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훈련 코스피가 이틀 연속 상승하며 4100선을 탈환했지만 반도체와 2차전지 등 인공지능(AI) 수혜 업종만 강세를 보이면서 불균형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유독 상승세가 가파른 기술주와 반도체 등 AI 종목을 중심으로 차입 투자가 늘고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투자도 불어나고 있다. 그러나 신용투자 과열 시 증시 급락 위험이 도리어 커지는 데다 서학개미의 해외투자는 환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 국내 금융시장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1일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33.15포인트(0.81%) 오른 4106.3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약보합 마감했고, 코스피에선 거래 종목의 37%만 상승해 대체로 부진했다. 그러나 삼성전자(2.88%), SK하이닉스(2.15%), LG에너지솔루션(1.61%) 등 반도체와 2차전지가 강세를 보이며 코스피를 끌어올렸다. SK하이닉스는 장중 6.6% 급등한 64만6000원까지 오르며 6거래일 만에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달 들어 국내외 증시가 가파른 조정기를 맞았지만 AI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면서 투자심리는 여전히 들뜬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7일 국내 5대 시중은행의 마이너스 통장 잔액이 1조659억원 증가하는 등 가계신용 대출이 크게 불어났다. 증권사가 개인투자자에게 주식 매수대금을 빌려주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최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빚투(빚내서 투자)’는 AI 업종에 집중됐다. 지난 10일 기준 삼성전자 주식에 대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달 말보다 3377억원(33.1%) 불어났다. 같은 기간 코스피 전 종목의 신용거래융자 잔고 증가분의 약 74%가 삼성전자의 몫이었을 정도로 삼성전자 쏠림이 컸다.
지난달 이후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가장 많이 증가한 5개 종목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 한미약품, HD현대일렉트릭이었다. 한미약품을 제외하곤 모두 AI 관련 종목이다. 삼성전자 우선주의 경우 잔고가 142.31%나 늘기도 했다.
해외투자도 기술주를 중심으로 빠르게 늘어났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학개미는 해외주식을 68억1300만달러 순매수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이달 들어 지난 10일까진 약 21억달러를 순매수했다. 엔비디아, 메타, 아이렌 등 AI 관련 종목을 수억달러어치 사들였다.
문제는 AI 투자 과열이 금융 안정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9원 오른 1463.3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지난달부터 지난 10일까지 원화(-3.69%)보다 달러 대비 약세폭이 큰 통화는 엔화(-4.53%)에 불과할 정도로 원화가 약세다. 환율 상승의 구조적 요인 중 하나로 서학개미의 투자 증가가 꼽힌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서학개미는 9월17일 이후 하루 평균 3억달러를 순매수했고, 올해 한국의 무역수지 흑자는 하루 평균 2억8000만달러”라며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투자가 한풀 꺾이기 전엔 환율이 좀처럼 내려가기 힘든 환경”이라고 말했다.
AI 업종 중심으로 빚투가 과열된 만큼 시장 분위기가 반전될 경우 반대매매로 국내 증시가 크게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보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신용융자는 2021년 대비 자본재와 반도체 업종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여 주가 하락 시 반대매매에 따른 가격 하락이 증폭될 우려가 있다”며 “두 업종이 코스피 시가총액의 5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지수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상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빚투 증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르면서 빚투를 부추기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각별히 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권 부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빚투를 찬양했다’는 지적에 “여러 위원님이 주신 지적을 아프게 받아들이고 깊이 유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권 부위원장은 지난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그동안 (빚투를) 너무 나쁘게만 봤는데 레버리지의 일종”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가 오는 13일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듣기평가가 진행되는 동안 전국 모든 항공기의 이·착륙을 통제한다고 11일 밝혔다. 헬기, 경량항공기, 드론을 포함한 초경량 비행장치도 운항할 수 없다.
항공기 소음 방지를 위한 이번 통제로 영어듣기평가 전후 5분을 포함한 13일 오후 1시5분부터 40분까지 35분간 비상·긴급이 아닌 모든 항공기의 이륙이 금지된다. 비행 중인 항공기는 3㎞ 이상 상공에서 대기해야 한다.
국토부는 이번 조치에 따라 국제선 65편, 국내선 75편 등 총 140편의 항공기 운항시간이 조정된다고 밝혔다. 각 항공사는 항공편 변경 사항에 대해 사전 안내를 한다.
항공기뿐 아니라 헬기, 경량항공기, 드론을 포함한 초경량 비행장치 운항도 통제된다. 국토부 서울지방항공청은 드론의 경우 ‘드론 원스톱 민원 서비스’, 드론 외 초경량 비행장치의 경우 ‘원스톱 민원 처리 시스템’에 안내창을 활성화한다. 일반 국민에게 비행금지 공고를 알리기 위해서다.
주종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수능시험 당일 항공기를 이용하는 승객들은 출발 시간을 반드시 확인하고, 드론 비행 금지를 비롯한 소음 통제 조치에 협조해줄 것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은 수능시험 당일 평소보다 1시간 늦게 문을 연다. 은행 영업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로, 개·폐점 시간이 1시간씩 늦춰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