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부장검사출신변호사 해병대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의 정점인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명현 특별검사팀에 11일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특검 수사기한 종료까지 17일 남겨둔 상태에서 첫 조사를 받는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47분 서울 서초구 서초 한샘빌딩에 있는 특검 사무실에 비공개로 출석했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구치소에서 법무부 호송차로 이동한 뒤 건물 지하를 통해 특검 사무실로 들어갔다. 특검은 현장 안전과 변호인 요청 등을 고려해 윤 전 대통령의 지하 출입을 허용했다.
특검은 이날 윤 전 대통령을 상대로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도피성 주호주 대사 임명 의혹을 차례로 조사할 예정이다. 조사에 앞서 예우 차원의 티타임은 별도로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변호인으로 배보윤, 채명성 변호사가 입회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한 차례로 마치기 어렵다고 보고 있어, 추가 조사에 나설 가능성도 관측된다.
윤 전 대통령은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과정에서 해병대 상급자를 혐의자에서 제외하기 위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과 공모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를 받는다. 또 이 전 장관이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부터 출국금지 조치를 당하자, 이 전 장관을 주호주대사로 임명한 뒤 해외로 도피시키려고 시도했다는 혐의(범인도피 및 직권남용)도 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을 상대로 2023년 7월31일 대통령실 안보회의 상황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 전화해서 한 얘기 등을 물을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채 상병 순직사건에 대한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조사 결과를 보고 받은 뒤 상급자 처벌 문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이 격노한 것이 수사외압의 시초라고 의심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의 도피성 주호주 대사 임명과 관련해선 내정 시점과 출국금지 해제 경위 등을 추궁할 예정이다.
앞서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지난 8일과 지난달 23일 두 차례에 걸쳐 출석을 통보했지만, 윤 전 대통령은 출석에 모두 불응했다. 특검은 지난 8일 3차 소환을 통보하며 “불응 시 강제구인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윤 전 대통령 측은 출석 전날인 10일 “채상병 특검 소환에 응한다”고 했다.
중국이 세 번째 항공모함 푸젠함의 전자기식 캐터펄트(사출기)를 운용할 기술 인재를 최소 8년 전부터 체계적으로 길러온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중국이 대양해군 국가로서 지위를 굳히고 미국의 해양 패권에 도전하기 위해 장기적 인재 양성과 기술 집중 전략을 실행해왔음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5일 중국중앙TV(CCTV)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하이난성 싼야 군항에서 열린 항공모함 푸젠함의 취역식 및 부대기 수여식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시 주석은 한 여성 착륙유도장교에게 전공을 물었고 해당 장교는 “전자기식 항공기 이함장치(캐터펄트)”라고 답했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동일 명칭의 학과는 공식적으로 존재하지 않지만 중국군 매체 ‘중국군망’에 2017년 인민해방군 산하 해군공정대학에 ‘전자기 발사공학’ 과정이 신설된 사실과 신입생 모집 공고가 함께 실렸다. 이 전공에는 전기기계학, 전력전자학, 자동제어 원리, 전자기 발사 원리 등이 주요 과목으로 포함돼 있다. 당시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관련 기술이 이미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중국이 이 분야를 국가적으로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푸젠함의 전자기식 캐터펄트는 중국 해군의 기술적 도약을 상징하는 핵심 장비로 꼽힌다. 전자기식 캐터펄트는 항모 갑판에서 함재기를 급가속해 곧장 쏘아 올리는 방식으로 제한된 시간에 더 무거운 기체를 더 많이 이륙시킬 수 있다. 전자기식 캐터펄트 항모는 미국 제럴드 R 포드함에 이어 푸젠함이 세계 두 번째다.
군사평론가이자 전 인민해방군 교관인 쑹중핑은 SCMP에 “중국은 전자기 이륙 기술을 실전에 도입하기 훨씬 이전부터 필요한 인재를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인민해방군에는 ‘장비가 인재를 기다리게 하지 말고 인재가 장비를 기다리게 하라’는 구호가 있다”며 “전자기 이륙장치 개발 시점에 맞춰 관련 전공 인력을 미리 양성하는 것이 원칙이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신기술 중심의 군사교육 체계 강화를 가속하고 있다. 지난 6월 우한에 있는 중국인민해방군 연합보장부대 공정대학은 첫 학생 모집을 시작했다. 이 대학은 정보화·지능화·무인화 전쟁에 대비해 10개 학부 과정을 개설했으며 그중 데이터링크 공학은 신호와 시스템, 정보 융합·처리, 데이터링크 기술 등을 교육한다. 학교 측은 해당 기술이 미사일·군함·전투기·조기경보기 등 현대 무기체계 전반에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SCMP는 이날 별도의 보도에서 중국이 향후 건조할 원자력추진(핵추진) 항공모함에 고에너지 레이저와 전자기식 레일건 등 차세대 무기를 탑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레일건은 전자기력을 이용해 발사체를 고속으로 가속하는 무기로 장거리·고정밀 타격 능력을 갖춰 미래 전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