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치료제구매 건진법사를 통해 통일교 쪽이 건넨 금품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건희 여사의 재판에서 김 여사의 수행비서인 전직 대통령실 행정관이 ‘통일교 측에서 받은 샤넬 구두를 한 두 차례 신은 걸 본 적이 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은 14일 김 여사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등 재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는 김 여사의 전시기획사인 코바나컨텐츠에 근무한 인연으로 최근까지도 김 여사를 보좌하고 있는 정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증인으로 나왔다.
특검 측은 통일교 측이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샤넬 가방 3개와 구두 사진을 정 전 행정관에게 보여주며 ‘가방과 구두를 사용하는걸 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정 전 행정관은 “저 구두는 한두 번 정도 신은 걸 봤다”고 답했다. 다만 김 여사가 가방이나 목걸이를 착용한 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특검 측은 전씨가 통일교 측에서 명품을 받아 김 여사의 또 다른 수행비서인 유모 전 행정관에게 이를 전해줬고, 유 전 행정관이 샤넬 매장에서 가방 3개와 구두로 교환한 뒤 김 여사가 착용했다고 의심한다. 재판부는 지난 12일 샤넬 가압과 구두, 목걸이 실물을 확인하고 “구두 바닥에 사용감이 있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최근 특검에 낸 의견서에서 ‘구두와 가방을 받았던 건 맞다’면서도 “사용하지 않고 전씨에게 모두 돌려줬다”고 주장했다.
김 여사가 통일교 쪽과 연락할 때 썼던 휴대전화 번호, 이른바 ‘건희2’가 실제 누구의 소유인지를 둘러싼 공방도 벌어졌다. 전씨는 통일교 등 여러 곳에서 받은 인사 청탁을 전달할 때 이 번호로 연락했다. 특검은 이 번호가 사실상 김 여사 것이라고 의심하고, 전씨도 “건희2로 연락하면 피고인이 받았다”고 증언했다.
정 전 행정관은 건희2가 자신의 번호라고 주장했다. 전씨의 청탁 문자를 ‘악성 민원인’으로 생각해 전부 무시했고, 전씨가 누군지도 몰랐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그는 ‘피고인이 건희2 휴대전화(번호)를 사용한 적이 없냐’는 특검 측 질문에도 “한 두 번 정도는 빌려서 통화하신 것 같다”고 답했다. 특검 측은 김 여사도 특검 조사에서 ‘공유하며 쓰려고 개통한 것’이라고 진술했다면서 “피고인이 거짓 진술을 했다는 거냐”고 추궁했지만, 정 전 행정관은 “(김 여사가) 왜 그렇게 진술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정 전 행정관의 진술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위증하면 처벌받는다’고 여러 차례 지적했다. 재판부는 ‘김 여사에게 부탁하는 문자들인데 증인 권한으로 보고를 생략한 게 납득되지 않는다’거나 ‘건진법사는 여러 번 구설에 올랐는데 몰랐을 수가 있냐’고 물었고, 정 전 행정관이 계속 부인하자 헛웃음을 짓기도 했다. 정 전 행정관이 현재도 김 여사의 반려동물울 돌보고 있다고 말하자 “급여도 안 나오는데 왜 하시냐” “동물들을 위한 자원봉사인 거냐”고 묻기도 했다.
이날 정 전 행정관과 함께 증인으로 채택된 유 전 행정관은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그는 이미 한 차례 증인 소환에 불응했는데, 이날도 건강상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 측은 과태료 부과와 구인영장 발부 등 조치를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재판부는 우선 오는 26일에 다시 소환해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했다.
술에 취한 대리운전 기사가 고객 차량을 몰며 고속도로에서 과속 운전을 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50대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5일 오전 2시20분쯤 술을 마신 상태로 고객 B씨의 승용차를 몰아 경기 고양시에서 인천 영종도까지 약 40㎞를 운전한 혐의를 받는다. 주행 중 제한속도 시속 100㎞인 고속도로 구간에서 최고 시속 150㎞로 달린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과속운전 중 차량에서 경고음이 계속 울려 대리운전기사의 얼굴을 봤더니, 바로 앞서 주점 옆자리에서 술을 마시던 사람이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측정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정지 수치에 해당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카카오T 대리운전 앱을 통해 호출을 받아 운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과거에도 음주운전으로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을 마신 뒤 PC방에서 쉬다가 술이 깼다고 생각해 대리운전을 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