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변호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에 동참할지 저울질하자 전문가들 사이에서 소모전에 대한 경고가 나왔다.
18일(현지시간) CNN은 이란을 둘러싼 안보에 정통한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쟁이 미국과 이란으로 번져 장기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유럽 싱크탱크 유럽외교협회의 엘리 게란마예는 미국의 대이란 공격은 온갖 악재가 다 쏟아지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게 될 것이라고 했다. 게란마예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남은 임기를 이란과의 전쟁에 소모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란이 미국과의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소모전을 벌여 적의 의지와 능력을 소진하려 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미국 싱크탱크 퀸시 연구소의 트리타 파르시 부소장은 “이란에 대한 미국의 공격은 어떤 것이라도 역내 미군 기지에 대한 전면 공격과 양국의 전면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이 미국과의 장기전을 버티지 못할 수도 있지만 이는 미국에도 쉬운 전쟁은 아니라며 “이란은 크기 때문에 미국이 이란의 반격 능력을 없애기 위해 타격해야 할 목표물이 많다”라고 설명했다.
파르시 부소장은 이란의 이 같은 전략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에서 이란과의 전쟁에 대한 광범위한 지지가 없으면 펼쳐질 시나리오라고 관측했다. 실제로 현재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서 외국과의 전쟁 확대 조짐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파르시 부소장은 “이란의 전략은 결국 버티면서 최대한 반격하고, 트럼프가 예멘에서 그랬듯이 결국 전쟁을 갑자기 끝내도록 바라는 것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홍해에서 자국 선박을 공격하던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의 거점을 폭격하다가 지난달 6일 돌연 후티의 항복을 주장하며 군사작전을 중단한 바 있다.
유엔군축연구소의 압돌라술 디브살라 선임연구원도 후티의 사례를 들어 이란이 소모전을 시도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디브살라 연구원은 “이란은 자국의 공격 역량과 미국과 이스라엘의 연합 방위력을 소진하는 데에서 이익을 얻는 소모전 승리의 가능성을 본다”며 “미국의 참전은 모두에게 나쁘고 비용이 많이 드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이란 핵 프로그램의 심장부로 꼽히는 포르도 핵시설에 대한 공격이 성과가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보유한 벙커버스터와 전략폭격기를 지원해 이란의 산악 지역의 지하 깊숙한 곳에 있는 이 시설을 파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에 거주하는 이란의 전직 외교관 호세인 무사비안은 엑스에 이란이 첨단 원심분리기를 다른 곳으로 옮겼을 가능성이 있으며 포르도에 대한 공격은 오히려 이란이 핵폭탄을 만들도록 부추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에는 모든 것을 재건할 수 있는 방법과 역량이 있다”라며 “그것(공격)이 하는 일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 동기를 극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 번의 잘못된 결정으로 핵폭탄을 제조하려는 이란의 결정에 대한 책임뿐 아니라 미국 국민에게 과거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보다 더 큰 피해를 줄 전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인천에 사는 노모씨는 최근 들어 중학교 1학년 딸과 다툼이 부쩍 늘었다. 노씨의 딸이 새벽 1시까지 스마트폰으로 숏폼을 보거나 친구들과 채팅하느라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하는 일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노씨는 식사 시간에도 한 손에 스마트폰을 꼭 쥐고 있는 딸을 어떻게 타이를지 막막하다고 했다. 그는 “밤에 방 불을 끄고서도 계속 폰을 보고 있는지, 잠은 자는지 들여다보게 된다”며 “폰을 못 쓰게 하자니 더 싸울 것 같고 계속 쓰게 하자니 학교 가서도 계속 졸고 있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손에서 놓지 못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청소년이 21만3000여명(17.2%)으로 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가족부는 18일 ‘2025년 청소년 미디어 이용 습관 진단조사’ 결과 청소년 21만3243명이 인터넷과 스마트폰 과다 사용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전국 학령 전환기 청소년(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123만여명과 보호자 23만여명으로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인터넷 과의존 위험군인 학생은 16만8163명,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은 12만4023명으로 파악됐다. 이 중 인터넷과 스마트폰 두 가지 모두 과의존 위험군인 청소년은 7만8943명에 달했다. 과의존 위험군이란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사용 시간이 늘어나 자기조절이나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어 전문기관의 도움이 필요한 수준에 해당한다.
학년별로는 중학생(8만5487명), 고등학생(7만527명), 초등학생(5만7229명) 순으로 과의존 위험군이 많았다. 남자 청소년(11만6414명)이 여자 청소년(9만6829명)보다 많았다.
초등학교 1학년 보호자 중 자녀가 스마트폰 과의존이라고 답한 인원은 23만7890명 중 1만3211명이었다. 2023년 1만6699명, 2024년 1만6942명이었던 데 비해 다소 줄어들었다.
과의존 위험군 청소년 수는 지난해보다 7000여명 감소했다. 다만 진단조사에 참여한 청소년 수가 지난해보다 1만4730명 줄어든 점으로 고려하면 유의미한 감소세는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청소년들이 중독 진단 결과가 나올 것으로 우려해 소극적으로 답변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미디어 과의존에 대한 암수율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스마트폰 과의존 예방 방법에 대해 “청소년의 기상·수면·운동 시간 등 전반적인 생활 습관에 관심을 두고 지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외로울수록 인터넷과 스마트폰 의존도도 높아지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원활히 소통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가부는 전국 청소년상담복지센터와 연계해 미디어 과의존 정도에 따라 상담, 병원치료, 부모 교육 등의 치유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오는 9월부턴 초등 고학년을 대상으로 기숙형 치유캠프를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