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용접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이 6일 한국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핵추진 잠수함) 개발 움직임을 언급하며 일본도 유사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고이즈미 방위상은 이날 TV 프로그램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했다”며 “주변국은 모두 핵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처럼 디젤 추진으로 충분한가, 아니면 원자력으로 가야 하는가 논의할 시점”이라며 일본의 안보 환경이 그만큼 엄중해졌다고 설명했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이달 초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에 참석했을 당시 일본의 중고 잠수함에 관심을 보인 국가가 있었다고도 밝혔다. 현재 일본은 약 20척의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으나 원자력 추진 잠수함은 운용하지 않는다.
지난달 자민당과 연립 여당 일본유신회는 차세대 동력과 수직발사장치(VLS)를 갖춘 잠수함 개발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사실상 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을 염두에 둔 결정으로 해석된다. 고이즈미 방위상도 지난달 22일 기자회견에서 “모든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겠다”며 원자력 추진 잠수함 검토 가능성을 열어뒀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한국이 미국의 지원을 받아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하게 되면 동아시아의 안보 구도가 크게 변할 것”이라며 “이 움직임이 일본의 핵추진 잠수함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또 “현재 핵추진 잠수함을 운용하는 국가는 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인도 등 6개국뿐이며, 핵확산 우려가 커지지 않도록 미국과 한국은 투명성을 확보한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의 원자력기본법은 원자력 이용을 평화적 목적으로 제한하고 있어 현행 제도 아래서는 원자력 잠수함 보유가 어렵다”며 “핵추진 잠수함 도입을 추진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단순한 복고 제품이 아니라 명예의 복원이자 진심의 귀환이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3일 서울 중구 보코서울명동 호텔에서 신제품 ‘삼양1963’을 공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삼양1963은 삼양식품이 36년 만에 선보이는 소 기름(우지) 라면이다. 그간 식물성 기름인 팜유로 면을 튀겨왔는데, 동물성 우지를 섞어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삼양식품은 1989년 이른바 ‘우지파동’을 겪었다. ‘공업용 소 기름으로 라면 등을 제조한다’는 익명의 투서로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삼양식품은 시장 점유율이 급락했다. 나중에야 우지 라면이 인체에 무해하다는 정부 발표가 있었지만, 이미지 추락은 돌이킬 수 없었다. 라면 업계에서 우지는 사용해선 안 되는 재료처럼 됐다.
삼양식품은 신제품으로 이를 정면으로 돌파하기로 한 것이다. 특히 이날은 36년 전 우지 파동을 촉발한 검찰 고소장이 접수된 날이다. 행사도 당시 TV 뉴스와 신문 제목들을 보여주는 영상으로 시작했다. 광고도 우지 라면을 기억하면서 파동으로 회사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들의 이야기까지 담았다.
남대문시장 인근에서 신제품을 공개한 것도 창업 정신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삼양식품 창업주 전중윤 명예회장(2014년 작고)이 이 일대에서 ‘꿀꿀이죽’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들을 보고 1963년 한국 최초의 라면을 개발했는데, 이 제품이 브랜드 정통성과 기술 혁신을 상징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김 부회장은 “한때 금기로 여겼던 우지는 삼양라면의 풍미를 살리는 진심의 재료였다”며 “삼양1963은 과거의 복원이 아닌 미래를 위한 초석”이라고 강조했다. 우지는 팜유보다 2배 이상 비싼 원료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팜유와 우지는 좋고 나쁨이 아니라 풍미 차이가 있을 뿐”이라며 “지방 성분과 고온에서의 안전성, 산화 안전성 등 기름으로서의 성질은 거의 동일하다”고 말했다.
기자가 이날 먹어본 삼양1963은 고기 맛이 진하게 났다. 특히 국물은 사골육수를 토대로 무와 대파·청양고추가 더해져 얼큰하면서도 깔끔했다. 가격은 1봉지(대형마트 정상가)당 1538원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한다.
삼양식품이 업계에서 터부시하는 재료로 신제품을 출시한 데는 세계적 열풍이 계속되고 있는 ‘불닭볶음면’으로 얻은 자신감이 컸다. 김 부회장은 “삼양식품은 라면을 만드는 회사를 넘어 한국 미식 문화를 세계로 전파하는 글로벌 식품기업”이라며 “또 한 번의 혁신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전후 가자지구 행정을 담당할 ‘과도행정기구’ 구성을 위한 논의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를 이끄는 파타가 함께 참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2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하마스와 파타를 포함한 8개 팔레스타인 파벌과 무장단체가 비공개 회의를 하고 과도행정기구 구성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하마스와 파타가 합의에 도달하면 분열된 팔레스타인 정치구조에 ‘역사적 진전’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력저항을 표방하며 1987년 창설된 하마스는 2007년 파타와 내전을 치른 뒤 가자지구를 통치해왔다. 파타는 서안지구에서 PA를 이끌고 있다. WP는 수십년간 반목과 갈등을 반복해온 하마스와 파타가 합의에 이를 경우 가자와 서안을 통합한 미래 팔레스타인 국가의 기반을 닦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마스와 파타 등이 참여하는 과도행정기구를 승인할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 평화 계획에 따르면 전후 가자지구 통치는 정치적으로 치우치지 않은 팔레스타인 기술관료로 구성된 임시과도위원회가 담당하게 된다. 이 기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의장으로 있는 평화위원회의 감독을 받게 된다.
팔레스타인과 아랍 관리들은 과도행정기구가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위원회와 협력하거나 잠재적으로 이를 대체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가자지구 내 치안은 팔레스타인 경찰이 담당하게 된다. 안보를 책임질 국제안정화군 구성은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이다.
바르다 압델라티 이집트 외교장관은 “핵심 목표는 팔레스타인인들이 가자를 서안의 통합된 일부로 운영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이는 팔레스타인 국가 실현을 위한 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위원회와 가자지구 과도행정기구의 권한과 관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결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WP는 전후 가자지구 통치방식을 위한 팔레스타인 파벌들의 회의에 하마스가 참여한 것은 2년간 이어진 전쟁에도 불구하고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여전히 영향력 있는 존재로 남아있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지적했다. 아랍 중재국들과 팔레스타인 정치 세력들은 하마스가 전후 통치체제 합의 과정에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파타 내 개혁민주파의 디미트리 딜리아니 대변인은 “하마스와 같은 이념적 세력을 완전히 지하로 몰아내면 더 극단적 형태로 되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