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망머니상 여수·순천 10·19사건 당시 포고령 위반으로 처벌된 사망자들이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형사1부(김용규 부장판사)는 13일 포고령 제2호 위반 사건 재심에서 고인이 된 희생자 11명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포고령 제2호의 내용이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포괄적이어서 일반 국민들이 법률에 의해 금지되는 행위가 무엇인지조차도 예견하기 어려웠다”며 “포고령 2호가 죄형법정주의에 명확하게 위배된다고 판단했다”고 판시했다.
포고령 제2호는 1948년 여수·순천 사건 당시 계엄사령부가 민간인 처벌의 근거로 사용한 규정이다. 군·경 지시에 불복하거나 피난하지 않는 사람까지 ‘폭도’로 간주해 처벌하는 근거로 활용했다.
김용규 판사는 “무죄 판결이 부족하나마 피고인들의 명예 회복과 실질적인 권리 구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순천지원에서는 2019년 3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재심 개시 결정 확정 후 여순사건 희생자들에 대한 재심과 무죄 판결이 이어지고 있다.
뉴진스 어도어 복귀 과정에서 멤버 중 한 명이 남극에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 마라톤 대회가 주목을 받고 있다. 바로 ‘남극 얼음 마라톤’(Antarctic Ice Marathon) 대회다. 마라톤을 취미로 갖고 있는 멤버가 다음달 남극에서 개최되는 마라톤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남극에 간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서다.
남극 얼음 마라톤은 남극 대륙 내 유니언 글레이셔 인근에서 매년 겨울(남반구 기준 12월)에 열리는 풀코스(42.195km) 마라톤이다.
이 대회는 일반 거리 마라톤과는 비교할 수 없는 혹한 상황에서 진행된다. 평균 체감 온도는 영하 20℃ 이하이며, 설상과 얼음 위를 달려야 하고 강풍(카타바틱 윈드)까지 동반되는 환경이 특징이다.
출발지는 칠레 푼타 아레나스다. 전용기로 남극 현지 캠프로 이동한 뒤 레이스에 참여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이 대회는 지구 ‘7대륙’ 마라톤 클럽을 완성하려는 러너들에게 매우 중요한 종목이다. 남극을 포함해 7대륙 각각에서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는 것이 큰 도전 과제다. 남극이라는 희소하고 극한의 환경에서 달린다는 점 때문에 모험 마라톤을 찾는 러너들에게는 꿈의 대회이기도 하다.
참가비용은 매우 높은 편이다. 남극까지의 항공 이동, 현지 캠프 숙박 및 지원, 특수 장비 등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공식 웹사이트 안내에 따르면, 참가비는 2만2500달러(약 3282만원) 수준이다.
기상과 지형 특성상 일반 마라톤 대비 준비는 훨씬 더 까다롭다. 체온 유지가 중요하며, 설상화(눈·얼음 위에 달리기 적합한 신발), 다중 레이어 의류, 바람막이, 아이젠 등의 아이스 장비까지 고려해야 한다. 실전에서는 시간 기록보다는 완주 그 자체가 성과로 간주된다. 바람에 밀리거나 설상 위를 달리면서 속도가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비싸고 힘든 조건 탓에 일반인 참가자 수는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란 과도한 기대가 있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내리면 성장 제고 효과는 떨어지고 집값만 오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윤진운 한국은행 경제모형실 조사역과 이정혁 금융통화위원회실 조사역은 1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은이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 자료를 이용해 국내 주택시장 참가자들의 기대 형성 방식을 검증한 결과, 참가자들은 ‘합리적 기대’에서 벗어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주택가격이 상승 국면에서 하락 국면으로 바뀌는 시기에도 경제 주체들은 향후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란 기대를 상당 기간 유지한다는 것이다.
한은은 합리적 기대 가설이 주택가격 변동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고 보고 ‘진단적 기대’를 반영한 새 모형을 구축해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분석했다. 진단적 기대는 경제 주체들이 주택가격 상승과 관련한 과거 또는 최근의 뉴스나 기억을 선택적으로 회상해 경제 여건 변화와 무관하게 미래에도 집값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는 현상을 뜻한다.
모형 분석 결과, 기준금리 인하 시 상승 기대가 과도하게 형성돼 집값 상승폭이 커지는 반면 성장 제고 효과는 축소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진단적 기대를 가정할 경우 합리적 기대에 비해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 뒤 8분기(2년)가 지난 시점에 집값은 약 56% 더 상승하고, 국내총생산(GDP)·투자·소비 등은 8~10% 정도 더 낮게 증가하는 것으로 산출됐다.
한은은 “진단적 기대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경제 주체들이 과도한 가격 상승 기대를 갖지 않도록 주택시장 대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주택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경기 부진에 대응한 통화정책 완화 시 거시건전성 정책이 강화돼야 한다”고 했다.
‘유동성을 늘려 부동산 시장에 불을 지피는 역할은 하지 않겠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 최근 주택가격전망 CSI도 높은 수준인 만큼 한은이 오는 27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늘고 있다. 이번 금통위는 연내 기준금리를 정하는 마지막 회의다.
한은의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달 주택가격전망 CSI는 122로 전월보다 10포인트 상승했다. 2021년 10월(125) 이후 4년 만에 최고치이며 상승폭도 2022년 4월(10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주택가격전망지수가 100보다 크면 1년 뒤 집값 상승을 예상한 가구가 감소를 예상한 가구보다 많다는 뜻이다. 지난달 주택가격전망 CSI는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전 응답이 상당수 반영돼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높은 수준이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0·15 부동산 규제 효과를 보면서 ‘그래도 한 차례는 기준금리를 인하하겠지’라는 시장의 기대는 모두 소멸한 단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