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센트럴에비뉴원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과 관련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등을 받던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로비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에게 오는 17일까지 출석해 참고인 조사를 받을 것을 다시 요구했다. 김 목사에 대한 출석 요구는 이번이 세 번째다. 특검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도피성 주호주대사 임명’ 논란과 관련해 이충면 전 국가안보실 외교비서관도 이번주 중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정민영 특검보는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한샘빌딩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김 목사 측에 오늘 중 출석요구서를 보낼 예정”이라며 “다음주 수요일(오는 17일)까지 김 목사가 출석에 응하는지를 보고, (만일 불응할 경우) 수사팀에서 이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특검은 김 목사 측에 지난 8일과 11일 두 차례 참고인 조사를 위한 출석을 요구했지만 김 목사는 모두 응하지 않았다. 김 목사는 특검 측에 ‘참고인 조사 내용을 사전에 공유해주지 않으면 응하기 어렵다’고 했고, 특검은 수사 내용을 사전에 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정 특검보는 “지금으로서는 김 목사 측이 출석할 의사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특검은 김 목사가 향후 3차 출석 요구에도 불응할 경우 법원에 ‘기소 전 증인신문’을 청구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전망이다. 기소 전 증인신문이란 기소 전에 법원에 참고인 혹은 피의자를 상대로 증인신문을 청구하는 절차로 수사기관의 출석 요구보다 강제성이 높다. 김 목사는 2023년 7~8월 채 상병 순직사건이 발생할 무렵 임 전 사단장을 구명하기 위해 윤석열 전 대통령 측에 연락을 한 의혹을 받는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의 ‘도피성 주호주대사 임명’ 논란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은 오는 14일 오후 1시에 이충면 전 국가안보실 외교비서관을 불러 이 전 장관의 주호주대사 임명 과정을 들여다 볼 계획이다. 정 특검보는 “이 전 비서관은 채 상병 순직사건 당시와 이후 이 전 장관이 주호주대사로 임명될 때까지 국가안보실에서 외교비서관 업무를 수행했다”며 “이 전 비서관은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조사를 받은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이 전 장관의 도피성 임명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채 상병 순직사건 관련 의혹에 대한 조사도 병행한다. 특검은 이날 오전 9시30분에 박진희 전 국방부 장관 군사보좌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오전 10시부터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모해위증 혐의를 받는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에 대한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오는 14일에는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에 대한 추가 조사도 이뤄질 예정이다. 신 전 차관도 국방부 검찰단이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조사기록을 회수하는 과정 등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정 특검보는 “신 전 차관에 대한 조사는 14일에 어느 정도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살이 쪄서 가슴이 나온 줄 알았는데, 사춘기였다.”
진료실에서 부모들이 자주 하는 이야기다. 최근 1년 새 체중이 10kg 늘고 키가 10cm 가까이 자란 여섯 살 여아 사례도 마찬가지였다. 부모는 갑작스러운 체형 변화를 비만으로 여겼지만, 진찰 결과는 유방 발달. 예상보다 빠른 사춘기의 시작이었다.
비만 아동의 경우 가슴 부위에 지방이 쌓여 외관상 유방이 발달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지방 축적과 여성호르몬에 의해 시작되는 실제 유방 발달은 구별된다. 유방 밑에서 단단한 멍울이 잡히면 이는 사춘기의 신호다.
성조숙증은 여아는 만 8세 이전, 남아는 만 9세 이전에 사춘기 징후가 나타날 때 의심된다. 성장판이 조기에 닫히기 때문에 키가 처음에는 빠르게 크지만 최종 성인 키는 작아질 수 있다. 정서 발달은 또래 수준에 머물러 몸과 마음의 불균형이 생기기도 한다.
사춘기가 빨라지는 원인은 체지방 증가와 유전적 요인이 크다. 체지방은 단순한 저장 창고가 아니라 사춘기 관련 물질을 분비하는 기관처럼 작동한다. 체지방이 많을수록 이 물질이 다량 분비돼 발현을 앞당긴다. 부모의 사춘기 시기가 빨랐다면 자녀도 유사한 경향을 보일 확률은 70~80%에 이른다.
성조숙증이 의심될 경우 병력 청취와 이차 성징 평가, 뼈 나이 검사, 난소·자궁 초음파, 두부 MRI 등을 통한 진단이 필요하다. 호르몬 자극 검사를 통해 성선자극호르몬의 반응을 확인하면 최종적으로 성조숙증 여부를 확정할 수 있다.
치료는 사춘기 진행을 지연시키는 약물이 사용된다. 한 달에 한 번 맞는 성선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 효능약제(GnRH agonist)는 뇌의 신호를 억제해 성호르몬 분비를 잠시 멈춘다. 치료 후 여아는 유방 발달이 줄고 여드름이 완화되며, 남아는 고환 크기가 감소하고 과도한 행동이 줄어든다. 무엇보다 성장판이 닫히는 속도를 늦춰 최종 키를 확보할 수 있다.
모든 조기 변화가 성조숙증인 것은 아니다. 일부 아동은 일시적으로 성징이 나타났다가 자연스럽게 멈추기도 한다. 따라서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성급히 단정하기보다 아이의 변화를 면밀히 관찰하고 필요할 때 전문 진료를 받는 것이다.
단순히 “살이 쪄서 그렇다”는 생각은 문제를 늦게 발견하게 만든다. 체중과 키 변화뿐 아니라 작은 신체 변화와 감정 변화를 놓치지 않는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가 아이의 건강한 성장과 균형 잡힌 발달을 좌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