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 폰테크 2022년 20대 대선 정국을 흔든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에 연루된 민간업자들의 1심 재판이 4년 만에 마침표를 찍는다. 이들의 유무죄를 가리는 과정에서 대장동 사업의 ‘최종 결재권자’란 의심을 받아 온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될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조형우)는 오는 31일 오후 2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정민용 변호사 등에 대한 1심 판결을 선고한다. 이들은 대장동 개발 사업 과정에서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고의로 삭제하는 등 성남시와 유착해 총 7886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1년 10월 무렵 차례로 기소됐다. 지난 4년간 총 190여 차례 재판이 열렸다.
사건의 쟁점이 많고 공범들 간 관계가 복잡하다는 점을 고려해도 해당 재판은 진행이 느리다는 평가가 많았다. 우선 재판 도중 해를 넘기는 바람에 법관 정기 인사로 재판부가 바뀌는 일이 반복돼 공판 갱신 절차만 총 3번 밟았다. 앞서 진행된 재판의 녹취를 듣느라 약 두 달이 지나기도 했다.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 등 핵심 피고인들의 진술이 오락가락했던 점도 심리가 길어진 이유로 꼽혔다.
올해는 재판부 교체 없이 막바지 심리에 속도를 내면서 지난 6월30일 변론을 마쳤다. 당시 재판부는 수사와 재판 기록이 25만 쪽에 이른다며 4개월 뒤인 오는 31일로 선고기일을 정했다. 마지막 재판 날로부터 한 달 뒤에 판결을 선고하는 다른 재판과 비교하면 변론 종결 후 선고까지도 이례적으로 긴 시간이 걸렸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에게 징역 7년, 김씨에게 징역 12년의 중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정 회계사에는 10년, 남 변호사·정 변호사에게는 각각 징역 7년과 5년을 구형했고 총 7800억원의 추징 명령도 요청했다. 검찰 측은 “피고인 5명은 천문학적인 이익을 취득했고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주민들에게 전가됐다”면서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사업권을 취득할 수 없던 민간업자들이 선거 운동을 돕거나 뇌물을 주는 등 성남시와 공사 공직자들에게 부정한 방법을 동원했다”고 했다. 피고인 측은 성남시도 고정 몫을 가져가 손해를 보지 않았고, 사업이 예상 밖의 성공을 거둬 이익이 커졌을 뿐이라 배임 혐의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사업의 최종 결재권을 가지고 있던 이 대통령에 대한 법적 판단을 이번 판결에서 엿볼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그간 민간업자들의 재판에서는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대통령이 대장동 수익 배분 구조를 보고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나왔다. 유 전 본부장은 최후 진술에서 “이재명의 정치적 성공을 위해 많은 범죄에 연루가 됐다”며 이 대통령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민간업자들과 따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 왔는데 ‘대통령의 형사상 불소추특권’을 명시한 헌법 84조에 따라 현재는 재판이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법원 안팎에선 재판부가 이 대통령 등 ‘윗선’의 개입 여부는 판단하지 않을 거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재판부는 심리 막바지에 접어든 지난 3월부터 이 대통령의 증언을 들어보겠다고 했지만 이 대통령이 5차례 연속 불출석하면서 불발됐다. 재판부는 “어떤 경위로 정책을 결정했는지 국민 의문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나오기를 기대했으나 안 나오면 이대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1970∼80년대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가족음악그룹 ‘작은별 가족’의 엄마 주영숙씨가 23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93세.
1932년생인 고인은 서울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예그린합창단에서 활동하며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 등에서 소프라노 주연을 맡아 활약했다. 고인은 영화감독이자 방송드라마 작가인 강문수씨(1923∼2022)와 결혼 후 6남1녀 자녀와 함께 가족 밴드 ‘작은별 가족’으로 활동하며 사랑받았다.
1974년 남편 강문수씨가 시나리오와 연출을 맡은 영화 ‘작은별’에 부부와 7남매가 함께 출연하며 ‘작은별 가족’을 결성했는데 이 영화가 한국판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 불리며 인기를 얻었다. 1976년에는 어린이TV 만화영화 노래 모음집 ‘어린이 왕국’ 1, 2집 발표하며 본격적인 대중 무대 활동을 시작했다.
‘작은별 가족’은 연주한 악기만 20종이 넘는 다재다능한 밴드였다. 7남매 중 막내인 강인봉씨는 당시 유행한 만화 주제가 ‘마징가 제트’, ‘우주소년 아톰’ 등을 부르며 스타로 떠오르기도 했다. 자녀들로만 이뤄진 7인조 보컬 그룹 ‘작은별’로 활동하다 1985년 각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자녀들은 이후에도 음악 활동을 이어갔다. 셋째 강인엽씨는 1991년 ‘그리운 어머니’를 발표해 MBC <우정의 무대>의 주제가로 사랑받았고, 외동딸 강애리자는 1988년 ‘분홍 립스틱’으로 큰 히트를 기록했다. 막내 강인봉씨는 포크그룹 ‘자전거 탄 풍경’의 멤버로 싱어송라이터 겸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다.
빈소는 경기도 용인평온의숲 장례식장 202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0월 25일 오전 7시, 장지는 평온의 숲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