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용접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종묘 앞 건물 최고 높이 규제 완화가 사적 이익을 위해 공적 가치를 희생시키는 개발이라면서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경실련은 13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사유재산권 행사를 명분으로 한 건축 규제 완화가 인류 공동의 자산인 세계문화유산의 가치를 영구히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종묘 앞 세운4구역 일대의 건물 최고 높이를 145m까지 높일 수 있게 개발 계획을 바꿨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소송을 냈으나 대법원은 지난 6일 서울시의 손을 들어줬다.
경실련은 “사유재산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이나, 동시에 공공복리를 위해 법률로써 제한될 수 있다”면서 “종묘의 역사적 맥락과 정통성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완충지대’와 주변환경에 대해 일정 수준의 제한과 관리를 하는 것은 개별 건축주의 재산권 행사에 선행되어야 할 국가적 의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시의 규제 완화는 “주변 시민 전체의 주거환경이나 공익에 기여하는 ‘규제 완화’가 아니라, 오히려 특정 사유재산권자에게 수천억 원대의 개발 이익이라는 특혜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대법원 판결도 “사법부가 지켜야 할 ‘공공성 우선의 원칙’을 명백하게 훼손한 판단”이었다며 “재산권 행사가 무한할 수는 없고, 그 제한의 공공적 이유가 명백한 경우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유산의 가치는 한 번 훼손되면 복구가 불가능한 ‘비가역적 공공재’”라면서 “142m 높이의 빌딩은 종묘의 역사적 경관을 영구히 파괴하며, 이는 단순히 ‘조망권’의 문제가 아니라 종묘가 가진 장엄함과 정제된 분위기, 그리고 세계유산 지정의 근거가 되었던 ‘완벽한 시각적 완전성(Visual Integrity)’을 무너뜨린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서울시가 단기 개발 이익과 특혜성 규제 완화를 중단하고 종묘의 세계유산 가치 수호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즉각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며 “공공의 이익과 미래 세대를 위한 도시를 만들고 지키는 것이 서울시장이 준수해야 할 제1원칙”이라고 밝혔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3일 전국 85개 시험지구 1310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이번 수능에는 55만4174명이 지원했다. 2019학년도(59만4924명) 이후 7년 만에 가장 많은 응시자 수다. 수험생들은 학부모와 선생님 등의 응원과 격려를 받으며 고사장으로 향했다.
올해 수능은 1교시 국어영역, 2교시 수학영역, 3교시 영어영역, 4교시 한국사와 탐구(사회·과학·직업)영역, 5교시 제2외국어·한문 영역 순으로 진행된다. 일반 수험생 기준 오전 8시40분에 시작해 오후 5시45분에 종료된다.
이번 수능은 이례적으로 출생아 수가 많았던 ‘황금돼지띠’ 2007년생이 고3 재학생으로 응시하는 해다. 졸업생 지원자 수도 15만9922명에 달한다. 수능 출제위원단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을 충실히 반영하고,대학교육에 필요한 수학능력을 측정할 수 있도록 출제했다”며 ‘킬러 문항’ 배제 기조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인기 애니메이션 <체인소맨>의 악당 마키마, <짱구는 못말려> 속 액션 가면, 할리우드 대표 슈퍼 히어로 스파이더맨이 부산에 나타났다. 올해로 21주년을 맞은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5’가 13일 부산 벡스코에서 막을 올리면서다.
이날 나흘간의 여정을 시작한 지스타는 전국에서 모인 게이머로 아침부터 북적거렸다. 갖가지 캐릭터로 분장한 ‘코스어’(코스튬 플레이어)가 시선을 끌었고, 관람객들은 이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 지스타를 주최하는 한국게임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지스타에는 44개국 1273개사가 참여하고 부스는 3269개가 꾸려졌다.
국내외 주요 게임사들은 저마다 대표 게임 및 신작 관련 부스를 차리고 게임 팬들을 맞았다. 올해 메인 스폰서를 맡은 엔씨소프트의 부스 300개는 특히 인기였다. 곧 출시될 신작 ‘아이온 2’를 미리 해보기 위해 수백명이 늘어서면서 오후 한때 대기 시간이 2시간을 훌쩍 넘기기도 했다.
크래프톤은 기대작 ‘팰월드 모바일’ 체험존과 배틀 그라운드 테마의 카페를, 넷마블은 ‘이블베인’ 등 5개 신작을 미리 해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게임이 10~20대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것과 달리 이날 현장에 모인 이들의 연령과 성별, 국적은 다채로웠다. 유아차에 어린 자녀를 태운 30대 부부부터 외국인 게이머, ‘나홀로 관람’에 나선 중장년층까지 1시간 넘는 대기 행렬에 기꺼이 합류했다.
20년 경력의 코스어 실버(34·닉네임)도 연차를 쓰고 경기 일산에서 부산까지 날아왔다. 인기 액션 롤플레잉 게임 ‘호라이즌’ 속 에일로이 캐릭터로 변신한 그는 “매년 이 시기에 바쁜 회사를 다니다 최근 이직을 하면서 올해 처음으로 연차를 쓰고 왔다”며 “규모가 크고 볼거리도 많아 재미있다”고 말했다.
‘게임 꿈나무’들도 눈에 띄었다. 권나경양(16·경북 구미정보고 메타커머스과)은 이날 체험학습을 위해 처음 지스타를 찾았다. 그래픽디자인, 가상현실(VR) 콘텐츠를 공부하는 권양에게 게임 전시로 가득한 지스타는 학교나 마찬가지다. “실제로 와보니 모든 게 신기하다”는 그는 크래프톤의 ‘팰월드 모바일’을 기대작으로 꼽기도 했다.
일각에선 올해 지스타가 예년보다는 못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0주년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참가사(1375개→1273개)와 부스(3359개→3269개) 모두 줄었다. 넥슨, 펄어비스 같은 국내 대형 게임사부터 일본·중국 등 해외 주요 업체가 줄줄이 불참했기 때문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작년과 비교하면 확실히 볼거리가 적다는 인상”이라며 “지스타보다 개별 행사를 열거나, 게임스컴(독일)이나 도쿄게임쇼(일본) 같은 글로벌 전시회에 나가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 게임 ‘원신’으로 잘 알려진 중국 게임사 호요버스는 지스타에 참가하는 대신 지난달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단독 오프라인 행사를 통해 팬들을 만났다.
한편으론 희망 섞인 분위기도 읽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게임은 중독 물질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등 게임 친화적 행보를 보여온 만큼 게임산업 육성에 적극적일 것이라는 기대다.
개막 전날까지 이 대통령의 지스타 방문설이 돌기도 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지스타 방문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14일 부산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 글·사진 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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