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변호사 따뜻한 남서풍이 지속해 유입되면서 강원 강릉지역에 이틀째 열대야가 나타났다.
20일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13분 강릉의 밤 최저기온이 26.4도를 기록했다.
열대야는 밤사이(오후 6시∼다음 날 오전 9시) 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현상이다.
20일 아침 8시에도 기온이 29도를 넘어 이틀째 열대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강원지방기상청은 20일 강원 대부분 지역 비가 내리면서 26도 안팎의 기온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동해안 일부 지역의 기온은 30도 안팎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날 화천·양구 등 일부 지역에 호우 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강원 북부를 중심으로 시간당 10㎜ 내외의 비가 내리고 있다.
지난 19일 오후 9시 이후 20일 오전 9시까지 강수량은 화천 광덕고개 101㎜, 철원 인남 81㎜, 양구 오천터널 75㎜, 춘천 부다리고개 39.5㎜, 홍천 대곡초 19㎜를 기록 중이다.
강원지방기상청은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강한 남서풍에 동반된 많은 수증기가 유입되면서 강원 내륙과 산지를 중심으로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5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라며 “피해가 없도록 철저히 대비하기 바란다”라고 밝혔다.
나 너희 옆집 살아성동혁 지음 | 다안 그림봄볕 | 40쪽 | 2만2000원
검고 시든 덩굴들이 어두운 방을 뒤덮고 있다. 창밖엔 비가 내리고, 지평선엔 산들이 우뚝 서 있다. 바깥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사람의 뒷모습은 슬픔에 잠겼다.
남들보다 제약 많은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몸 어딘가가 불편한 채로 살아가야 하는 희귀 난치 환자들이다. 이들은 한 번도 못해보거나, 더 이상 할 수 없는 일들을 생각할 때마다 마음을 다친다. 이 책의 주인공도 마찬가지다. 저 산에 오르고 싶지만 나서기 쉽지 않기에 포기했을 터다.
하지만 칠흑 같은 어둠일수록 틈새를 비집는 빛은 더 선명해지기 마련이다. 우울에 빠진 주인공도 친구들의 빛나는 다정함에 기대어 살아간다. 어엿한 의료인이 된 한 친구는 함께 산을 오르자고 권한다. 희망을 주는 친구들이 등장하자 어두웠던 삽화에도 밝은 연둣빛 색채가 덧입혀진다. 책장을 넘기니 먹구름 사이로 서광이 비치고 세상은 초록으로 서서히 물들고 있다.
친구들은 주인공을 업을 때 사용할 알루미늄 지게, 산소통, 의료용품들을 챙긴다. 파란 하늘에 뭉게구름 가득한 날, 친구들은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고 주인공은 그들의 등을 통해 산길을 느낀다. 산을 오를 만큼 올라 만난 풍경은 가슴을 탁 트이게 한다. 책을 읽는 독자도 같은 경험을 하게 된다. 접힌 책장 양쪽을 죽 펼치니 맥동하는 산줄기가 보이고 저 멀리엔 강이 흐른다. 빌딩은 손톱만 하게 작아졌다.
성동혁 시인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시를 그림책으로 새롭게 엮었다. 2025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그림 작가 다안의 따뜻한 유화도 이야기에 숨결을 불어넣었다.
세상에 내가 있을 곳이 없는 것 같아 슬픔이 밀려온다면, 옆을 보자. 어떻게든 나와 함께 살아가려는 다정한 이들이 자리를 내어줄 테니.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21일(현지시간) 이란의 핵시설 3곳을 전격 폭격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 9일 만이다. 국제 평화를 유지할 책임이 있는 지도국이 국제사회에 대한 설득 노력도 없이 국제법상 정당성 없는 공격에 가담한 것은 충격적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 유엔 헌장과 국제법을 무단으로 위반해도 되는지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이란이 중동 지역 미군기지 등을 상대로 보복에 나설 경우 중동 전역이 전쟁의 참화에 휩싸일 우려가 크다. 이 모든 책임은 트럼프 대통령이 져야 한다.
트럼프는 이날 공습 직후 백악관에서 대국민 담화 등을 통해 “미군은 이란 정권의 주요 핵시설인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에 대한 대규모 정밀 공습을 단행했다”며 “이란의 주요 핵 농축시설은 완전하고도 전적으로 제거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란 측은 핵시설 일부만 손상됐다면서 핵 활동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며 “극악무도한 범죄로 인한 심각한 결과와 끔찍한 영향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보복을 다짐했다. 중동 내 미군기지가 공습의 표적이 되는 것은 물론,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가능성도 있어 확전이 불가피해졌고 국제 경제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 우려된다.
이번 공격은 트럼프가 지난 19일 ‘2주 내에 이란에 대한 공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지 이틀 만에 실행됐다. 자국이나 동맹이 공격받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 국가의 영토를 공습했다는 점에서 전례 없는 폭거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지도력을 발휘해야 할 미국이 유엔 헌장과 국제법을 이토록 대놓고 무시하다니, 국제사회를 약육강식 법칙이 지배하는 정글로 만들겠다는 생각인지 묻고 싶다. 이미 패권을 유지할 힘을 잃어가고 있는 미국이 이번 공격으로 도덕적 권위마저 상실할 위기에 처했다.
“세계 평화의 조정자가 되겠다”던 트럼프가 취임 5개월여 만에 전쟁광이라고 경멸하던 정치인들의 전철을 밟고 ‘중동의 수렁’으로 끌려 들어가게 됐다. 미국이 이란과 전면전을 벌이면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2003년 이라크전쟁보다 훨씬 큰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트럼프의 공격 결정이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는 미국 민주당의 비판이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
이번 공격에 대한 이란의 보복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현실화하면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등 트럼프 관세전쟁에 이어 2차 충격을 받을 우려가 있다. 미국 경기 침체는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미국의 이란 공격이 한국 경제에 미칠 불확실성을 면밀히 점검하고 대응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한다.