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상담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수학·영어영역이 지난해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초고난도 문제를 뜻하는 ‘킬러문항’ 없이 변별력을 갖춘 시험으로 평가받았던 지난해 수능 수준에서 상위권의 변별력을 강화하는 문제를 섞어 난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이과생들이 대거 사회탐구영역에 몰리는 ‘사탐런’ 현상이 뚜렷해 탐구영역의 과목별 수능 난이도가 대입의 주요 변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 | 관련기사 2·11면
2026학년도 수능이 치러진 13일 교육부와 EBS, 입시업계 발표를 종합하면 국어·수학·영어영역은 상위권 변별력을 위해 지난해 수능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 상위권에서는 변별력 있는 문항을 어떻게 풀었는지에 따라 성적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능 출제위원장인 김창원 경인교육대 교수는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 문항을 고르게 출제했다”면서 “사교육에서 문제 풀이 기술을 익히고 반복적으로 훈련한 학생에게 유리한 문항을 배제했다”고 밝혔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수능 사회·과학탐구영역 지원자 중 사회 과목을 1개 이상 선택한 학생은 77.3%(41만1259명)로 지난해(62.1%)보다 15.2%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과학탐구만 선택한 수험생은 12만692명(22.7%)으로 작년보다 7만명가량 줄었다.
대학들이 자연계열 진학 희망자의 과학탐구 응시 조건을 지난해부터 폐지하면서 자연계 수험생까지 사회탐구로 쏠리는 이른바 ‘사탐런’ 현상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공부 범위가 좁고 상대적으로 점수를 얻기가 유리하다고 여겨지는 사회탐구로 쏠린 것이다. 김 교수는 “사탐런 현상에는 모든 학생이 기본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과목을 선택하려는 본능이 있다”며 “선택과목 유불리 문제가 영역 간 유불리 문제로까지 퍼진 형태”라고 말했다.
대학 모집 인원은 거의 변동이 없는 상황에서 ‘황금돼지띠’인 고3 응시생이 늘고, 의대 모집 인원이 증원 이전 규모로 되돌려진 것도 입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원자 54만8376명 가운데 49만7080명이 시험을 치러 응시율은 90.6%였다.
지난달 22일 개봉한 윤가은 감독의 신작 <세계의 주인>이 이례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개봉 4주 차 누적 관객 수가 9만 명을 넘어섰다. 조만간 10만 관객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극장가의 깊은 침체, 1만 관객만 들어도 흥행으로 여기는 독립영화계 상황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다.
1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세계의 주인>은 10일 기준 누적 관객 수 9만2108명을 기록했다. 개봉 4주 차임에도 박스오피스 6위에 올라있을 뿐 아니라, 좌석판매율도 두 자릿수를 넘겼다. 상영관이 축소된 상황에서 오히려 좌석판매율은 상승추세다.
<세계의 주인>은 섬세한 청소년 서사를 다뤄 온 윤가은 감독의 3번째 장편영화로, 열여덟 여고생 ‘주인’이 전교생이 참여한 서명운동을 홀로 거부한 뒤 의문의 쪽지를 받기 시작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윤 감독의 전작 <우리들>(2016)과 <우리집>(2019)은 각각 5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는데, 세번째 영화로 전작들의 흥행기록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앞서 지난 2월 개봉한 독립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는 누적 관객수 11만8094명을 동원하며 흥행했는데, <세계의 주인>이 이 기록을 넘을지도 관심이다.
흥행의 원동력은 강력한 입소문에서 나왔다. <세계의 주인>은 SNS와 영화 커뮤니티에서 ‘요즘 난리난 영화’로 통한다. 대규모 홍보나 스타 마케팅, 엄청난 반전이 있는 영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개봉 직후 영화를 본 관객들 사이에서 ‘올해 최고의 영화’라는 극찬이 이어지며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아무 정보도 찾아보지 말고 보라”는 ‘노(No) 스포일러 챌린지’도 유행처럼 번졌다. 개봉 전 윤가은 감독이 “중심인물과 사건에 대한 핵심 정보를 모른 채 볼 때 더 큰 영화적 재미를 느낄 수 있다”며 주인공이 과거에 겪은 일을 리뷰로 언급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한 것이 계기였다. 줄거리 정보와 구체적인 감상 공유가 제한된 채 관람이 권장되자 오히려 관객들 사이에서 궁금증이 커지며 흥행에 기세를 더했다.
관객뿐 아니라 동료 영화인들의 응원과 ‘샤라웃(Shout-out, 공개적 지지)’도 힘을 보탰다. 영화 <얼굴>로 <세계의 주인>과 함께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연상호 감독은 “보법이 다른 윤가은 감독님의 걸작”이라는 호평을, 배우 박정민은 “엄청난 것이 나와버림”이라는 감상평으로 기대를 자아냈다.
<세계의 주인>의 흥행은 한국 영화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관객을 극장으로 이끄는 ‘좋은 영화의 힘’을 증명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전작들에서 초등학생을 주인공으로 아이들의 우정과 혼란을 섬세히 담았던 윤 감독은 이번엔 10대 후반 고등학생들에게 렌즈를 드리웠다. 관계의 균열, 가정 문제, 폭력과 상처 등 아이들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특유의 섬세함과 깊이 있는 시선이 관객의 마음을 붙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례적 흥행에 힘입어 윤 감독의 2013년 단편영화 <콩나물>이 12일부터 전국 CGV아트하우스에서 상영된다. ‘콩나물’은 할아버지 제삿날, 바쁜 엄마 대신 콩나물을 사기 위해 생애 처음 집밖으로 홀러 나선 일곱 살 소녀 보리의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같은 날 봉준호 감독이 참여하는 <세계의 주인> 관객과의 대화(GV)가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리며 흥행의 열기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