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이혼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러시아 에너지 수입을 중단하려는 유럽연합(EU)의 계획에 소송으로 맞설 계획이라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오르반 총리는 이날 국영 라디오 방송에서 EU의 러시아산 석유·가스 수입 전면 중단 계획에 대해 “유럽사법재판소에 제소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AP 통신 등이 전했다.
그는 “우리는 유럽 가치에 반하는 명백히 불법적인 이 해결책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는 브뤼셀이 자신과 의견이 다른 국가 정부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선택한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르반 총리는 “그들(EU)은 이로 인해 매우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EU는 지난 9월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단계적 금지 조치를 2027년 1월1일까지 앞당길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EU는 러산 석유 수입은 2028년 1월1일까지 중단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헝가리는 이같은 EU의 움직임에 꾸준히 반대 입장을 보여 왔다. EU 다른 국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산 원유·가스 수입을 대폭 줄였지만 내륙 지역인 헝가리는 슬로베키아와 함께 에너지 수입 대체 경로가 마땅치 않다는 이유를 들어 예외를 주장해 왔다.
오르반 총리는 이달 7일엔 미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만나 다른 EU 국가들과 달리 ‘제재 예외’를 인정받았다. 미 측은 예외 적용 기간이 1년이라고 밝혔지만, 오르반 총리는 예외가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 간의 개인적 친분에 기인해 적용된 만큼 본인 재임 기간 동안 1년 이상 지속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는 맛’이 무서울 때가 있습니다. 분명 몇 번이고 봤던 드라마인데, 자꾸 손이 가는 콘텐츠가 있기 마련이죠. 시트콤은 이 분야의 권위자라 할 만합니다. 짧고 많은 회차 동안 쉴새 없이 사고를 치는 등장인물들에 정이 들어버려서일까요. <순풍산부인과>, <거침없이 하이킥> 등을 여전히 돌려 보는 이들이 많습니다.
옛 시트콤의 맛을 잊지 못하는 건 우리만의 일은 아닙니다. 미국에는 <오피스>와 <프렌즈>가 있거든요. 2018년 한 리서치 업체가 넷플릭스 전체 콘텐츠 조회 수의 7.19%가 <오피스>를 보는 데, 4.13%가 <프렌즈>를 보는데 쓰였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을 정도입니다.
옛 시트콤 애호가들이 오래 버텨준 덕택일까요. <오피스>가 종영하고 12년이 흐른 2025년 9월, 그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받은 모큐멘터리(다큐멘터리로 가장한 픽션) 시트콤이 NBC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피콕에 공개됐습니다.
<오피스>(The Office)가 제지 회사 ‘던더 미플린’의 미국 펜실베니아 스크랜튼 지점의 직원들을 카메라에 담았다면, 새로운 스핀오프 시리즈 <더 페이퍼>(The Paper)는 종이가 아닌 ‘신문’을 만드는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합니다. 미국 오하이오의 지역지 ‘트루스텔러’ 사무실이 배경이죠. 이곳은 던더 미플린과도 연관이 있는 곳입니다. 던더 미플린을 2019년에 합병한 제지회사 에너베이트의 자회사 중 하나라는 설정이거든요.
‘진실을 말하는 이들’이라는 거창한 이름에 비해 트루스텔러는 사실 신문사라고 하기도 민망한 수준입니다. 수십 년 전에는 수백 명이 근무하며 진실만을 좇았던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같은 층을 쓰는 화장지 사업팀의 눈칫밥을 먹는 골칫덩이죠. 제대로 된 기자는 없고, 구독하고 있는 AP 등 통신사의 가십 기사로 지면을 채울 정도로 망가진 곳입니다.
<더 페이퍼>는 다 쓰러져가는 지역 신문사에 열정 넘치는 편집장 네드(도널 글리슨)가 부임하며 벌어지는 소동을 담습니다. 임시 편집장을 맡았던 에스메랄다(사브리나 임팍치아토레)에게 ‘쓸데없는 짓’을 벌이려는 네드는 눈엣가시죠. 사실상 기자 경험이 있는 직원이 한두 명일 뿐이라는 걸 알게 된 네드는 ‘일단 어떤 직군이든 기사를 쓰고 싶으면 오라’고 부탁합니다. 네, 다음부터는 손발 안 맞는 오합지졸의 난장판이 벌어지죠.
저 또한 신문사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더 페이퍼>의 오프닝은 이보다 웃플 수 없습니다. <오피스> 오프닝을 연상케 하는 잔잔한 배경음에, 신문을 읽기보다 신문으로 접시를 싸고, 음식 깔개로 쓰고, 구기고 버리는 온갖 합법적 훼손 장면이 나열됩니다. 신문보다는 종이로서의 쓸모를 다하는 ‘페이퍼’의 모습입니다.
촬영부터 웃음 설계까지 <오피스>를 그대로 이식한 작품입니다. 직원들의 사회생활이 탑재된 (거짓) 리액션을 관찰자적으로 담다가, 그 속내를 인터뷰 컷으로 삽입해 웃음을 자아내는 게 똑 닮았습니다. 반가운 얼굴도 있습니다. 던더 미플린 회계팀 직원 오스카(오스카 누녜즈)가 트루스텔러로 옮겨와 일을 하고 있던 건데요. 제작진을 마주치자마자 “9년이나 따라다녔으면 됐지, 더는 안 한다”고 벌컥 화를 내는 깨알 같은 포인트도 있습니다.
네드도 시청자처럼 트루스텔러가 처음인 만큼 그가 사무실에 녹아들 때까지, 또 시청자들이 캐릭터들에 정감을 느낄 때까지 예열 시간이 필요하기는 합니다. 그래도 30분으로 짧은 한 편, 한 편을 보다 보면 슴슴하니 계속 이어 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분명 처음 보는데 알던 맛이라서일까요. 반가우면서도 심심하고, 궁금하면서도 알 것 같은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쿠팡플레이에서 시즌1(총 10회)을 볼 수 있습니다. 시즌2 제작도 확정됐습니다.
오합지졸 지수 ★★★★☆: 네드가 첫날 도망가지 않은 게 수상할 정도
밥친구 지수 ★★★★: 짧아서 후루룩 후루룩
“수능 대박” “떨지 말고 잘 봐”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지는 13일 오전 7시 30분 경기 수원시 영통구 효원고등학교 앞. 운동복과 같은 편한 복장을 한 수험생들이 힘찬 응원을 받으며 하나둘 수험장으로 들어갔다. 다소 쌀쌀한 아침에 수험생들은 패딩이나 두꺼운 외투를 걸친 모습이었다.
교문 앞에는 각계에서 나온 이들이 “수능 대박” “무조건 합격”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수험생을 응원했다.
가족의 응원을 받으며 입실하는 수험생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한 어머니는 수험생 아들을 마지막으로 끌어안으며 “우리 아들 떨지 말고 잘 보고 와”라고 말했다. 아들은 “잘 보고 올게”라고 말하며 활짝 웃어 보였다.
수험장으로 들어서는 자식의 뒷모습이 못내 아쉬워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어머니도, 자식이 수험장으로 들어간 뒤에도 한참을 담장에 붙어 떠나지 못하는 부모도 있었다.
한 학원 선생님은 자신의 몸집만 한 커다란 가방에 따뜻한 캔커피를 가득 채워 왔다. 그는 도착한 수험생들의 얼굴을 확인했다. 자신의 제자가 보이면 캔커피와 함께 “시험 잘 보고와”라는 응원의 말을 건넸다.
올해 수능은 1교시 국어영역, 2교시 수학영역, 3교시 영어영역, 4교시 한국사 및 탐구(사회·과학·직업)영역, 5교시 제2외국어·한문영역 순으로 진행된다. 일반 수험생 기준으로 오전 8시40분에 시작해 오후 5시45분에 마친다.
이날 수능에는 7년 만에 가장 많은 수험생이 응시한다. 올해 수능 지원자는 55만4174명으로, 지난해보다 3만1504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