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치료제구매 단기 4358년 개천절을 맞은 3일, 서울 도심에서는 단군을 기리는 뜻깊은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전통복장을 갖춘 시민들과 참가자들은 서울 열린송현녹지광장을 출발해 조계사 앞을 지나 보신각까지 행렬을 이어갔다.
흥겨운 가락과 환호 속에서 진행된 이 행사는 한민족 최초의 국가를 세운 단군의 건국정신을 기리고, 대한민국의 뿌리와 미래를 되새기려는 의미를 담았다.
퍼레이드는 대한민국의 과거, 현재, 미래를 상징하는 세 개의 진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첫 번째 행렬은 ‘대한민국 생일축하’라는 대형 현수막을 선두에 내세웠다. 그 뒤로 고대 복장을 한 환웅과 웅녀, 단군이 등장해 시선을 끌었다. 이어 홍익인간, 이화세계, 천지인 정신을 새긴 깃발이 힘차게 나부끼며 길을 열었다.
두 번째 행렬은 대형 태극기를 앞장세워 대한민국의 현재를 드러냈다. 세 번째 행렬은 통일 한반도기를 높이 들고 미래를 향한 염원을 표현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행렬에는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함께 걸으며 퍼레이드의 의미를 더했다. 특히 행렬 속에는 ‘키다리 단군’ 복장을 한 관계자가 시민들과 어울려 걷고 춤추며 흥겨운 분위기를 이끌었다.
퍼레이드를 주최한 (사)서울국학원은 지난 2011년부터 이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었던 2020년과 2021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빠짐없이 진행해왔다. 국학원 측은 고조선 단군의 홍익정신을 널리 알리고, 역사적 왜곡을 바로잡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광화문광장에서 다른 대규모 집회들이 열리는 관계로 출발지를 열린송현녹지광장으로 변경했으며, 우정국로를 따라 도심 퍼레이드를 이어갔다.
“이번 역은 ○○역입니다. 내리실 문은 오른쪽입니다.”
강희선 성우(65)는 서울 지하철 한국어 안내방송을 29년간 맡아왔다. 2021년 대장암 진단을 받고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도 매년 녹음을 이어올 정도로 이 일에 깊은 애정과 자부심이 있었다.
그런데 지난달 30일, 병상에서 틀어둔 한 TV 종합편성채널에서 충격적인 뉴스를 보게 된다. “강희선 성우 목소리가 앞으로는 AI(인공지능) 음성으로 대체될 예정”이라는 내용이었다. 29년간 자리를 지켰던 그는 정작 들은 바 없는 이야기였다.
“저희 입장에서는 (일방적인) 해고 통보입니다.” 강 성우의 큰 아들 안은석씨(40)가 3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말했다. 그는 어머니를 병간호하던 중 ‘AI 목소리 대체 예정’ 뉴스를 다 같이 보았다고 했다. “뉴스를 보시고 어머니께서 뭐라고 하셨냐고요? ‘회의가 든다’고 하셨습니다.”
1979년부터 활동한 강 성우는 <짱구는 못말려> 속 짱구 엄마 봉미선, 외화 <에린 브로코비치>의 에린 브로코비치(줄리아 로버츠), <원초적 본능>의 캐서린 트라멜(샤론 스톤) 목소리를 맡았다.
특히 26년간 <짱구는 못말려>에서 짱구 엄마와 맹구 목소리를 맡았던 그는 지난 8월 건강상 문제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안씨는 강씨가 하차를 결정할 때에는 ‘투니버스’ 채널과 한 달간의 조율 과정을 거쳤다고 전했다.
“(<짱구는 못말려> 하차 때는) 채널과의 충분한 협의가 있었고, 절차적인 정당성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아무런 연락도 없이 ‘대체될 것’이란 기사를 보게 된 겁니다. 항암 투병 중에 척추가 부러졌는데도 복대를 차고 가서 (지하철 안내 방송) 녹음을 한 어머니에게, 공사가 이래도 되나요?”
보도에서 공사 측은 “‘성우 음성이 학습된’ 방송으로 이질감을 최소화하겠다”고 설명했는데, 자연히 ‘강 성우의 목소리를 무단으로 사용하겠다는 것인가’하는 우려도 나왔다. 한국성우협회 등이 3일 성명에서 “투병 중인 성우의 목소리를 AI 학습에 마음대로 이용하겠다는 서울교통공사의 계획은 저작권법상 실연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불법행위이자 윤리적 측면에서도 비난받을 만한 행위”라고 비판한 배경이다.
논란이 거세지자 서울교통공사 측은 “AI 음성 제작에 강 성우의 목소리를 무단으로 사용하려던 것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공사는 강 성우가 녹음할 수 없어질 상황에 대비해 인공지능 음성 합성(AI TTS) 기술 도입을 검토한 것은 맞지만, 어디까지나 ‘안’에 불과한 단계에서 확정 사실처럼 보도가 됐다는 입장이다.
가안에 불과하더라도 이번 사건은 성우의 목소리를 ‘효율성’이라는 이름 아래 AI로 대체하기 쉬워진 시대를 보여준다. 공사는 검토안에서 AI 음성 제작이 “성우 건강 등 외부 변수에 영향을 받지 않는 안정적 시스템”이며 “성우 녹음에 약 2500만원이 들고 방송까지 2-3주가 걸리지만 인공지능 음성 합성은 500~1250만원에 1일 이내로 제작할 수 있다”고 봤다.
이미 서울 지하철 1·3·4호선 일부 구간을 운영하는 코레일은 2018년 AI 안내 방송을 도입한 바 있다. 강 성우는 지난해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이에 대해 아쉬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어느날 갑자기 연락이 없더라고요. 성우가 바뀌었나, 저로서는 섭섭하잖아요. 우리는 돈을 따지지 않아요. 그 어떤 자부심이죠. 그런데 코레일이 AI로 (목소리를) 바꾸었대요. 가서 직접 들어봤는데, (영) 아니더라고요. 사람의 정서가 없어요. 종착역에서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할 때 저는 온 힘을 다해서 진심으로 인사해요. AI는 따뜻함이 없어요. 인간의 정서도 없고.”
안씨는 이처럼 성우로서의 자부심이 큰 어머니가 이 일로 건강을 해칠까 걱정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은 위중한 상태는 아니지만, 최근 고비를 넘기고 의식을 찾아 호전되던 중이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