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상간소송변호사 ■권종오씨 별세, 혁재 중앙일보 사진전문기자·혁광·미정·경은씨 부친상, 김수영·김미정씨 시부상, 김여환 코리아임팩트 부대표·이상훈 세화테크 대표 장인상=10일 밀양 한솔장례식장. 발인 12일 (055)356-7213
■홍기환씨 별세, 유석 전 주식회사 볼빅 생산본부장·의석 강남제비스코 기술연구소 이사·경희씨 부친상, 최석원 전 SK증권 미래전략부문 대표 장인상=9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2일 (02)2258-5940
■김춘배씨 별세, 종호 국민일보 종합편집부 부장·종환 SBS 방송기술팀장·현숙씨 부친상, 강석우씨 장인상, 신혜수·박영주씨 시부상=10일 부천장례식장. 발인 12일 (032)651-0444
■이광자씨 별세, 금영섭 웰컴에프앤디 대표이사·윤섭·미숙씨 모친상, 정채란·김양형씨 시모상, 서재환씨 장모상=10일 안동병원. 발인 12일 (054)840-0030
■신금자씨 별세, 권오근 신한대 언론홍보처장(전 언론중재위원회 사무총장)·홍필태 피티아이 대표이사 장모상=9일 고려대 안암병원. 발인 12일 (02)923-4442
■박재열씨 별세, 상욱·상호씨·상규 팔로알토 네트웍스 코리아 대표이사·상준씨 부친상, 김수은·문애순씨·배수정 직접판매공제조합 이사장(전 한국암웨이 대표이사) 시부상=10일 울산 동강병원. 발인 12일 (052)241-1440
■홍성방 전 서강대 로스쿨 원장 별세, 유창·경선씨 부친상=10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12일 (02)2227-7500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이 11일 당내 성비위 사태를 수습할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혁신당은 이날 오후 2시30분 국회에서 당무위원회를 열어 비대위원장 임명 안건을 의결한다. 혁신당은 앞서 9일 3차례 의원총회를 연 뒤 의원 다수의 찬성으로 조 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단독 추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무위가 의결하면 조 원장이 비대위원장인 비대위 체제로 전환된다.
조 원장은 자녀 입시비리와 여권 인사 감찰 무마 혐의로 지난해 12월 징역 2년을 확정받았지만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지난달 15일 출소했다. 당초 11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될 예정이었지만 성비위 사태로 당이 혼란에 빠지면서 ‘조기 등판’하게 됐다.
조 원장이 성비위 사태를 수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성비위 피해자인 강미정 전 대변인의 대리인 강미숙 혁신당 여성위원회 고문은 조 원장의 비대위원장 임명에 반대하는 입장을 냈다. 앞선 혁신당 의원총회에서도 “피해자가 신뢰하지 않는 조 원장이 비대위원장을 맡는 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미정 전 대변인이 지난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이 피해자 절규를 외면했다”며 탈당한 이후 혁신당에선 ‘탈당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10일에는 조 원장의 영입으로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을 맡았던 ‘창립 멤버’ 은우근 상임고문이 탈당을 선언했다.
은 고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성비위 사건 피해자와 피해자 대리인에 대해 매우 부당한 공격이 시작됐다”며 “위기가 어디에서 비롯했는지에 대한 철저하고 근원적인 성찰이 우선 필요하다”고 적었다.
2021년 4월22일 평택항에서 23세 노동자 이선호가 목숨을 잃었다. 개방형 컨테이너에서 나뭇조각을 치우는 작업 중에 무게 300㎏의 벽이 쓰러지면서 그 밑에 깔려 세상을 떠났다. 그의 죽음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날 갑작스레 원래 맡지 않던 업무를 해서 였을까, 아니면 착한 성격 탓에 그러한 지시를 거부하지 못한 탓일까, 아니면 기본 안전 원칙조차 지켜지지 않은 노동 현장 탓이었을까, 아니면…. 시간은 흐르고, 기억은 흐려지지만 2025년 현재도 이어지는 죽음의 행렬 앞에서 질문은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된다.
‘평택항 대학생 사망 사고’를 모티프로 하는 연극 <엔드 월(End Wall)>은 23세 일용직 노동자의 죽음의 이유를 찾으면서 사실을 나열한 기사와 숫자로는 담아낼 수 없는 세상에 단 하나뿐이었던 생명에 대해 이야기한다.
‘엔드 월’은 우리말로 ‘끝 벽’이다. 일반 컨테이너에 담을 수 없는 대형 화물을 운송할 목적으로 만든 개방형 컨테이너의 오른쪽, 왼쪽에 붙어있는 벽이다. 연극은 ‘아성’이라는 이름의 노동자가 왼쪽 끝 벽에 깔려 숨이 멎으면서 시작된다. 갑작스러운 죽음의 순간에 시간이 멈춘 아성은 자신이 왜 죽었는지 천천히 묻기 시작한다. 기억을 반추하던 그 앞에 역시 숨이 멎은 뒤에야 죽음의 이유를 찾게 된 또 다른 청년 노동자 ‘무명’이 나타난다. 1분 전, 10분 전, 16분 전. 두 사람은 시간을 거슬러 오늘 하루 일어난 일을 되짚는다.
연극은 아성과 친구들, 항구의 노동자들, 그리고 아성과 무명의 대화로 짜여져있다. 죽음의 직접적 원인이 된 ‘왜 나무토막을 주웠는가’라는 기억을 좇다 보면 얽히고설킨 원청과 하청의 불법파견 구조에 이른다. 하지만 작품은 산업 재해라는 소재에서 떠올릴 법한 사건의 경위를 파헤치거나 고발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삶과 노동 그리고 ‘꿈’을 시적인 시선으로 관조한다.
무명은 새가 없는 곳을 찾아다닌다. 하늘에는 새가 있어야 하는데 없다는 것은 당연히 있어야 하는 무언가가 없는 것이다. 거대한 벽과 굉음 때문에 새가 없는 평택항이라는 노동 현장에도 멀쩡한 컨테이너가 있어야 했지만 없었다. 죽고 나서도 자기의 죽음을 서성이는 아성과 무명의 비극이 반복되는 이유다. 연극은 이 ‘빈자리’를 좇는 과정이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보는 이의 가슴을 두드리는 울림을 만들어낸다.
“난 … 벽 너머에 뭐가 있는지 궁금해했던 것 같아.” 되감을수록 선명해지는 기억이 다다르는 것은 자신을 죽음에 이르게 한 벽, 자신을 가로막고 있는 저 벽 너머에 무엇이 있을까에 대한 질문이다. 아성이 친구들과 계획했던 일본 오키나와 여행, 이루지 못한 생전의 꿈과 같이 미처 써 내려 가지 못한 기억들이다. 아성과 무명의 기억들이 만났듯이 이들의 기억이 관객들과 만나길 바라는 간절한 의도가 전해진다.
무대 위 배우들은 지게차와 같은 항구의 풍경을 쉴새 없이 몸짓으로 표현하며 땀을 흘린다. 노동이라는 아름다운 행위를 말 그대로 땀이 나는 모습으로 보여주려는 것이다. 하수민 연출은 관객들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했다.
“저는 이 연극을 ‘땀나는 시’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땀이 난다는 것, 삶을 살아낸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시가 될 수 있는지 같이 경험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엔드 월>의 마지막 장면처럼, 벽 너머에서는 우리가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 함께함이란, 동시대의 사건을 함께 기억하고 이를 통해 질문하는 것입니다.”
2080명, 2223명, 2016명, 2098명. 2021~2024년 산업재해로 사망한 연간 노동자 수다. 하 연출은 사건을 다큐가 아닌 연극으로 옮기면서 무미건조한 숫자로 옮길 수 없는, 그들의 살아있을 때 꿈에 집중하고 싶었다고 한다.
<엔드 월> 부제는 ‘저 벽 너머에는 뭐가 있을까?’이다. 극의 마지막에 이르러 컨테이너 벽들 너머로 푸른 바다가 보인다. 아성과 무명이 마주 하고 싶던 드넓은 수평선이다. 서울문화재단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9월28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