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개인회생 ‘국회 계엄 해제 의결 방해’ 의혹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가 10일 법원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기소 전 증인신문’을 청구했다. 특검이 지난해 12월3일 불법계엄 당시 계엄 해제 의결을 주도했던 한 전 대표의 참고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보다 강제력 있는 절차에 착수한 것이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한 전 대표에 대해 형사소송법 제221조의 2에 따라 서울중앙지법에 증인신문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앞서 특검은 한 전 대표에게 두 차례 참고인 조사를 요청했으나 한 전 대표는 불응했다.
기소 전 증인신문은 ‘범죄 수사에 없어서는 안 될 사실을 안다고 명백히 인정되는’ 참고인이 조사 요청에 불응할 경우 검사가 참고인을 법원으로 불러 신문을 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법원이 특검의 청구를 받아들이면 한 전 대표를 법원으로 구인할 수 있다.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3일 밤부터 이튿날 새벽 불법계엄 당시 추경호 전 원내대표와 달리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본회의장 집결을 지시했다. 특검은 추 전 원내대표가 의원총회 소집 장소를 국회에서 당사로 바꾸면서 의원들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을 방해한 것은 물론, 의원들에게 본회의장 집결을 지시한 한 전 대표의 업무 수행을 방해했다고 본다.
박 특검보는 “계엄 당시 현장에서는 한 전 대표의 메시지와 추 전 원내대표의 메시지가 계속 달랐다. 서로 상황을 공유하면서 의견을 교환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수사팀 입장에서는 조사가 가장 필요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특검 요청 등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페이스북에 “(계엄 당시) 자세한 경위에 관해 지난 2월에 발간한 책, 여러 언론 인터뷰, 다큐멘터리 문답 등으로 제가 알고 있는 전부를 이미 상세히 밝혔다”며 “아울러 특검의 군부대, 교회, 공당 등에 대한 과도한 압수수색과 언론을 이용한 압박에 대해 우려한다”고 썼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100일을 맞은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00일을 짧게 규정하자면 ‘회복과 정상화를 위한 시간’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회복을 위한 100일, 미래를 위한 성장’라는 제목으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취임하고, 무너진 나라를 기초부터 다시 닦아 세운다는 마음으로 국정에 임한 해서 국정에 임한 지 이제 100일이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의 1시간은 5200만 국민의 5200만 시간의 가치가 있다는 마음으로, 분초를 아껴가며 매진했던 날들이 마치 영화 장면처럼 스쳐 지나간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주의, 외교·안보, 민생경제를 비롯해 망가진 것들을 바로 잡기 위해 분투하느라 몸은 힘들었지만, 하루하루 고통을 겪고 계실 국민 여러분을 생각하며 힘을 냈다”며 “무엇보다 민생경제 회복이 시급했다. 장기간 이어진 내수 침체로 허약해질 대로 허약해진 우리 경제에 긴급하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다행히 신속한 추경과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에 힘입어 소비심리가 7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회복되고, 각종 경기지표들도 상승으로 반전되고 있다”며 “오면서 제가 코스피 지수가 얼마 됐나 확인했는데 코스피 지수가 3000선을 넘어서고, 시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었다. 주식시장을 포함한 자본주의의 핵심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금융시장도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외교 성과도 밝혔다. 그는 “G7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한·일 정상회담, 한·미 정상회담까지 숨가쁜 날들을 이어왔다. 조만간 UN 총회 그리고 APEC도 기다리고 있다”며 “외교 정상화에 만족하지 않고, 대한민국의 국격과 위상을 더욱 높일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도 지속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0일은 어려움도 많았지만, 하나 된 국민과 함께라면 어떤 난제도 뚫고 나갈 수 있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하는 값진 시간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앞으로 남은 4년 9개월은 ‘도약과 성장의 시간’”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수위도 없이 출범한 정부가 이제 본격적인 출발선에 섰다. 오늘부터 임기 마지막 날까지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길에 매진하겠다”며 “우리 경제가 다시 성장하고, 대한민국이 힘차게 도약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세계를 이끄는 혁신경제로 ‘진짜 성장’을 추진하고, 성장의 결실을 모두가 나누는 ‘모두의 성장’을 이뤄내겠다”며 “당당한 실용 외교로 세계에서 우뚝 서고 국민의 평화로운 일상을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약속에 따라 통합의 정치와 행정으로 나아가겠다. 지난 100일 동안 성원해주신 것처럼 앞으로도 국민 여러분께서 힘을 모아 주시길 부탁드린다”며 “대한민국호의 선장으로서, 대한 국민의 굳건한 저력을 믿고,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을 향해 담대하게 나아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