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먼지의 집적, 무수한 체세포의 집합, 반투과성 막(膜)들의 연결이라는 그 언저리에 내 몸은 있다. 옷으로 가꾸고 등산화로 가둔 이 불룩한 부피를 실은 나도 잘 모른다. 전모를 동시에 볼 수도 없다. 그래서 언제나 바깥을 향해 기웃거리고 방황하는 중이겠다.우리나라, 대한민국. 삼면이 바다이고 멀리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이 우뚝하고 사이사이 앞산과 뒷산, 그 어디쯤에 나는 산다. 삼시세끼로 생명을 유지하지만 입안을 통과해 그 어디로 넘어가는 것들, 그것에 대해서도 실은 아는 바가 없다.마음 길게 내어 백두산 천지 가는 길. 해발 2744m에 지상 174㎝의 내 키가 더해졌다. 우리 영토의 가장 높은 곳을 받들었으니 이제 지하삼림에서 가장 낮은 것을 관찰한다. 이것은 기생꽃, 저것은 나도범의귀, 여기에 풍선난초. 이크, 저기에는 분홍노루발. 여기선 쉽게 툭툭 이름을 부르지만 남한에서는 발음하기에도 송구할 만큼 고이 받들어 모셔야 할 귀한 야생화들.저 꽃...
계속되는 폭염에 온열질환자가 급증하자 노동계가 ‘2시간 작업 후 20분 휴식’ 등 실효성 있는 보호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북지역본부는 9일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노동자의 생명을 지키는 데 소극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폭염 피해 최소화를 위한 강제력 있는 조치를 즉시 시행하라”고 요구했다.민주노총 전북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북은 인구 대비 산업재해 사망률 전국 1위를 기록했다. 도내 건설노동자 1만7800명, 농어업노동자 8000명, 택배노동자 1700명, 음식업 종사자 4만5000명 등 폭염에 직접 노출되는 노동자만 수만 명에 이른다.2023년 온열질환자는 전국 3704명, 전북은 238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사망자는 각각 34명, 6명이었다. 올해도 7월 1일부터 6일까지 엿새 만에 전북 온열질환자가 21명 늘어 누적 62명을 기록했다.이민경 민주노총 전북본부장은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3년이...
부동산 신탁회사 직원이 신탁 계약과 부동산 개발 용역업체 선정 과정에서 거액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대전지검 형사4부는 11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수재 등) 등의 혐의로 부동산 신탁회사 직원 A씨(38)를 불구속 기소했다.A씨는 2020년 1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토지신탁 계약 체결과 용역업체 선정 대가로 시행사와 용역업체들로부터 약 42억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다.A씨는 불법적으로 시행사들에 거액의 자금을 빌려 주고 연 111∼272%에 이르는 이자를 받아 챙겨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유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도 받고 있다.검찰은 A씨를 기소하면서 그의 금품 수수 사실을 인지하고도 사업성 검토서에 결재를 해 준 혐의(특경법상 수재 등 방조)를 받는 회사 임원 B씨(44)와 A씨에게 돈을 빌려주고 법정 이자율을 초과한 이자를 받아 챙긴 혐의(이자제한법 위반)를 받는 같은 회사 직원 C씨(...
값싼 노동력을 활용한 제조업을 기반으로 수출 주도형 성장을 이어온 동남아시아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발 관세가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AFP통신은 8일(현지시간) 미국이 전날 캄보디아에 36% 상호관세율을 서한으로 통보한 이후 현지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을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글로벌 의류 브랜드의 생산 기지인 캄보디아의 지난해 대미 의류 수출액은 약 100억달러(약 13조7000억원)다. 캄보디아에서 의류·여행용품 제조업은 지난해 기준 91만8000명의 정규직 일자리를 책임지고 있는 주요 산업이다.전날 미 정부는 캄보디아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지난 4월 발표한 49%에서 13%포인트 낮추고 협상 시한을 다음달 1일로 연장했지만 캄보디아 의류 공장에 대한 주문량은 이미 내림세다. 국제노동기구와 국제금융공사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지 의류·여행용품 공장 중 44%는 ‘지금 주문량으로는 향후 최대 3개월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