하고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취지”라며 “내년 1월까지 조사를 마치고, 설 연휴 전에 후속 조치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이 과정에서 공직사회의 동요를 최소화할 방법을 찾으려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김 총리의 TF 제안에 대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내란 책임은 관여 정도에 따라 형사 처벌할 사안, 행정 책임을 물을 사안, 인사상 책임으로 조치할 낮은 수준도 있기에 필요하다”며 “특검에 의존할 게 아니라 (정부가) 독자적으로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국무회의에서도 “내란은 정말로 발본색원해야 되는데 특히 인사에 있어서 가담 정도가 극히 경미하더라도 가담·부역을 한 사실이 확인되면 승진시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밝혔다. 헌법존중 정부혁신 TF는 오는 21일까지 49개 중앙행정기관에 각각 설치된다. 기관별 TF 인원은 최소 10인 이상으로 구성된다. TF는 기관별 제보센터와 제보창구(전화)를 운영한다. 계엄 당시 인력이 내부 감사 조직에 있는 등 공정성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 외부 전문가로만 구성된 독립형 TF를 꾸릴 수 있다. 총리실에 기관별 TF를 아우르는 총괄 TF를 설치한다. 기관별 TF는 내년 1월31일까지 조사를 마친 후 총괄 TF에 보고하고, 총괄 TF가 조사 결과를 검토한 뒤 2월13일까지 인사 조치를 마무리하게 된다. 총리실은 TF 설치 배경에 대해 “내란재판과 특검 수사의 지연으로 내란청산이 장기화하면서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점증하고, 공직 사회 내부의 반목과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며 “정부 내 내란 청산을 통한 조속한 공직사회의 신뢰 회복 추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상조내구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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