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부장검사출신변호사 미국 이민 당국이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300여명을 체포·구금한 것과 관련해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이 공장 건설의 2~3개월 지연을 예상했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무뇨스 사장은 이날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자동차 행사에서 현지 언론과 만나 “이번 일은 우리에게 최소 2~3개월의 지연을 일으킬 것”이라며 “지금 모든 사람들이 (한국의) 복귀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부분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이 미국에 있지 않다”며 “공장 건설 단계엔 전문 인력이 필요한데 미국에선 구할 수 없는 기술과 장비가 많다”고도 말했다.
이는 미 이민 당국의 대대적 단속 이후 무뇨스 사장이 처음 내놓은 공개 발언이라고 매체는 설명했다.
무뇨스 사장은 신규 공장 건설, 가동 지연에 따라 현대차가 조지아주 커머스에 있는 SK온 공장 등에서 배터리를 계속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비록 이것이 매우 안타까운 사건이지만 우리에게 있어 미국 시장의 전략적 중요성은 변함이 없다”며 지속적인 투자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이번 사태와 관련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발언도 전했다. 정 회장은 이날 ‘오토모티브 뉴스 콩그레스’에서 “그 사건에 대해 정말 걱정했고 그들이 안전하게 집에 돌아오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또 “우리 정부와 미국 정부가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비자 규정은 매우 복잡하다. 함께 더 나은 제도를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고도 밝혔다.
앞서 지난 4일 미국 이민 당국은 조지아주 엘러벨의 공사 현장을 급습해 한국인 317명을 체포했다. 잔류를 선택한 1명을 제외한 한국인 316명과 외국 국적자 14명은 약 일주일간의 구금 생활 끝에 이날 석방돼 귀국길에 올랐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11일(현지시간) 대규모 한국인 체포·구금 사태와 관련, 한국 기업이 미국에 노동자를 파견하려면 제대로 된 비자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러트닉 장관은 이날 미 온라인매체 액시오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현대가 공장을 짓는 것을 좋아한다. 멋진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들은 노동자들을 위해 적합한 비자를 받아야 한다. 노동 비자(working visa)를 받아야 한다”며 “그들이 한 일은 관광 비자로 들어와 그냥 공장에서 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구금됐던 한국인 중에 합법적인 B-1 비자(출장 등에 활용되는 단기 상용 비자) 소지자도 포함돼 있었다는 점을 간과한 발언으로 보인다.
러트닉 장관은 ‘이민세관단속국(ICE)이 하는 일이 장관의 해외 투자 유치 업무를 힘들게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나는 한국 쪽에 전화해 ‘제발 좀 제대로 된 비자(right visa)를 받아라. 비자를 받는 데 문제가 있으면 내게 전화해라. 내가 크리스티 놈(국토안보부 장관)에게 전화해 제대로 된 비자를 받도록 돕겠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잘못된 방식으로 일을 하지 말아라. 옛날 방식으로 해선 안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이 일을 제대로 하길 원한다. 이민을 원하나? 노동자들을 데려오고 싶은가? 적법한 절차를 밟아라. 더는 규정을 피해 갈 순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4일 미 이민 당국이 조지아주 엘러벨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공장 건설 현장을 급습해 한국인 317명이 구금됐다.
미 당국은 무비자 입국 프로그램인 전자여행허가(ESTA)나 B-1 비자 등을 받은 이들이 체류 목적에 맞지 않게 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잔류를 선택한 1명을 제외한 한국인 316명과 외국 국적자 14명은 약 일주일간의 구금 생활 끝에 이날 석방돼 귀국길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