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금화 국방부 자문기구인 ‘내란극복·미래국방 설계를 위한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위원회)가 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의 대공수사권을 국방부 조사본부 또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로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방첩사의 인사검증 기능에 대해서는 검증 정보 수집은 그대로 유지하되, 분석 및 평가를 국방부에서 하는 방안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경향신문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파악한 내용을 종합하면, 위원회는 최근 회의를 열고 방첩사의 대공수사권 기능 분산 및 방첩정보 업무 강화 방안에 대해 이같이 논의했다.
위원회는 방첩사의 10가지 혐의에 대한 수사권 전부를 국방부 조사본부나 경찰청 국수본으로 이관하는 방향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본부만 아니라 국수본도 수사권 이관 검토 대상에 포함한 것이다. 국수본은 수십년간 간첩 수사를 해온 경험이 있어 이관 대상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방첩사에 수사권이 있는 10개 혐의는 내란, 외환, 반란죄, 국가보안법 위반,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군사기밀누설죄, 이적행위죄 등이다. 앞서 국정기획위원회는 방첩사가 가진 수사권을 국방부 조사본부로 이관하는 동시에 조사권도 남기지 않기로 결정했다.
위원회 안팎에서는 군사기밀보호법이나 군사기밀누설죄 등 군사비밀 관련 일부 수사권을 방첩사에 존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잠정적으로 국수본 혹은 조사본부 등 타 기관으로 이관하는 쪽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전해졌다.
방첩사의 인사검증 기능에 대해서는 내부 이견이 있는 만큼 구체적인 방향성이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방첩사에서 검증 정보를 수집하는 역할은 그대로 하되, 이에 대한 분석과 평가는 국방부 등에서 하는 방안도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첩사가 수집할 수 있는 인사 검증 정보에는 범죄 사실 등 신원조사에 준하는 내용도 일부 포함될 수 있다.
12·3 불법계엄을 계기로 방첩사 폐지 여론이 제기된 만큼 일부 기능을 잔류하는 방안에 회의적인 시선도 나온다. 한 군판사 출신 변호사는 기자와 통화하며 “방첩사의 기능을 대폭 축소하겠다는 기존의 취지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위원회는 구체적인 방안이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위원회는 내달 말까지 관계기관들의 의견을 종합해 방첩사 개혁 방안에 대한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특검이 내란 선전·선동 혐의로 고발된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체포하자 “전쟁이다. 우리가 황교안이다. 뭉쳐서 싸우자”고 외쳤다. 황 전 총리는 대표적인 부정선거 음모론자로 12·3 불법계엄 당시 이를 옹호하는 행보를 보였다. 국민의힘의 극우 편승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개최한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외압 규탄대회에서 “이 무도한 정권이 대장동 항소 포기를 덮기 위해서 오늘 황 전 총리를 긴급체포하고, 지금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장 대표는 “이 모든 것이 이재명 한 사람 때문”이라며 “이재명을 끝내야 한다. 이 정권을 끝내야 한다”고 했다. 규탄대회에는 소속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을 비롯해 당 추산 1만5000여명의 당원이 참석했다.
장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황 전 총리에 대한 영장 범죄사실(로 적시된) 발언들은 누구도 이의 제기할 수 없이 정치적 표현의 자유 범위 안에 들어간다”고 감싸기도 했다.
손범규 국민의힘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황 전 총리가 작성한 SNS 글을 내란 선전·선동으로 몰아간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를 내란 혐의로 포장하는 정치적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황 전 총리 체포를 비판했다.
황 전 총리는 12·3 불법계엄 당시 페이스북에 “나라를 망가뜨린 종북주사파 세력과 부정선거 세력을 이번에 반드시 척결해야 한다”고 적었다. 이튿날에는 “우원식 국회의장을 체포하라. 대통령 조치를 정면으로 방해하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체포하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해 당내에서도 “당대표로서 대단히 무책임하고 부적절한 처사”(김재섭 의원)라는 반발을 산 바 있다. 장 대표가 이번엔 황 전 총리를 엄호하면서 극우 세력과 절연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당내 일각에서 제기된다.
장 대표는 이날 규탄대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언급했다. 그는 “이재명은 독재자”라며 “이재명에 대한 재판이 다시 시작될 때까지, 그리고 우리가 이재명을 탄핵하는 그날까지 함께 뭉쳐서 싸우자”고 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도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하고, 그것도 안 되면 탄핵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 일각에선 이를 두고 지지층 결집에는 도움이 되더라도 중도층 공략에 효과적이지 않다는 우려가 나왔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탄핵이라는 표현은 조금 더 실체적 진실이 확인될 때 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것은 국민들로부터도 피로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했다. 한 수도권 원외 당협위원장은 “우리 강성 지지층이야 듣기 좋은 소리지만 중도층이야 ‘탄핵은 불가능한데’라고 생각하지 않겠나”라며 “한두 번 하고 말아야지 계속 떠들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검찰이 대장동 개발 비리 1심 재판 결과에 대한 항소를 포기하면서 수천억원의 부당이익 환수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피해자인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민사소송을 통해 피해 금액을 받을 수 있다고 했지만 법조계에선 쉽지 않을 것이란 견해가 나온다. 1심 재판부가 “민사소송은 기일도 제대로 열리지 않아 공사가 민사 절차로 피해를 회복하는 것은 곤란해 보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앞서 검찰은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등 대장동 개발 민간업자들이 총 7886억원의 부당이득을 얻었다며 기소하고 전액 추징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2022년 12월~2023년 2월 대장동 일당의 재산 약 2070억원을 몰수·추징 보전했다. 범죄로 얻은 불법 재산을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동결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조형우)는 지난달 31일 이들에게 모두 업무상 배임으로 징역과 벌금 등을 선고하며 뇌물액 총 473억원에 대해서만 추징을 명했다. 검찰이 요청한 규모에 비해 매우 적은 금액이지만 검찰이 항소를 포기하면서 향후 재판에서도 추징금은 473억원으로 상한선이 정해졌다. 피고인만 항소할 경우 ‘불이익 변경 금지’ 원칙에 따라 1심보다 높은 형이나 추징금을 선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 장관은 지난 10일 “검찰의 항소 포기로 범죄수익 몰수가 불가능해졌다는 것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2000억원 정도는 이미 몰수 보전돼 있고,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민사소송도 제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사소송으로 수천억원을 환수하기엔 무리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민사소송 재판부가 추징액을 따로 정할 수 있지만, 형사재판에서 확정된 규모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공사가 지난해 11월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은 1년이 넘도록 재판조차 열리지 않았다.
1심 재판부도 “현재 공사의 재산반환청구권 또는 손해배상청구권 행사 등 피해 회복 조치는 심히 곤란하다고 보인다”며 “뒤늦게나마 피해 회복 과정에 국가가 개입해 범죄 피해 재산을 추징한 다음 이를 다시 피해자에게 환부하는 조치를 취할 필요성이 크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