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좋아요 여당이 14일 법조계를 중심으로 제기된 내란전담재판부 위헌 논란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신속한 재판을 위해 사법부가 자율적으로 내란전담재판부를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움직임이 없다면 입법부가 나서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우리가 하자는 것은 별도 법원을 설치하는 것도 아니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부에 내란전담부를 설치하자는 것인데 이것이 무슨 문제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정책위의장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가 과거 전례와 어긋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중앙지법은 2017년 지식재산 전문재판부를 설치하고 2019년 부장판사 3인으로 구성된 경력대등부로 전환해 지식 재산 관련 사건이 전담 재판부에서 확실하게 처리되도록 한 전례가 있다”고 말했다.
한 정책위의장의 발언은 지난 12일 전국 법원장 회의가 민주당이 추진 중인 사법개혁안에 대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지 이틀 만에 나왔다. 이날 회의에서는 내란특별재판부 설치를 두고도 ‘헌법이 보장한 사법부 독립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다수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 정책위의장은 “이 건(내란 사건)에 대해서 이렇게, 저렇게 판단하라는 게 아니라 판단을 빠른 시일 내에 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내란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인원의 규모를 고려하면 사법부가 일찌감치 전담재판부를 구성했어야 한다는 의구심이 든다”며 “사법부가 먼저 판단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전혀 움직임이 없다면 결국 입법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요구는 한덕수 전 총리의 구속영장 기각을 계기로 당내 강경파를 중심으로 분출하기 시작했다. 사건 배당의 강제성과 입법부의 법관 구성 관여 등으로 인한 위헌 논란이 제기됐다. 이에 민주당은 내란특별재판부가 아닌 내란전담재판부를 설치하는 것으로 용어를 수정하기도 했다. 그간 당 지도부는 논의에 거리를 둬왔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1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내란특별재판부가 “무슨 위헌이냐”고 발언한 뒤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한 정책위의장은 대법관 증원 등을 골자로 한 사법개혁 의지도 강조했다. 한 정책위의장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 사건을 보면 대법관 업무 가중을 이유로 상고법원을 설치하자는 내용이었다”며 “그런데 왜 우리가 대법관을 증원하자는 데에는 (법원이) 반대하는지 잘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이번 달 정부조직 개편안 처리를 위해선 오는 25일 본회의까지 국민의힘 설득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국민의힘이 금융감독위원회 설치법 처리에 끝내 협조하지 않으면 해당 법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할 방침이다. 이렇게 될 경우 이달 25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법안과 패스트트랙으로 넘길 법안 등 입법 처리 시점이 달라져 1·2차에 걸친 정부조직 개편이 이뤄질 전망이다.
한 정책위의장은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정부조직법과 함께 통과되지 못하면 패스트트랙 지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 경우 기획재정부 분리와 금융당국 개편은 당초 목표였던 내년 1월 시행이 어려워진다. 민주당은 패스트트랙 종료 후인 내년 4월 이후로 시행 시기를 조정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 시기도 당초 목표였던 10월에서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산업부의 에너지 기능을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이관하는 과정에서 국회 상임위원회 조정이 필요하지만, 국정감사 전까지 마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동에게 흔한 달걀 알레르기 치료를 위해 섭취량을 조금씩 늘리는 경구면역요법을 시행하면 어떤 기전으로 치료 효과가 나타나는지를 밝혀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일시적인 증상 완화를 넘어 면역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치료 가능성을 제시한 결과라고 밝혔다.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장세헌 교수 연구팀은 경구면역요법 과정에서 달걀 알레르기가 있는 아동의 면역세포 변화를 확인해 국제학술지 ‘아시아 태평양 알레르기·면역학 저널(Asian Pacific Journal of Allergy and Immunology)’에 발표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진은 달걀 알레르기를 진단받은 3~12세 아동 16명에게 개인별 상태에 따라 정한 삶은 달걀 흰자 섭취량을 매일 5% 또는 매주 25%씩 늘려가면서 정기적으로 증상을 평가했다.
달걀은 우유, 땅콩과 함께 소아 식품 알레르기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이들 식품에 알레르기가 있으면 조금만 먹어도 두드러기나 호흡곤란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경구면역요법은 치료 초기 소량부터 유발 식품을 먹기 시작해 점차 섭취량을 늘려가며 몸이 보이는 과민 반응을 감소시키는 방식의 치료법이다. 연구진은 이 과정에서 몸속 면역세포가 실제로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구체적으로 규명하고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연구에 참여한 아동 중 15명은 달걀 흰자 섭취량을 점차 늘려 하루 최대 60g까지 먹어도 이상이 없었다. 이들은 연구기간이 끝난 뒤에도 최소 10g 이상을 27개월 넘게 안전하게 섭취한 것으로 나타나 치료 효과가 확인됐다.
연구진은 연구 참여 아동 중 무작위로 선정한 8명을 대상으로 혈액을 채취해 면역세포 변화도 분석했다. 혈액을 통해 순환하면서 면역체계에 다양한 영향을 끼치는 면역세포가 치료 전후 어떤 변화를 보이는지를 규명하기 위해서다.
총 10만6955개의 세포를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 기법으로 조사한 결과, 급성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조기 활성 CD4+ T세포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면역 반응을 감소시키고 조절 기능을 수행하는 후기 활성 CD4+ T세포와 완전 활성 CD8+ T세포는 증가했다. 또한 알레르기 반응을 억제하고 면역 균형을 유지하는 자연 조절 T세포도 증가해 경구면역요법이 식품 알레르기를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달걀 특이 항체(lgE)는 줄고, 억제 역할을 하는 달걀 특이 항체(lgG4)는 증가하는 변화도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 연구를 통해 경구면역요법이 면역세포와 항체의 변화를 통해 알레르기 반응을 근본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고 밝혔다. 장세헌 교수는 “이번 연구가 아이와 부모에게 큰 짐이 되어온 식품알레르기 치료에 새로운 희망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 아동들이 알레르기 식품을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도록 경구면역요법에 대한 치료와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