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소년재판변호사 한국이 볼리비아에 1-0으로 앞선 후반 43분. 학생처럼 머리를 짧게 깎은 선수는 골문 앞에서 상대 수비의 몸을 맞고 골이 굴러오는 순간 몸을 던졌다. 598일 만의 복귀전에서 A매치 복귀골을 쏘아올린 조규성(27·미트윌란)이 바로 그 주인공이었다.
조규성은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와 평가전에서 2-0으로 승리한 뒤 취재진과 만나 “뭔가 집념이었던 것 같다. (상대 선수와) 몸싸움을 이겨내면서 밸런스가 무너졌지만 그저 골을 넣고 싶다는 집념 하나로 (골을) 넣었던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이날 조규성은 1-0으로 앞선 후반 31분 손흥민(LAFC) 대신 교체 출전했다.
조규성은 황희찬(울버햄프턴), 손흥민과 순서대로 포옹한 뒤 그라운드를 밟았다. 무릎 부상 이후 합병증이 겹치면서 오랜 기간 재활에 매진했던 그가 “몇 분이라도 뛰고 싶다”며 꿈꾸던 순간이었다.
그러나 조규성은 불과 12분 만에 또 하나의 목표를 이뤘다. 골이었다. 조규성은 후반 43분 오른쪽 측면에서 김문환(대전)이 올린 크로스가 상대 수비수의 몸을 맞고 굴절되자 몸을 던지면서 왼발로 골문에 밀어 넣었다. 마치 바닥을 기는 듯한 몸짓은 스스로 “집념”이라고 자부할 만 했다. 조규성은 자신의 40번째 A매치에서 10호골을 쏘아 올렸다.
조규성은 “많은 팬들 앞에서 이런 골을 넣을 수 있어 너무 기쁘다”라며 “오랜만에 대표팀에 돌아와 이렇게 경기를 뛸 줄도 몰랐는데, (홍명보) 감독님이 기회를 주셔서 이렇게 골까지 넣으니 더 감사하다”고 말했다.
환희에 가까운 조규성의 심정은 골 세리머니에서 오롯이 드러났다. 자신의 유니폼을 두드리며 질주한 그는 코너킥 플래그를 잡고 포효했다. 그리고 동료들의 축하 속에 기념 사진까지 찍었다.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는 “(조)규성이가 사진 한 장을 찍자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조규성은 “사실 경기 전부터 골을 넣으면 세리머니는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세리머니를 하려는 순간 (플래그에) 월드컵(과 관련된) 문구(Road to 2026)가 있었다. 그래서 뭔가 잘 맞는 (세리머니가)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규성의 이날 활약이 놀라운 것은 그가 얼마 전까지 길고 긴 재활의 늪에 빠진 선수였다는 사실이다. 조규성은 “솔직히 부상 전과 비교한다면 100%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내 멘털은 더 강해진 것 같다. 오늘 경기도 긴장된다기보다는 재밌었다. 이 자리에 다시 설 수 있다는 것을 즐겼던 것 같다”고 말했다.
조규성은 자신이 집념의 결과물이라고 했던 골로 2026 북중미 월드컵을 향한 꿈도 다시 갖게 됐다. 조규성은 큰 키(188㎝)가 무기인 전형적인 타깃형 골잡이로 기존 공격수들과는 다른 색깔을 갖고 있다. 조규성이 꾸준히 A매치에서 득점을 터뜨린다면 얼마든지 주전 경쟁도 가능하다.
한국의 다음 A매치 상대가 가나라는 사실도 흥미롭다. 조규성은 2022 카타르 월드컵 가나와의 조별리그 2차전 당시 멀티골을 터뜨리며 스타덤에 올랐던 추억이 있다. 조규성은 “골잡이는 골로 보여줘야 한다. 다음 경기가 가나전이다. 골을 더 많이 넣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경기를 뛰면서 몸 상태를 더 끌어올려 득점에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바깥에서의 개발 규제를 완화한 서울시 조례 개정이 유효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서울시의 세운상가 개발계획 자체를 인정한 취지는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 장관은 1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해당 대법원 판결에 대한 입장을 묻는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대법원은 서울시의 조례 개정 절차가 적법했다고 판단한 것이지 (세운상가) 개발계획 자체를 인정한 것은 아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종묘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서 문체부가 방법을 강구하는 것은 대법원 판결에 배치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서울시의 조례 개정이 적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은 존중한다”며 대법 판결에 불복하는 것이냐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선을 그었다.
최 장관은 지난 7일 종묘 앞 기자회견이 서울시의 세운상가 개발 자체를 반대한다는 취지는 아니라고도 말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개발하지 말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며 “종묘 보존과 개발을 조화롭게 하는 것이 책임 있는 행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 장관은 또 이번 사안이 정치적인 갈등을 불러온 데 대해서는 공직자로서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그는 “무작정 보존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합의를 이루고, 균형 있는 의사결정 과정을 이뤄가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성급하게 장관답지 않은 언어를 사용해서 정치적 소용돌이를 일으킨 데 대해 공직자로서 언행에 주의하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최 장관은 서울시와 불필요한 갈등만 유발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대립과 충돌을 국민에게 보이는 것은 정말 안 좋은 일”이라며 “충분히 협의할 수 있는 자세로 서울시와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문체위 전체회의는 최 장관이 종묘를 찾은 후 처음 열린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